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10명의 사망자를 낸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 총격 사건을 ‘국내 테러’로 규정하고 백인 우월주의를 규탄했습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부 주에서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5세~11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을 승인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주 총격 사건 현장을 찾았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뉴욕주 버펄로를 방문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만에 직접 참사 현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한 건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곳에서 연설하면서,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버펄로 총격 사건은 미국 내 만연한 백인 우월주의에서 기인한 ‘국내 테러’로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총격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는 건, 그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는 독”이고, “미국에 백인 우월주의가 설 곳은 없다”라며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국에서 악은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증오가 지배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모든 인종의 사람들이 다수로서 또 미국인으로서 목소리를 높여 백인우월주의를 거부해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버펄로 총격이 어떤 사건이었는지 잠시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네, 지난 14일 토요일 오후 뉴욕주 버펄로에 있는 ‘탑스’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입니다. 18살 백인 청년 페이튼 젠드런 씨가 군복차림에 소총을 들고 슈퍼마켓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고요. 총격으로 10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흑인 밀집 지역으로 총에 맞는 13명 가운데 11명이 흑인이었는데요. 또 젠드런 씨는 자신을 백인우월주의자로 규정하며 비백인, 비기독교인을 미국에서 떠나도록 하기 위해 총격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나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백인 우월주의를 비판하면서 또 다른 사회적 문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거리에서 공격용 무기를 멀리할 수 있도록” 의회가 총기 규제법안을 통과킬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규제법안 제정 움직임은 수년째 이어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총기 관련 입법은 실패해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련번호가 없는 일명 ‘유령총’을 규제하는 방안을 내놓는 한편, 의회가 법적 규제를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 내 보수층과 공화당은 수정헌법 2조가 보장한 총기 소유 권리를 근거로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관련 입법이 쉽지 않겠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유족들도 직접 만났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지역 커뮤니티 센터에서 희생자 유족들과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긴급 대응 요원들, 지역 사회 지도자들과 비공개로 만남을 가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바이든 여사는 또 총격 사건 현장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수사 당국은 현재 이 사건을 어떻게 수사하고 있습니까?
기자) 지역 법집행기관의 수사와 더불어 미 연방수사국(FBI)도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보고 조사 중입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16일 성명을 내고 “이 사건은 증오범죄이자 인종주의가 동기가 된 극단주의적 폭력 행위”라고 강조했는데요. 현 수사단계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FBI는 포괄적이고 공격적으로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지난주 미 남부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도 잡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댈러스 경찰국은 지난 11일 한인 밀집 지역인 코리아타운에 있는 미용실에 난입해 한인 3명을 다치게 한 총격 사건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용의자는 36세 흑인 남성 제러미 세론 스미스 씨인데요. 경찰은 스미스 씨가 치명적 무기를 사용한 가중 폭행 등 3가지 혐의로 기소돼 댈러스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댈러스 경찰은 용의자가 아시아계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사람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디 가르시아 댈러스 경찰국장은 17일, 용의자는 “아시아계가 주위에 있을 때 망상을 품고 아시아계를 공격해왔다”라고 밝혔습니다. 용의자의 여자 친구도 경찰에 이런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과거 직장에서 아시아계 상사에게 폭언했다가 해고된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사건도 지금 증오범죄로 다뤄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가르시아 경찰국장은 증오범죄 가능성을 두고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FBI 대변인도 17일 FBI 댈러스 지부와 텍사스 북부 연방 검찰청, 그리고 연방 법무부 내 민권부가 이번 총격과 관련해 증오범죄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부상자들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총격 직후 총에 맞은 한인 여성들은 병원에 옮겨졌지만, 생명이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지의 주민들은 코리아타운에서 범죄가 발생한 데 대해 충격을 받은 모습인데요. 댈러스 경찰국 민원홍보실의 김은섭 홍보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김은섭 댈러스 경찰국 홍보관]
“시민들이 상당히 놀라셔가지고 주의하시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예를 들면 업소에 계신 분들이 문을 잠그고 손님이 오면 열어주고, 그렇게 주의하시고요. 아직도 두려움이 있으신 것 같고 주의를 많이 하시는 그런 것을 많이 목격을 했습니다.”
진행자)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 치안이 원래 안 좋았던 곳이었나요?
기자)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비교적 안전한 곳이고 이때까지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도 거의 신고된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한인들의 충격이 더 컸다는 겁니다. 하지만 김 홍보관은 지난 16일, 댈러스 경찰국장이 직접 한인 업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여는 등 지역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공식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이 한창인데요. 17일에도 여러 곳에서 예비 선거가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켄터키, 오리건, 아이다호 이렇게 5개 주에서 연방 상, 하원 의원 후보와 주지사 후보 등을 뽑기 위한 당내 경선이 열렸는데요. 특히 공화당 예비 선거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예비 선거에서 특히 공화당 경선 결과가 좀 더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상원의원 35명, 36개 주지사를 새로 선출하게 되는데요. 이 본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공식 후보를 뽑는 예비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거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지지를 선언한 예비 후보는 150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그럼 17일 예비 경선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관심을 끌었던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더그 마스트리아노 주 상원의원이 주인공인데요. 마스트리아노 의원은 지난 2020년 대선이 사기였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며 지난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건이 발생했던 날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당내에서는 마스트리아노 후보가 선출되면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잃게 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국 승리한 마스트리아노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조시 사피로 주 법무장관과 11월에 맞붙게 됩니다.
