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9명 등 최소한 2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24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브라이언 켐프 현 조지아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를 물리쳤는데요. 이날 여러 주에서 진행된 당내 경선 결과 정리해봅니다.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 자동차 여행객 숫자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남부 텍사스주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많은 아이가 목숨을 잃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에 있는 롭초등학교에서 24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텍사스 공공안전부는 이번 사건으로 어린이 19명과 성인 2명 등 최소한 21명이 숨졌다고 밝혔는데요. 미 언론은 10년 전 발생했던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최악의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이 어떻게 발생한 건지 정황을 좀 알려주시죠.
기자) 네, 총을 쏜 용의자는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18살 고등학생 샐버도어 라모스 군입니다. 라모스 군은 이날 오전 다른 장소에서 할머니를 총으로 쏴 중태에 빠트린 후 차를 몰고 롭 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학교 경찰의 제지를 뚫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 오전 11시 30분쯤부터 교실을 돌아다니며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라모스 군은 경찰과 대치하다 진압 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요. 경찰은 라모스 군이 방탄복에 권총과 AR-15 반자동 소총, 고용량 탄창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범행의 동기는 뭔지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수사 당국이 조사 중에 있습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일단, 라모스 군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는데요. 미 언론은 라모스 군이 사건 전에 소셜 미디어에 총과 탄창 사진 등을 올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총격범이 18살 고등학생이라는 점이 충격적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며칠 전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슈퍼마켓 총격 사건의 용의자도 18살이었는데요. 이번 두 사건을 통해 합법적인 총기 구매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또 나오고 있습니다. FBI가 23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총기난사범 가운데 젊은 연령층 비율이 낮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지난해 발생한 61건의 총기 난사 사건 가운데 18살 총격범은 2명이었고요. 19살에서 24살 이하는 14명이었습니다.
진행자) 18살 청년의 손에 많은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는데, 사망자 외에 부상자도 많다고요?
기자) 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당초에 학생 14명과 교사 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자가 더 늘었습니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고 있는데 중상자들도 있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 어떤 곳입니까?
기자) 유밸디는 텍사스의 대도시 샌안토니오에서 서쪽으로 약 135km 그리고 멕시코와의 국경에서는 북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부 국경과 멀지 않은 곳인데요. 총격범을 사살한 법 집행 요원도 미 국경순찰대원이었습니다. 이 지역의 인구 대부분은 중남미계로 사건이 발생한 롭초등학교 재학생도 대부분 중남미계이고요. 전교생은 약 600명 정도 되는데 2학년에서 4학년생들만 재학 중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총격 희생자들 연령도 어리겠군요.
기자) 네, 대부분 7세~10세로 추정됩니다. 총격 사건 이후 유밸디 교육청은 지역 내 모든 학교를 폐쇄하고 학사 일정도 중단했는데요. 다음 주 여름 방학을 앞두고 있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애도를 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과 일본 순방 후 귀국 길에 사건 소식을 접한 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도착 직후 대국민 연설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희생자들과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 후 총기 사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종류의 ‘매스 슈팅(mass shooting)’, 즉 ‘대규모 총격’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며 “왜 우리는 이런 ‘대학살(Carnage)’과 함께 살려고 하는가, 왜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두는 것이냐”며 “행동해야만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행동이 필요하다는 말은 법적인 제지가 필요하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단체의 로비에 맞서야 한다”며 의회가 ‘상식적인 총기법’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총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의회에서 총기 규제를 제한하는 입법 움직임이 있어왔지만, 번번이 실패해왔는데요. 특히 지난 2012년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6명이 목숨을 잃는 참극이 발생한 후 총기 규제 강화 여론은 크게 높아졌지만, 하지만 이후에도 총기 규제는 그다지 강화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사건으로 총기 규제 입법이 다시 추진될까요?
