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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미 대법관 지명자 "정치 사안 발언 금물"...미, 아프간 난민 5천여명 캐나다 이송


커탄지 브라운 잭슨 미 연방 대법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 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질의에 답하고 있다.
커탄지 브라운 잭슨 미 연방 대법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 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질의에 답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에서 잭슨 지명자의 과거 판결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공격이 이어진 가운데, 잭슨 대법관은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습니다. 미 국무부가 미국에 난민으로 들어오기 원하는 아프간 난민 5천여 명을 캐나다로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상장 기업에 기후 관련 정보를 공시할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공개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흑인 여성 최초로 미 연방 대법관 후보로 오른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계속 진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 인준 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잭슨 지명자에 대한 상원 법사위원회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전날 22명의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잭슨 지명자의 모두 발언을 들은 데 이어, 법사위 의원들이 30분씩 후보자에게 질문하고 후보자가 여기에 답하는 문답이 시작된 건데요. 질의응답은 23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진행자) 질의응답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질의응답은 거의 13시간 동안 진행됐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에게 할당된 시간에 날카로운 질문을 하기보다는 후보자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잭슨 지명자의 법 철학을 비롯해 과거 활동이나 판결에 관해 집중적인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논쟁이 오갔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날 청문회는 민주당 소속 딕 더빈 법사위원장의 질문으로 시작됐는데요. 더빈 의원은 공화당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논쟁적인 주제들에 대해 잭슨 후보가 선제적으로 다룰 기회를 주는 데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더빈 의원은 또 민주당이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현재 9명인 연방 대법관의 증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관해서 물었는데요. 잭슨 지명자는 여기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을 거부하면서, “판사들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 발언해서는 안 되며 특히 대법관 지명자는 더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논쟁이 되는 사안들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이 나왔고 또 어떤 대답이 이어졌습니까?

기자) 앞서 잭슨 지명자가 아동 포르노 영상을 소지하고 유통한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 당시, 연방 형량 지침보다 낮은 형량을 내렸다는 주장을 했던 조시 하울리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관련 질문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잭슨 지명자는 “선고는 판사의 재량권에 속한다”며 “숫자 게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연방 형량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과 관련한 내용도 논쟁거리인데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잭슨 지명자가 국선 변호인 시절에 관타나모 수용자들을 변호한 것을 문제 삼았는데요. 여기에 대해 잭슨 지명자는 “국선 변호인은 의뢰인을 선택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법의 시스템을 적용받는 사람들은 법률 대리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보수와 진보의 갈등에서 빠지지 않는 사안이죠? 낙태 문제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잭슨 지명자는 지난 1973년에 나온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언급하며, 미국의 낙태권은 이미 확립된 법이라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한편,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리 의원은 수정헌법 9조에 ‘헌법에 열거되지 않은 권리’에 대한 견해를 잭슨 지명자에게 물었는데요. 보수 세력은 바로 이 조항이 헌법에 언급되지 않은 낙태권이나 동성 결혼 등 새로운 권리를 창출하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잭슨 지명자는 이에 대해 “헌법은 수정헌법 9조에 직접적으로 따르는 구체적인 권리를 식별하고 있지는 않지만, 헌법에 열거되지 않은 일부 권리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의원들의 질문 공세는 23일에도 계속될 텐데요. 이번 인준청문회, 연일 인터넷 생중계가 될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잭슨 지명자가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청문회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전에도 연방대법관 인준 청문회는 항상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미 연방 대법원을 구성하는 대법관들이 미국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미국 사회를 바꾸어 놓은 대법원의 결정들, 뭐가 있을까요?

기자) 앞서 언급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은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 대부분 주에서 불법이었던 낙태를 최초로 합법화한 결정입니다. 임신 23주~24주가 된 여성은 임신 상태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했고요. 또 합법적인 동성결혼도 바로 대법원의 결정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결정하면서 미국에서 성 소수자들의 권리가 크게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개표를 대법원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의 승패를 결정지은 것도 바로 연방 대법관들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연방 대법관이 될 수 있는 기준이 뭡니까?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가요?

기자) 미 헌법에는 연방 대법관 자격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대법관이 로스쿨 그러니까 법률전문대학원이나 변호사일 필요도 없는데요. 하지만 그동안 미국 대법관은 법률을 다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18세기나 19세기엔 미국에 로스쿨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학위를 요구하지 않았던 겁니다.

진행자) 대법관 임명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대통령이 대법관을 지명하는데요. 대법관의 자격 기준이 특별히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주로 정책적 성향이 자신과 맞는 사람 그리고 인종이나 종교 등의 상징성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이번 잭슨 지명자도 바이든 대통령이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을 임명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지명된 겁니다. 연방 대법관은 대통령이 지명하면 상원 법사위원회가 청문회를 열어 후보를 검증하고, 여기서 통과된 임명동의안이 상원 전체 회의 표결에 올라가는데요. 상원 전체 회의에서 단순 과반인 51표만 얻으면 인준안이 가결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잭슨 지명자 인준안도 통과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기자) 현재 상원은 민주, 공화 양당이 50대 50 동석인 상황인데요. 공화당 의원이 전원 반대하더라도 상원의장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한 표를 행사하고,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한 표도 나오지 않는다면 최종 인준이 가능합니다.

