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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북한 관광 5년만 재개”…냉랭했던 북중 관계 변화 신호탄 주목

“중국인 북한 관광 5년만 재개”…냉랭했던 북중 관계 변화 신호탄 주목


지난 2011년 8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금강산 관광을 즐기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8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금강산 관광을 즐기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5년만에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냉랭했던 북중 관계 변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됩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소재 여행업체들이 북한 관광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베이징에 있는 여행사 ‘즈싱허이’는 이달 24일 출발해 3박4일 동안 북한 라선시를 관광하는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여행사는 중국인 관광객 모집 공고에 “조선 국가여행국의 중국 지역 협력파트너인 즈싱허이가 올해 조선 해외여행 일정이 곧 개방된다는 점을 정식 통지받았다”며 “5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여행객에 관광을 개방하는 것이고, 첫 시범 개방 지역은 라선특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즈싱허이는 조선의 특별허가를 받아 오는 24일 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민간 여행단을 조직해 라선에 깊이 들어가 여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즈싱허이 측의 이번 여행 인원수는 10여명 정도로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 본부를 둔 북한전문 여행사 ‘고려투어’는 지난 13일 자사 관계자들이 라선시를 사전 답사했고 이달 20일부터 관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길이 다시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는 건 가요?

기자) 중국 당국은 이를 구체적으로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북한과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의교(왼쪽)와 압록강철교. (자료화면)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의교(왼쪽)와 압록강철교. (자료화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중국은 일관되게 중조 영역별 교류, 협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며 다만 “개별 여행사가 발표한 소식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3일 왕야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평양지하철 부흥역을 방문해 “평양지하철은 중국 여행객이 북한 여행을 올 때 들르는 중요 포인트 가운데 하나”라며 “미래에 더 많은 중국 여행객이 평양 지하철에 와 둘러보길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김영희 박사는 북러 밀착에 대한 불만으로 중국 당국이 자국민들의 북한 관광을 암묵적으로 통제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는 흐름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가 방금 언급한대로 북중 관계가 한동안 꽤 냉랭했는데요. 중국 당국이 북한과의 적극적인 교류 의지를 밝히는 배경은 뭘까요?

기자) 북중 관계가 냉랭했던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군 참전을 포함한 북러 간 동맹 수준의 밀착에 중국의 불만이 생겼고 또 북한은 미한일 공조에 맞선 강력한 북중러 연대를 원했지만 중국이 이에 거리를 두는 데 대해 역시 불만을 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왔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중국인들의 북한관광 재개는 소원한 양국 관계에 변화를 암시하는 정치적 함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녹취: 임을출 교수] “관광이라는 게 가장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또 민간 차원 교류 협력을 통해서 당국 차원의 관계 발전으로 연결시킨 과거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북중 관계에 있어서 관광은 단순히 경제 사회 문화 교류에 머무는 게 아니에요. 제한적 수준이지만 북중 관계 해빙의 전조로도 볼 순 있을 것 같아요.”

임 교수는 북러 관계가 이미 상당 수준 깊어진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미북 협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급변하는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으로선 북한과의 전략적 소통 재개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 입장에선 중국인 관광 재개가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무엇보다 관광산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랜 역점사업이자 북한의 경제난 타개책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국경을 닫아건 이후 지난해 비로소 러시아를 시작으로 관광을 제한적으로 허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10년간 공들여온 강원도 원산의 갈마해안관광지구는 오는 6월께 첫선을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뒤 딸 주애와 완공된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아 올해 관광사업 활성화가 핵심 정책이 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노동당 창건 80주년이 되는 해로 김 위원장으로선 경제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고 관광산업이 활성화하려면 중국 관광객 유치가 절실하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관광은 대북 제재 예외거든요. 거기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해안에 콘도미니엄, 관광 얘기를 했거든요. 그렇게 보면 북한은 관광으로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것 같다, 그리고 여기에 중국도 호응하는 것 같다, 외교적 목적도 있고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인 관광 그룹이 보트를 타고 있다.(자료화면)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인 관광 그룹이 보트를 타고 있다.(자료화면)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이상숙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과정을 거치면서 미러 관계가 좋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중러, 북러 협력의 고리가 약해질 수 있고 이 때문에 북중이 서로를 더 필요로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상숙 교수] “종전 협상이 이제 시작됐잖아요. 미러 관계가 이전보다 개선이 될 거란 말입니다. 또 북러 관계도 전쟁 중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중러 간 반미연대가 약화되고 북러 관계가 약화된 상황에선 북중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도 생기고 또 그것을 기회로 삼는다는 봅니다.”

진행자) 북한의 관광업을 통한 외화벌이 전략에 대한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엇갈리는 전망들이 나옵니다.

북한 관광인프라가 해외 관광객들의 기대감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하고, 외부 정보 유입에 민감한 북한의 특성상 관광서비스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업 전망을 낙관만 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김영희 박사는 그러나 갈마해안관광지구와 금강산지구, 마식령스키장 등 천혜의 관광자원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카지노와 편의시설 등을 갖춘 이들 관광지구는 관광객들이 주민들과 접촉할 필요가 없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희 박사] “라선 관광 같은 경우 신발공장도 현장 가봐야 하고 그 다음 오리농장도 가봐야 하고 이게 다 가봐야 되잖아요. 하다보면 북한 사람들과 부딪치기도 하는데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같은 경우는 바깥으로 나올 일이 없어요. 그 안에서 다 해결이 되니까요.”

‘대량현금 이전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일련의 촘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비용을 지불하는 행위가 유엔의 대북 제재 위반은 아니지만 과거 금강산 관광 형태처럼 대규모 모객을 하는 방식이나 합작회사를 만들게 되면 제재 위반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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