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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한국 진보 정권, 대북정책 전환 위해 동맹 희생할 것…주한미군 철수 요구하면 영구히 떠나


지난해 한국에서 실시된 '자유의 방패' 미한연합훈련 중 미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 군인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시스템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한국에서 실시된 '자유의 방패' 미한연합훈련 중 미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 군인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시스템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진보 정부가 출범하면 ‘진보적 대북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동맹을 기꺼이 희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과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 칭했던 진보 정당은 최근 동맹을 중시한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주한미군을 ‘점령군’으로 보고 있으며, 반일 정서에 의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한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면 미군은 영구히 떠날 것이며, 핵무기를 가진 북한이 한국을 위협해도 미군이 더 이상 개입할 의무도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21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과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무부는 미한동맹이 대통령 간의 동맹이 아니라 정부와 국민 간의 동맹이라면서 양국 동맹은 계엄 선포나 대통령 탄핵 사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미한동맹과 일본과의 협력, 대중, 대북 압박에 철저히 공조해 왔다는 점에서 미국으로선 속내가 복잡하지 않을까요? 사실 미국의 속내는 최근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는 게 아닐까요?

리처드 롤리스 전 부차관) 현재의 정책 결정자들뿐 아니라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결정자들도 향후 두 시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봅니다. 즉각적으로는, 몇 달 동안 지속될 혼란의 시기입니다. 야당이 현 정부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최대한 방해하려고 작정한 것 같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동맹으로서 최선을 다해 관리해야 할 즉각적인 혼란의 시기를 겪게 될 겁니다. 그 이후엔 분명히 진보 정부가 들어설 겁니다. 따라서 초기 두세 달, 혹은 넉 달 동안의 혼란 속에서 미한 관계를 최대한 잘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 이 과도기에 한덕수 과도 정부가 안정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야죠. 그런 다음 진보적인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우리가 그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이는 또한 미국에도 큰 과제가 될 겁니다.

진행자) 야당은 한덕수 총리도 탄핵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한덕수 권한대행 정부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이런 강력한 지지 표명이 야당의 다음 행보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시나요?

롤리스 전 부차관)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미국이 보기에 야당의 움직임은 전적으로 자기 이익만을 위하고 탄핵 절차를 가능한 한 서둘러서 시간을 단축하려는 것같이 보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재명 측에는 혼란이 일상이 돼야죠. 그래서 그들은 한국에서 전체 과정을 방해하고, 미국이 한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한덕수 권한대행을 탄핵하려는 것은 파국을 초래하는 행위입니다.