캐나다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당국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자료사진)
캐나다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당국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국무부가 아프간 난민들을 캐나다로 보낼 방침이라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는 미국으로 들어오기 원하는 5천여 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대기 시간이 더 짧은 캐나다의 병행 프로그램으로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VOA에 “미국 재정착을 위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과는 별개로, 우리는 최대 5천 명의 난민을 캐나다로 이송하기 위해 캐나다와 협력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 미국에 있으면서 난민 승인을 원하는 사람들을 캐나다로 보내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부(IRCC)는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이후 제3국에 머물고 있던 아프간인들 가운데 미국의 추천을 받은 사람들이 캐나다로 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 관계자들도 이 특별 이민 프로그램에 추천을 받은 아프간인들은 미국의 난민수용프로그램(USRAP)을 동시에 거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자국으로 오기 원하는 아프간인들을 캐나다로 보내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미국에 올 경우 법적 절차로 인해 대기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에서 재정착을 원하는 사람은 엄격한 난민 승인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2년에서 최대 5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일부 민간 단체는 아프간 피란민들의 재정착지로 미국이 아닌 다른 곳을 찾고 있는데요. 이민자에게 친화적인 캐나다가 새로운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난민 승인 절차를 통해 이미 미국에 입국한 사람들도 있다고요?

기자) 네. 작년 10월 1일부터 시작된 2022년 회계연도에는 지금까지 총 133명의 아프간인이 미국 난민수용프로그램(USRAP)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고요. 2021 회계연도에는 총 872명이 들어왔습니다. 이 난민수용프로그램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많이 축소돼, 급증하는 난민 신청을 처리할 인력이나 자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또 다른 통로를 통해서 많은 아프간인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주로 아프간에서 미군을 위해 영어 통역이나 번역가로 일했거나 미국 정부 지원 계약에 따라 일을 하던 사람들은 특별이민비자(SIV)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들어왔는데요. 2022 회계연도에 이 프로그램으로 입국한 아프간 난민은 1천500여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미국이 캐나다로 난민 신청자들을 보내는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에 기반을 둔 난민단체 ‘오퍼레이션 노스 스타(Operation North Star)’의 자원봉사자 조던 케인 씨는 VOA에, 미국 대사관이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또는 지정된 NGO의 추천을 받은 난민 신청자가 미국에 도착하는 데는 2년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수천 명의 아프간 난민에게 캐나다로 절차를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다”며, 특히 “탈레반의 위협을 피해 탈출한 여성 지도자들이 우선권을 받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노스다코타주 윌리스턴의 천연가스 시설에 트럭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노스다코타주 윌리스턴의 천연가스 시설에 트럭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앞으로 상장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 등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할 전망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3-1로 채택했습니다. 매년 상장사들은 기업의 재정 상태와 위험 요소 등을 투자자들에게 공개하게 돼 있는데요. 앞으로는 기후변화 관련 정보도 공개하도록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규제안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진행자) 기후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는 겁니다. 먼저, 기후변화가 기업체에 미치는 실제적, 또는 잠재적 영향, 이에 대응한 사업체의 전략이 어떤 것인지 알려야 합니다. 가령,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에 위치한 기업의 경우, 업체 운영에서 마주하는 위험이 무엇인지 등을 알리는 거죠. 또 기업체가 배출하는 직∙간접적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 정보도 공개해야 합니다.

진행자) 기업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는 여러 단계가 있죠?

기자) 맞습니다. 총 3개의 범주입니다. 먼저 ‘범주 1(Scope 1)’은 기업이 직접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보고하는 것이고요. ‘범주 2(Scope 2)’는 간접적 배출입니다. 가령 기업이 전기나 다른 종류의 에너지를 구입함으로써 발생하는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범주 3(Scope 3)’에 해당하는 건 어떤 겁니까?

기자) ‘범주 3’은 훨씬 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하청업체나 제휴사, 또는 소비자가 생성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하라는 건데요.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요인(material)’인지 여부는 각 기업이 판단하도록 했고요. 중소기업은 ‘범주 3’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또 기업이 배출량 목표치를 설정했을 경우, 이를 어떻게, 또 언제 달성할 것인지도 함께 공개해야 합니다.

진행자) SEC는 왜 이같은 규제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번 규제안이 확정될 경우,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에 있어서 일관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공개된 제안서에 담긴 명확한 규정으로 기업과 투자자 모두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휴대전화기 ‘아이폰’ 제조업체로 유명한 ‘애플’ 등 일부 기업이 이런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모든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의무화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찬성과 반대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환경 단체와 시민 단체 쪽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반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상공회의소는 이번 규제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공회의소 측이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톰 쿼드먼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대법원이 증권법에 따른 자료 공개는 반드시 중요성 검증의 요건을 충족시키도록 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번 규제안은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SEC 위원 4명 가운데 유일하게 공화당 소속인 헤스터 퍼스 위원은 21일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는데요. 퍼스 위원은 SEC는 ‘범주 3’에 해당하는 자료를 요구할 권한이 없다며 이에 관한 법적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남은 절차는 어떻게 되죠?

기자) 네, 이번에 공개된 규제안은 초안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SEC가 60일 동안 대중의 의견을 수렴한 후 올해 하반기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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