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에 입항한 선박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올해는 북한 석탄을 실은 선박이 한국과 캄보디아 등에서 억류됐는데, 실제로 이들 석탄이 선적된 항구는 매우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남포의 석탄 취급 항구를 촬영한 24일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입니다.
길이가 각각 150미터와 135미터인 대형 선박 2척이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으며, 이들 선박 바로 앞 부두에는 검은색 물체, 즉 석탄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이중 한 척의 적재함 속에는 석탄이 가득합니다.
북한은 2017년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 2371호에 따라 석탄 등 어떤 광물도 수출할 수 없지만, 북한 최대 석탄 취급 항구인 이곳에서 대형 선박 2척이 석탄 작업을 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입니다.
VOA가 올해 1월부터 12월 25일까지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인 남포와 송림, 대안을 비롯해 동해 청진항을 살펴본 결과 이들 항구를 드나든 선박은 모두 209척으로 집계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남포가 70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청진이 62척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대안과 송림에선 각각 43척과 34척이 발견됐습니다.
지난해보다 약 1.5배 늘어난 수준으로, 올해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이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석탄 수출 증가 정황은 올해 해외에서 포착된 사례를 통해서도 파악됩니다.
앞서 VOA는 캄보디아 법무부 문건을 분석해, 지난 2월 캄보디아 정부가 북한산 석탄 1만2천톤을 싣고 있던 중국 선적의 항쥔룬호를 억류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또 캄보디아 정부는 올해 5월 26일 팔라우 선적의 씨씨 나인호와 이 선박에 실린 북한산 석탄 4천8백톤을 적발해 동결 조치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한국 정부가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적 미상 선박 ‘더 이’호를 나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당시 더 이호는 억류 전까지 러시아로 향하고 있었는데, 북한산 석탄에 대한 ‘원산지 세탁’ 가능성이 제기됐었습니다.
이동근 / 한국 우창해운 대표 (지난 4월)
“러시아에서는 엄청난 양의 석탄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한국, 인도에까지 러시아산이 수출이 되고 있는데, 이 배가 북한에서 나와서 러시아로 석탄을 운송하게 됐다는 것은 아마도 제3국으로 가는 환적을 위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처럼 선박을 이용한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가 계속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은 지난 17일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불법 해상 활동에 대응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해 20여 개국 선박 업계 관계자, 정부 관리 등과 북한의 최신 제재 회피 동향 등을 나눴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했던 닐 와츠 전 위원은 2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 현재 상태에서는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 즉 2차 제재를 비롯한 각국의 독자 제재를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