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내 한국 버스가 공단 차고지에서 2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발견됐습니다. 일부는 유적지에서 운행 중인 것으로 확인돼, 한국 자산의 무단 사용이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버스가 발견된 곳은 북한 황해북도 금천군의 한 지역입니다.
구글어스에 공개된 에어버스의 지난달 20일 자 위성사진에는 파란색 버스 2대가 한 건물 앞 공터에 주차된 장면이 찍혔습니다.
지붕 앞부분에 돌출된 에어컨과 전체적인 크기와 모양으로 볼 때, 과거 개성공단 운영 당시 한국 측이 북한에 제공한 현대자동차 ‘에어로시티’ 모델과 동일한 외형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개성공단서 20여km 떨어진 곳에서 발견
이들 버스가 포착된 위치는 개성공단 버스 차고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23km 떨어진 지점입니다. 도로를 따라가면 27km를 이동해야 하는 먼 거리입니다.
과거 한국 버스가 개성공단에서 약 8~10km 떨어진 개성 시내에서 목격된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20여km 이상의 외곽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입니다.
‘에어로시티’ 버스는 금천군 내 또 다른 지점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이 버스는 개성과 평양 간 고속도로의 개성 방면 도로에 정차한 채로 위성사진에 찍혔는데, 이 위치는 개성공단 버스 차고지에서 약 15km 떨어진 지점입니다.
유적지에서도 발견
또 다른 ‘에어로시티’ 버스는 북한 개성역사유적지구 내 ‘명릉군’에서 발견됐습니다.
명릉군은 고려 제29대 왕인 충목왕을 비롯해 세 개의 능이 위치한 유적지로, 인근의 공민왕릉, 왕건릉 등과 함께 역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버스는 명릉군, 공민왕릉, 왕건릉을 연결하는 도로 위에 서 있는데, 유적지 내 관광객 이동이나 내부 운영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한국 버스, 개성공단 외부로 반출
최근 VOA는 개성공단 버스 차고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차고지 내 버스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과거 개성공단이 정상 운영되던 시기 차고지에는 약 290대가 있었지만, 2016년 공단 가동 중단 이후 약 8년 동안 약 200대가 사라졌습니다.
가장 최근인 이달 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100대 미만의 버스만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올해 2월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에서는 개성 시내 약 10개 지점에서 한국 버스 85대가 발견됐으며, 그중 두 곳의 차고지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각각 60대와 14대의 버스가 집중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북한이 개성공단 외부 지역으로 버스를 재배치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6월 북한의 버스 무단 사용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버스를 포함한 북한의 불법적 재산권 침해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해 북한의 불법적 행태에 대한 조치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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