미국과 영국, 독일 등 38개국으로 구성된 국제종교자유동맹이 북한에 10년째 억류 중인 최춘길 선교사 등에 대한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의원들도 자의적 구금을 포함한 북한의 인권 침해를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의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한 국가들의 네트워크인 ‘국제종교자유동맹(IRFBA)’은 2일 최춘길 선교사의 억류 10년을 맞이해 의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최 선교사를 비롯해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들의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38개국으로 구성된 국제종교자유동맹은 성명에서 “이달로 최춘길 선교사가 북한에 억류된 지 10년째를 맞는다”며 “한국인 최춘길 선교사는 2014년 12월 북한 당국에 의해 불법적으로 체포돼 강제로 구금된 후 2015년 6월 무기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인 6명, 모두 합해 31년 간 자유 박탈”
그러면서 “현재 북한에는 최춘길, 김정욱, 김국기 선교사를 포함해 6명의 한국인이 억류돼 있으며, 이들은 모두 합해 31년간 자유를 박탈 당한 채 지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IRFBA 의장 성명] “This month marks 10th year of Missionary Choi Chun-gil’s arbitrary detention by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Republic of Korea (ROK) Missionary Choi Chun-gil was unlawfully arrested and forcibly detained by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in December 2014 and sentenced to life with hard labor in June 2015. Currently there are six South Koreans in detention in the DPRK, including three ROK missionaries, who have spent a combined 31 years without their freedom: Choi Chun-gil, Kim Jung-wook, and Kim Kook-kie.”
이어 “북한은 구금된 개인의 인권을 조직적으로 유린하고 학대하며, 부당하고 자의적으로 선교사들을 구금하는 오랜 관행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는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노골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IRFBA 의장 성명] “The DPRK systemically violates and abuses the human rights of detained individuals, and has a longstanding practice of unjustly and arbitrarily detaining missionaries, which is a blatant attempt to deny freedom of religion or belief.”
이어 “북한 당국이 유능하고 독립적이며 공정한 재판부에 의한 공정한 공개 재판 없이 선교사들에게 형을 선고하고, 체포와 구금 중에 기본적인 절차적 정의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최춘길 선교사를 포함한 선교사들을 계속해서 자의적으로 구금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여러 주요 국제 인권 조약의 당사국으로서 선교사들을 포함해 부당하게, 자의적으로 구금된 모든 사람들을 즉각 무조건적으로 석방해 그들이 한국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IRFBA 의장 성명] “I strongly urge the DPRK, as a party to multiple major international human rights treaties, to immediately and unconditionally release the missionaries – and all those subjected to unjust or arbitrary detention – so that they may reunite with their families who eagerly wait for them in the ROK.”
최 선교사는 중국 단둥을 기반으로 탈북민 등을 대상으로 구호와 선교 활동을 펼치다가 지난 2014년 12월 북한 당국에 체포돼, 이듬해 6월 무기 노동 교화형이 확정된 이후 생사와 소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본적 인권 행사, 범죄 아냐”
크리스 쿤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도 2일 소셜 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종교의 자유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한국인 선교사 최춘길, 김정욱, 김국기 씨를 억류한 지 10년이 지났다”면서 “기본적인 인권을 행사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며 그렇게 취급돼서도 안 된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쿤스 의원 X] “It's been 10 years since North Korea detained South Korean missionaries Choi Chun-gil, Kim Jung-wook, and Kim Kook-kie for their religious freedom advocacy. Exercising basic human rights is not a crime and should not be treated as such. I call for their immediate release.”
영국 의회 내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 모임(APPG North Korea)’도 2일 ‘X’에 올린 글에서 “2024년 12월로 한국인 선교사 최춘길 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10년째”라며 “그와 5명의 한국인들이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이며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그들을 석방하고 국제 인권 의무를 준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APPG NK X] “December 2024 marks 10 years since South Korean missionary Choi Chun-gil was detained in North Korea. He and five other SKs currently in detention, have been denied a fair trial. APPG NK calls for their release and urges NK to uphold its international human rights obligations.:
북한 전면 부인 “정치적 도발… 강력 규탄”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자의적 구금과 강제 실종 등 인권 침해 사실을 전면 부인해 왔습니다.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서기관은 지난 10월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강제 실종 문제를 주제로 열린 유엔 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미국, 한국, 일본이 제기한 북한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을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의 이런 무모한 행위는 우리 국가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음모”라며 “이는 중대한 정치적 도발이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 서기관] “The United States ROK and Japan's such reckless acts are also none other than a politically motivated scheme for tarnishing the image of our state. As such, we strongly condemn it as a grave political provocation.”
이날 제3위원회 회의에서 미국은 강제 실종 및 납치자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에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김상진 유엔 주재 한국 차석대사도 북한에 10년 이상 억류 중인 선교사들과 납북자, 국군포로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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