진행자) 현재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미한동맹의 중국과 북한에 대한 억지력에 영향을 미칠까요? 미 국방부는 연합 방위 태세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긴밀히 공조했던 윤석열 정부의 부재와 윤 정부 정책을 비판해 온 야당의 권한 강화가 미국과 한국 사이에 불화와 균열을 초래할 우려는 없나요?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 흥미로운데요. 지금은 한국 정치뿐 아니라 미국 정치 상황 때문에라도 불안한 시기입니다. 11월 중순 도쿄에서 연례행사인 후지산 대화에 참석했는데요. 저는 그 포럼에서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질문을 했습니다. 이매뉴얼 대사는 지난 4년간 일본, 한국, 미국 관계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고, 그 결과 큰 진전을 이뤘습니다. 제가 그에게 질문했는데요. 한국 계엄과 탄핵 사태 이전이었지만, 미 대선 이후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이 긴밀한 3국 관계가 유지되기 어려워질까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늘 미국과 한국 관계에 회의적이었으니까요. 이매뉴얼 대사는 모두가 계속해서 혜택을 볼 수 있는 강력한 경제 관계와 정보 공유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아마도 한국에서 더 많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혼란도 간과하지 마세요. 트럼프 행정부 때로 돌아가 보면, 의회는 처음으로 초당적으로 주한미군을 2만 2천 명 이하로 감축하지 않도록 결정했고, 법으로 정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전원 철수시킬까 두려워했기 때문이죠. 그 법이 합헌인지, 대법원이 그 법을 허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니까요. 따라서 이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복잡한 문제입니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윤 대통령은 아마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맺은 관계를 봤을 겁니다. 지금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누가 한국 대통령이 되든 무관하게 말이죠. 우리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어떻게 지낼지, 어떻게 개인적 관계를 맺을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미 국방부와 제 생각이 좀 다른 건 유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하면서 이런 개인적 관계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3국 지도자가 모두 바뀌기 때문에 3국 협력이 조만간 해체될 거라고 예상하시는 건가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그렇게 표현해 주셔서 다행입니다. 덕분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네요. 또 그렇게 도발적으로 질문해 주셔서 다행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게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바로 그겁니다. 우리는 모른다는 거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관계가 좋다고 판단하고, 그와 잘 지내는 사람과 결국 관계를 맺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를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할 수도 있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승리라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걸로 충분할 수 있죠. 아니면 세 배로 늘릴 수도 있겠죠. 한국은 확실히 그걸 감당할 수 있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한국의 진보 세력은 미국의 최후통첩에 굴복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원치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진행자) 이재명 한국 야당 대표가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실제로 잘 지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하셨는데요. 이재명 대표와 야당이 미국에 동맹을 중시한다는 인상을 주려고 시도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대표는 한국과 미국이 혈맹을 넘어서서 경제적, 총체적 동맹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동맹을 믿는 우리 대부분은 그런 종류의 접근을 환영할 겁니다. 또 기꺼이 새로운 관계를 맺거나 이 대표가 예전에 선호했던 것보다 더 강력한 미한동맹을 지지하려 할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 미국은 매우 개인화된 방식으로 통치되죠. 그래서 많은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잘 맞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우리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동맹을 믿습니다. 외교 정책 커뮤니티에는 미한동맹을 매우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핵심 문제는 아닙니다.

진행자)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미한 연합훈련과 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환영하지 않는 듯한데요. 어쩌면 그 점에서 잘 맞을 수도 있겠네요. 트럼프 대통령과 공통점을 찾을 수도 있겠어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그것이 우리가 한반도를 떠나는 것을 의미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런 종류의 에너지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고, 나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겁니다. 비교적 무해한 방법 중 하나는 대규모 훈련을 축소하는 겁니다. 저는 오랫동안 대규모 훈련에 회의적이었는데요. 미한동맹 협력이 강력하고 우리가 함께 소규모 훈련을 할 수 있으며, 미국이 한반도에 강력한 군사적 주둔을 유지하는 한 억지력은 강력할 겁니다. 하지만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하거나 전쟁 시 한국에 대한 지원 의지가 의심받게 된다면, 이는 위험합니다. 설령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지도자가 누구든 동의한다 해도 그건 그들이 함께 내린 나쁜 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건 불행한 일이 될 겁니다.

진행자) 이재명 대표는 2021년 친일파가 미군 점령군과 협업해 한국을 만들었다면서 미국을 ‘점령군’이라고 불렀습니다. 올해는 타이완 문제에서 왜 중국을 집적거리느냐며 그냥 ‘셰셰’하면 된다고 했죠. 미국은 한국 지도부와 외교 정책 방향의 변화에 대해 어떤 우려를 갖고 있나요?

롤리스 전 부차관) 오핸런 박사의 발언으로 돌아가자면, 우리는 삼자 간의 역동적인 상황에 처했습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후지산 대화에 참석했는데요. 일본에서 열린 후지산 대화의 주제 중 하나는 일본 측 관점에서 한국에 진보 정권이 복귀하는 데 대한 큰 우려였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일이죠. 그래서 미국은 한일 관계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려할 만한 사안이지요. 그리고 오핸런 선임연구원이 말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정말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또는 이재명 정부가 미군 감축, 동맹 약화, 북한 및 중국과의 타협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합쳐지면 동맹의 미래에 매우 나쁜 징조가 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새 정부, 진보 정부와 5년간 함께 살아야만 할 겁니다. 불행히도 이 시기는 북한과 공통점을 찾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성과 겹칠 겁니다.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진행될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정말 험난한 시간을 보낼 겁니다.

