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가자지구 접수 후 개발’ 구상 실천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회담 일정 중 취재진에게, 미국이 가자를 ‘매입(buy)’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질(have)’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가자를 어떻게 가질 수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매입할 필요가 없다”면서 “매입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그곳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황폐화된 지역”이라고 평가하고 “우리(미국)는 그곳을 장악(hold)할 것이고, 접수(take)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무슨 권한으로 그게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미국의 권한(US authority)”이라고 답했습니다.
◾️ “문명 쓸려나간 곳”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의 현 상태에 관해 “문명이 쓸려나갔다”면서, 미국이 가자를 소유한 뒤 “매우 적절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대규모 경제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가자 통제권 확보의 구체적 방법, 그리고 미국 납세자들의 돈을 쓰지 않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의 물음에는 답변을 피했습니다.
◾️ “중동 처음으로 안정”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의 가자 접수를 통해 중동에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땅 한 부분(가자)을 통제”함으로써 “중동에 처음으로 안정이 찾아 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이 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현지 주민 이주가 필수적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가자 주민 약 200만 명을 이동시키는 현실적 문제에 관해서는 “매우 적은 수의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 “아름다운 장소로 이동”
가자 주민 대다수는 이주를 원하지 않고, 전쟁 종료 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지적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가자 밖을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가자에만 있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그들은 다른 대안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가자에서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사람들이 학살당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가자만큼 위험한 곳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주민들이 가자 밖으로 이주한 뒤 “안전하게 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10년마다 (무력 분쟁으로) 살해당하고 쫓겨나는 일은 없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자 주민들을 대거 이주시키는 것이 ‘인종 청소’에 해당한다는 평가에 관해 묻자, “우리는 그들을 아름다운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 “이집트와 협상 타결 99%”
주민 이주 목적지에 관해서는 요르단과 이집트 등을 지목했습니다.
아울러 그 밖의 “어딘가”에 팔레스타인인들이 “행복하고 매우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토지 구획(parcels of land)”이 있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집트와 가자 주민 이주 관련 협상을 타결할 확률이 99%라고 말했습니다.
◾️ 요르단 “아픈 어린이 2천 명 조기 수용”
이어서 요르단이 왜 가자 주민을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압둘라 2세 국왕에게 답변을 넘겼습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이집트와 아랍 국가들의 (가자 주민 이주)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중요한 점은 모두에게 좋은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지역 주민들, 그리고 특히 요르단 국민들의 최선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또한 이집트가 자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때까지 기다린다면서, 우선 암이나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가자 어린이 2천 명을 “가능한 한 빨리” 요르단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제스처”라고 호응했습니다.
◾️ 하마스에 인질 석방 기한 경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에 진행 중인 휴전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15일까지 모든 인질을 석방해야 하는 기한을 지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기한을 맞추지 않으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다(all bets are off)“고 경고했습니다.
◾️ “중동의 리비에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접수 구상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직후 공동 회견을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가자를 접수(take over)해 불발탄과 기타 무기를 제거하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한 뒤 경제 개발로 일자리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가자를 중동의 리비에라(고급 휴양지 밀집지역)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지 주민들을 이주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유엔 당국자 “인종 청소 해당”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이스라엘은 적극 환영했지만, 가자 통치 조직인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등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도 잇따라 비판 메시지를 냈습니다.
특히, 유엔 산하 팔레스타인 점령지 조사위원회를 이끄는 나비 필라이 위원장은 가자 접수 구상이 국제법상 불법이며 “인종 청소에 해당한다”고 지난 9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밝혔습니다.
◾️ 팔레스타인인 약 210만 명
현재 가자에 있는 팔레스타인인은 210만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10월부터 계속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사회 인프라가 대거파괴된 뒤 열악한 환경 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가자의 대부분 지역에서 보건, 식수, 위생 시스템이 붕괴된 가운데, 식량과 연료, 의약품, 주거 시설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건물은 70% 가까이 파괴되거나 손상된 것으로 BBC가 지난 6일 추정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환경에서 폭격 등을 피해 여러 차례 피란에 나서야 했습니다.
하지만 피란 경로는 대부분 가자 북부와 중부, 남부를 오가는 범위에서 제한됐습니다.
의료적 필요에 따른 대피 등 특별한 일부 사례 외에 주민들은 가자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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