진행자) 노스캐롤라이나 경선도 관심을 끌었다고요?
기자) 네. 상원의원 후보를 뽑는 공화당 경선에서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던 테드 버드 연방 하원의원이 승리했습니다. 버드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팻 매크로리 전 주지사를 꺾었는데요.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셰리 비즐리 전 주 대법원장과 맞붙게 됩니다. 비즐리 전 대법원장은 노스캐롤라이나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을 노리고 있어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패한 후보는 없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연임을 노렸던 메디슨 커손 연방 하원의원입니다. 커손 의원은 지난 2020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의회 선거에서 25살의 나이로 최연소 하원의원 당선자라는 기록을 세웠었습니다. 차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커손 의원은 매우 보수적인 성향으로 관심을 끌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장전된 총을 소지한 채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다 적발되는 등 논란이 많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커손 후보를 지지하며 “다시 한번 기회를 주자”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지만, 결국 척 에드워즈 주 상원의원에게 패배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날 예비경선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유명인이 있더라고요?
기자) 네.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공화당 예비 후보로 나선 메멧 오즈 후보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오즈 후보는 일반 대중에게는 TV 쇼를 진행하는 의사, ‘닥터 오즈’로 유명합니다. 오즈 후보는 헤지펀드 최고경영자(CEO) 출신 데이비드 매코믹 후보와 접전을 벌였는데요. 18일 오전까지 동수를 이루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주법은 득표율 차이가 0.5%P 이하일 때 재검표를 허용하는데요. 현재 표 차이가 몇백 표밖에 안 나는 상황에서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머지않아 미국에선 어린이들도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17일, 5세~11세를 대상으로 한 화이자-바이오앤테크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의 추가 접종, 즉 부스터샷을 승인했습니다. FDA의 승인에 이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승인만 받으면 이제 미국에선 5세 이상 전 연령이 부스터샷 접종 대상이 됩니다.
진행자) FDA가 어린이 대상 부스터샷을 승인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로버트 캘리프 FDA 국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어린이들에게선 코로나19가 성인보다 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더 많은 어린이가 코로나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캘리프 국장은 데이터를 보면 백신 접종 후 시간이 흐를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번 승인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해당 연령을 보호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당 연령은 1, 2차 백신 승인도 가장 늦게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령이 어린 만큼 보건 당국은 백신 승인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FDA는 지난해 10월 5~11세 어린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 긴급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부스터샷 승인 연령도 서서히 확대돼 왔는데요. FDA는 올해 1월, 부스터샷 접종 대상을 16세에서 12세 이상으로 낮췄습니다. 그러면서 5세~11세 어린이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만 부스터샷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건 당국이 5세~11세 부스터샷을 최종 승인하면 몇 명이나 백신을 맞게 될까요?
기자) 백신 수요가 어느 정도 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CDC에 따르면 해당 연령 아동 가운데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비율은 28.8%에 불과합니다.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품는 부모들이 있다 보니 접종률이 가장 낮은 겁니다. FDA는 5~11세에 대한 부스터샷은 성인 투약량 30㎍(마이크로그램)의 3분의 1인 10㎍을 접종하도록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백신 투여량이 적고 부작용의 위험도 크지 않다며 어린이들의 부스터샷 접종을 대체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전체로 보면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에선 전체 인구 가운데 약 66%에 해당하는 2억 2천여만 명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쳤고요. 부스터샷을 맞은 인구는 1억 200여만 명, 그리고 2차 부스터샷, 그러니까 4차 접종까지 마친 인구는 1천190만 명 정도 됩니다.
진행자) CDC의 결정은 언제 나올까요?
기자) CDC는 19일에 외부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를 열고 어린이 백신 승인을 검토할 예정이고요. CDC 국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면 백신 접종이 시작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방역의 고삐를 다시 죄는 곳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가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뉴욕시 보건당국은 16일, 사무실이나 상점 등 사람들이 모이는 실내 공간에서 의료용 수준의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의무까지는 아니지만 강력하게 권고한다는 걸 보니 뉴욕에서도 확진자가 많이 늘었나 보군요?
기자) 네, 뉴욕시 코로나19 위험도는 ‘중간’에서 ‘높음’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그만큼 코로나 확진자와 입원 환자 수, 그리고 코로나 환자의 병상 점유율이 높아진 건데요. 보건당국은 또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5세 이하 어린이 또는 65세 이상 노인 등 중증 위험이 큰 사람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실내 모임은 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뉴욕이 마스크 의무 착용을 언제 해제했었나요?
기자) 지난 3월 초였습니다. 뉴욕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지난 1월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이후 확산세가 잦아들자 식당 등 실내 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했습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현시점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확진자 증가로 “병원들이 비상사태에 들어가거나 그런 경향을 보일 경우, 의사들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