진행자) 더불어민주당은 동맹을 중시한다는 점을 미국에 각인시키기 위해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려 하는데요. 이재명 대표는 최근 몇 주간 그와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했습니다. 지난 8월 이 방송에 출연하셔서 진보 정당이 동맹에 실제로 헌신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롤리스 전 부차관) 난 여전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난 여전히 진보 정당은 북한과 관련한 진보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동맹이나 동맹 체제의 대부분을 희생할 용의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 이재명 팀은 트럼프 행정부에 접근해 자신들이 변했다는 점을 설득하며 최선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이재명 진영은 지난 6~8개월간 주한미군에 대해 ‘점령군’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말에 대단히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진정한 의도는 ‘점령군’ 사고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많은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에 의지하는 거죠. 우리는 이걸 단기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매우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에도 관리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한국에서 ‘전략적 모호성’이 부활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을까요? 그럴 경우 미국은 한국과의 관계는 긴장 관계로, 일본과는 더 강화된 관계로 재설정할까요? 문재인 정부 시절처럼요?

롤리스 전 부차관) 한국은 주권 국가로, 나라의 미래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 상황을 한국이 새 정부를 통해 자국 의도를 미국에 전달하고, 미국은 이에 반응하는 구조로 보죠.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는 그 거래적 성격 때문에 한국 정부에 몇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할 겁니다. 오핸런 박사가 주한미군 주둔비 증액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만, 국방비를 GDP 대비 3%나 3.5%, 심지어 5%까지 늘리는 거죠. 그런 일이 발생하면 갈등 요인이 돼 미국과의 관계를 조기에 분열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 매우 진보적인 정부와의 관계를 매우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중국인이 드론으로 미국 항공모함과 한국 국정원을 염탐하려 했다는 두 가지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미국은 이 같은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미국 역시 중국의 악의적인 영향력 확대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 않나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먼저 향후 진보 정부와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접촉하려는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죠. 개인적으로, 시도하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아요. 하지만 올바른 순서를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먼저 병력을 줄이고 이것이 선의의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 그건 실수이자 위험한 일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완전히 다른 종류의 비전에 대해 대화할 용의가 있고 김정은이 그 대화를 원하며, 무엇보다도 핵 군축에 대해 우리를 안심시킬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면 대화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국의 친구들에게 권고하고 싶은 점은 만약 한국이 우리에게 떠나라고 하면 우리는 떠나고, 우리가 군대를 철수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은 도박을 할 수 없습니다. 위기가 발생하고 나서 미국에 마음을 돌리라고 할 수 없죠. 한국 전쟁 이후 우리가 남아 있었던 이유는 미국과 한국이 함께 강력한 방어를 구축해 또 다른 전쟁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그건 75년간 성공적이었습니다. 도박을 하는 건 실수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비록 한국이 세계 5대 군사 강국 중 하나로 북한보다 훨씬 우수한 재래식 전력을 가졌지만 핵무기를 가진 건 김정은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철수한다면, 더 이상 개입할 의무도 없게 됩니다. 이 경우 김정은은 핵 위협이나 벼랑 끝 전술로 한국에 일종의 양보를 강요할 수 있습니다. 그때 한국은 완전히 홀로 남게 되는 겁니다. 언젠가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가질 수도 있겠죠. 저는 그걸 선호하진 않아요. 다만, 이해할 순 있죠.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중요한 새로운 대외적 노력을 할 때는 순서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바로 강조하고 싶은 점입니다. 중국에 관한 질문에 간단히 답변드리겠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계속 염탐할 겁니다. 향후 수년간 어떤 방법으로든 최대한 그럴 겁니다. 물론 드론과 비행기, 잠수함, 위성 등이 포함될 겁니다. 그것이 강대국들의 행동 방식입니다. 그리고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롤리스 전 부차관께서는 정보 분야에서 뛰어난 경력을 보유하고 계시는데요. 저는 CIA 자문위원회에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 정보기관들이 하는 일을 매우 높이 평가합니다. 중국은 우리가 하는 일을 알고 싶어하고 이를 통해 그들의 정보 역량을 더욱 발전시키기를 원할 겁니다. 전문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한 그것이 반드시 위협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는 한중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점에 중국의 셈법은 뭘까요?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려는 시도를 미국은 어떻게 바라볼까요?

