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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종전 협상 개시…러 파병 북한 군 철수 문제 등 주목

우크라 종전 협상 개시…러 파병 북한 군 철수 문제 등 주목


2025년 2월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신문 가판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통화에 대한 기사가 실린 신문에 놓여있다.
2025년 2월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신문 가판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통화에 대한 기사가 실린 신문에 놓여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개시를 선언하면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 철수 문제도 논의될지 주목됩니다. 이 과정에서 미북 간 소통채널이 만들어지면 향후 미북 핵 협상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우크라 종전 협상 개시…러 파병 북한 군 철수 문제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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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내에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전쟁 당사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쇄 전화통화를 하며 사실상 종전 논의 개시를 알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에 속도를 내길 원하지만 전쟁 당사국의 철군 조건과 영토 문제 등 주요 각론을 두고 향후 팽팽한 수싸움이 예상됩니다.

특히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전쟁 변수로 떠오른 북한 군 파병 문제가 논의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종전 논의가 속도를 내려면 협상 관여자들을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에 북한 군 파병 문제는 우선적으로 처리될 사안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파병된 북한 군 처리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소통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 온 우선적인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녹취: 박원곤 교수] “트럼프 입장은 일단 파병이 가장 신경 쓰이는 거니까, 트럼프가 김정은에 대해서 소통채널을 계속 얘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이 문제가 먼저 일정 수준 정리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소통이 된다면 일단 파병 철회하라 그런 얘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 군 철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북한 군이 투입된 쿠르스크 전투의 지속 여부가 북한 군 철수 여부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종전 협상은 전투 종료를 선언하는 시점에서 각자 점령한 땅을 그대로 영토로 인정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미국이 중재자로 나서더라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협상 방안을 내세우며 각을 세울 경우 국지전이 지속될 수 있어 러시아의 북한 군사력에 대한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진행자) 이미 파병된 북한 군 사상자가 크게 늘면서 추가 파병 가능성도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종전 협상 개시가 이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칠까요?

러시아 쿠스르크 지역에서 전투 중인 러시아 군 병력의 모습. (자료화면)
러시아 쿠스르크 지역에서 전투 중인 러시아 군 병력의 모습. (자료화면)

기자) 전문가들은 대체로 종전 협상 개시로 북한의 추가 파병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이미 파병된 북한 군 철수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추가 파병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고 북한도 이미 많은 사상자를 낸 상황에서 또 다른 피해가 불 보듯 한 추가 파병이 큰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도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켜서 반대급부를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죠. 이게 북미 대화 재개와도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추가 파병을 통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게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거든요.”

북한은 작년 10월 1만1천여 명 규모의 특수부대 병력을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했고 우크라이나 군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약 4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 북한 군 파병 문제로 미북 간 직접 소통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2025년 1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생포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X@ZelenskyyUa)
2025년 1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생포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X@ZelenskyyUa)

기자)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두진호 박사는 북한 당국이 러시아 파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이런 입장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이 문제로 미국과 공식 협상을 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두 박사는 따라서 북한이 러시아를 통해 미국에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두 박사는 특히 미국과의 핵 협상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인 파병 철회를 할 가능성이 있고, 러시아에겐 참전의 대가로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든든한 뒷배가 돼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전략연구실장.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전략연구실장.

[녹취: 두진호 박사] “북한 군 철수와 관련된 의제에서 그간의 북한군 파병과 희생이 있었으니까 아마 러시아를 상대로 상당히 북한 당국이 지분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전개될 미북 대화에서도 러시아의 적극적인 지지와 역할을 아마도 북한은 러시아 측에 요청할 것입니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 군 러시아 파병 문제를 놓고 미북 간 비공식적인 협의 채널이 가동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일단 협의 채널이 만들어지면 핵 협상 채널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종전이 가시화되면 북러 간 군사 밀착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또 한국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협상이 진행되면서 종전이든 정전이든 일단 전쟁이 마무리되는 게 가시화하면 전쟁이 한창 격화했던 시기에 만들어진 북러 간 군사 밀착도 다소 이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중국 포위전략에 고삐를 죄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북러 밀착의 강도도 일정 부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러우 전쟁이 소강상태로 가게 되면 북러 관계 중요성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거든요. 그러면 북중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고 북러 관계가 생각보다 유지가 안된다면 북한으로선 상황 돌파를 위해선 미북 관계 개선이 훨씬 더 중요한 상황이 도래할 수밖에 없는 거죠.”

조 박사는 북러 밀착이 조금이라도 약화될 수 있고 미북 협상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진전은 한국의 안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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