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은 한국 헌정사에서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시도로 기록됐습니다. 사실상 부결됐지만, 표결 과정은 대통령의 직무 정지 가능성으로 인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번 표결의 의미와 한국의 탄핵 절차, 그리고 법적 근거에 대해 김시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사실상 부결됐는데요. 표결 과정과 결과를 짚어주실까요?
기자) 네, 한국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즉 최소 200명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또 국회법에 따라 의결 정족수인 200명에 못 미칠 경우 투표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탄핵안은 자동 폐기됩니다.
현재 국회의 재적 의원은 300명으로, 최소 200명이 투표에 참여해야만 탄핵안 표결이 성립됩니다. 그러나 이번 표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의원 수는 192석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가 이탈해야만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 직전에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퇴장했고, 이후 두 명이 투표에 복귀했습니다. 이로 인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데 5표가 부족한 상황이 됐습니다.
현재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함을 8일 0시 48분까지 열어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복귀하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표결이 진행 중이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여 가능성이 매우 낮아 탄핵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탄핵 제도에 대해서도 조금 더 듣고 싶은데요. 헌법에서는 탄핵 제도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나요?
기자) 한국 헌법 제65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헌법 또는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 국회는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습니다. 탄핵소추가 국회를 통과하면 대통령의 권한은 즉시 정지되고요.
탄핵 절차는 헌법 65조 외에도 헌법 111조, 국회법 130조, 헌법재판소법 48조 등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한 이후에는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탄핵의 인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진행자) 헌법재판소에선 어떤 절차를 밟게 되나요?
기자) 헌법재판소는 탄핵 심판을 접수한 후 사건을 심리하고 인용 또는 기각 여부를 결정합니다. 탄핵 심리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서 이루어지며, 최소 7명의 재판관이 참석해야 심리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재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3명이 공석 상태로, 6명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회는 지난 10월 임기를 마친 3명의 재판관 후임을 아직 임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만약 이번 탄핵안이 인용됐더라도 헌법재판소 심리가 불가능했을 가능성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겉으로 보기에 6명 체제에서는 정족수 미달로 심리가 어려워 보였지만, 최근 헌법재판소가 6명으로도 심리가 가능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현재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 절차가 중단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 10월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헌재가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6인 체제에서는 9인 체제에 비해 탄핵 인용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탄핵이 인용되려면 6명 전원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단 한 명의 반대만 있어도 기각됩니다.
현재 여야 모두 후임 재판관 추천 절차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이 한국의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시도였는데, 과거 사례들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사례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입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지지를 공개적으로 요청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휘말렸고, 이에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했습니다.
이후 국회에서 재적 의원 271명 중 19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93표, 반대 2표로 가결됐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위법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파면 사유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탄핵을 기각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두 번째 탄핵 대상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실제로 탄핵 결정이 내려졌죠?
기자) 맞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12월,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인해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당시 국회는 재적 의원 300명 중 234명이 찬성해 탄핵안을 통과시켰고요. 이후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 10일, 재판관 8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탄핵을 인용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전까지 한국의 대통령 선거는 12월에 치러졌습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3월에 파면되면서 두 달 후인 5월에 조기 선거가 실시됐고, 이후 대통령 선거는 5년마다 5월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시영 기자와 함께 한국의 대통령 탄핵 절차와 과거 사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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