롤리스 전 부차관) 어떤 경우에도 재조정이 있을 겁니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진보 정부에 매우 잘 적응할 겁니다. 그 진보 정부는 중국이 문재인 정부 시절로 돌아갈 기회를 제공할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구축하려고 시도했던 이른바 ‘균형 외교’ 말이죠. 한국이 시소의 중심점이 되고 미국과 중국이 시소 양 끝에 위치하는 ‘균형’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북한이 더 이상 통일을 목표로 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이건 진보 진영의 사고 방식과 잘 맞아떨어지는데요. 북한과 매우 유사한 생각을 한국에서 만들어 내는 거죠. 기본적으로 통일이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받아들이는 한국 말입니다.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자’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건 북한으로서는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상당히 이뤘기 때문일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공모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반도에서 이런 상황을 촉진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오핸런 박사가 말했듯이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을 포함해 역내 다른 국가들에 우리에게 계획이 있다는 것을 확신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요. 가장 큰 걱정은 이 새로운 한반도 현실에 우리가 무작정 뛰어들어 구체적인 계획 없이 너무 빨리 무언가를 해내려 하는 겁니다.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그런 일을 겪었고 그런 일은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대선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중국 지도자와 심지어 김정은까지 언급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롤리스 전 부차관이 준비 없이 새로운 트럼프 시대에 들어서는 것을 말씀하셨는데요. 한국의 지도자들, 여당과 야당은 현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취임식 전에 명확하게 무언가를 하고, 아주 분명하게 어떤 신호를 보내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취임식은 지금으로부터 한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네요. 가능한 한 친미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한국의 입장을 지키고 시간을 두고 지켜보세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여러 지역에 대한 정보 브리핑을 하루 8~10시간씩 읽지는 않지만 그는 명석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언론, 소셜미디어, 만남을 통해 정보를 얻죠. 그는 시진핑과 같은 몇몇 지도자들에 대한 직감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과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매우 좋은 관계를 맺었고요. 그래서 트럼프의 외교 스타일은 개인적이죠. 그는 정보를 흡수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합니다. 공식적이거나 구조화되고 정보에 기반한 방식으로 하지 않고요. 따라서 그는 한동안은 한국에 대해 판단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소식은 그가 명석해서 그가 정보를 얻을 거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지금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호를 보내는 방법을 알고자 기대하는 건 무리입니다. 그냥 단순하게 접근하세요. 동맹에 대해 가능한 한 지지와 감사를 표하고 너무 많은 걸 시도하지 마세요.

진행자) 미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이런 손실이 계속될 경우 북한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의지나 역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롤리스 전 부차관) 북한 지도부는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북한이 그 전투에 추가로 1만 명, 2만 명의 병력을 기꺼이 희생할 의향이 있다고 봅니다. 그들은 기꺼이 손실을 감수할 겁니다. 북한은 러시아로 병력을 보낼 때마다 상당한 현금을 받고 전사자가 발생할 때마다 더 많은 현금을 받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거래적 관계죠. 이것이 북한과 푸틴 사이의 진정한 거래적 관계입니다.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런 관계는 지속될 겁니다.

진행자) 북한군의 대규모 사상자 발생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반대급부도 더 커졌다고 보세요? 단순한 현금을 넘어 제공할 첨단 기술 수준도 참전 초기에 비해 높아지지 않았을까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불행히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다만 그 기술이 무엇인지 어디까지 제공할지 모릅니다. 역사적으로 초강대국들은 기술 공유를 꺼려 왔습니다. 냉전 시기에도 미국과 소련은 핵무기를 갖고 다른 나라들은 갖지 못하게 하는 데 이해관계가 일치했죠. 우리는 좋은 잠수함과 장거리 미사일을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았죠. 그래서 소련과 미국은 그 점에 합의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 일부 논리는 여전히 계속될 수 있습니다. 반면 푸틴은 현재 큰 전쟁을 치르고 있고, 미국과도 일종의 전쟁 상태에 있다고 보죠. 실제 총격전이 벌어지는 전쟁은 아니더라도요. 따라서 북한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도 있단 사실이 우려됩니다. 그것이 수소폭탄 설계로까지 확대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 그것이 첨단 잠수함 방음 기술로까지 확대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로까지 확대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과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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