기자) 그런 움직임도 예상됩니다. 코네티컷주 출신 크리스 머피 연방 상원의원은 24일 의회에서 동료의원들을 향해 “우리가 뭘 하고 있는 거냐”며 법안에 대한 타협점을 찾을 것을 촉구하며 열변을 토했습니다. 머피 의원은 신원조회를 통해 범죄자나 정신 병력 등 부적격자의 총기 구매를 막는 총기 규제법안을 발의한 의원인데요. 머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발생한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에는 실패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에 텍사스주에서 유사한 총격이 발생하자 다시 의원들에게 법안 처리를 호소하고 나선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지난해 총기 거래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두 가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논의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총기를 규제하자는 입장이지만,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총기 소유를 헌법이 보장하는 권한으로 보고 규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텍사스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 아닙니까?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소속인 애벗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텍사스 주민들이 희생자들과 유밸디를 위해 슬퍼하고 있다”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지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하는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우리는 이러한 총격을 너무 많이 목격했다”며 “온 나라가 엄청난 인명 피해로부터 회복하기 노력하는 유밸디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텍사스에서는 이때까지 총격 사건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 5년간 여러 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산타페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요. 2017년엔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한 교회에서 예배 도중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텍사스에서 곧 총기 관련 행사도 열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27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미국 최대 총기 옹호 단체이자 로비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 연례총회가 열릴 예정인데요. 애벗 주지사와 크루즈 의원 모두 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화당이 텃밭인 텍사스주는 총기 소지 권리를 광범위하게 보장하고 있는데요. 대형 총격 사건 후에 열릴 NRA 행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24일 있었던 여러 주의 예비 선거 결과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가장 관심을 끌었던 공화당 당내 경선이었죠? 조지아주 주지사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브라이언 켐프 현 주지사가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을 꺾었습니다. 지지율 격차가 73%대 22%로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진행자) 이 경선이 관심이 끌었던 이유가 바로 전 대통령과 전 부통령의 대리전 양상이었기 때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켐프 주지사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지지를 받았고 퍼듀 전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는데요. 결국 펜스 전 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은 켐프 주지사가 승리한 겁니다.
진행자) 이번 투표 결과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쿡 정치보고서’의 찰리 쿡 설립자는 VOA에, 이번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 영향력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쿡 설립자는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잘 알지 못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은 엄청난 힘을 가진다”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두 후보가 백지상태였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가 큰 의미가 있었겠지만, 이번 경우처럼 많이 알려진 정치인들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가 많은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의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진행자) 맞습니다. 또한 이번 조지아주지사 경선은 펜스 전 부통령의 대선 출마를 타진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작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결과 불복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인증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등의 골이 깊어졌는데요. 따라서 조지아주 주지사 경선은 두 후보의 대리전일 뿐 아니라 2020년 대선을 둘러싼 사기,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생각의 변화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 경선 결과도 보죠.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했던 후보들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맡았던 새라 샌더스 전 대변인은 아칸소 주지사 후보로 공화당 경선에 나섰는데요. 예상대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면서 1천400만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선거자금을 모아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주지사 후보로 선출된 침례교 목사 출신 크리스 존스 후보와 맞붙게 됩니다.
진행자) 텍사스주에서도 경선이 있었죠?
기자) 네, 텍사스주에서는 주법무장관 공화당 후보로 텍사스에서 한때 강력한 정치적 힘을 발휘했던 부시 가문 출신이 출마했습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손자 조지 P. 부시 후보가 나와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하지만 켄 팩스턴 현 주 법무장관에 완패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팩스턴 법무장관은 선거 전에 일부 법률적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결국 승리하면서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오는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 많은 미국인이 자동차를 타고 여행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모리얼데이 주말 동안 자동차로 50mi, 그러니까 약 80km 이상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 3천900여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미자동차협회(AAA)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년도와 비교하면 얼마나 증가한 겁니까?
기자) 지난 2021년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보다 8.3% 증가한 수치인데요.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여행객 수준의 92%까지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AAA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메모리얼데이가 바로 다음 주 월요일이죠?
기자) 맞습니다. 메모리얼데이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전사자들을 기리고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방 공휴일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메모리얼데이는 미국에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의 시작을 알리는 시점이기도 한데요. 메모리얼데이는 매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로 올해는 5월 30일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 휘발유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자동차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군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메모리얼데이와 함께 시작하는 여름철 여행 시즌의 시작은 소비자들이 연료 가격 인상을 얼마만큼 용인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휘발유 가격을 추적하는 ‘개스버디(GasBuddy)’의 패트릭 디한 분석가는 미국인들은 높은 (휘발유) 가격에 아직은 큰 반응을 보이는 것 같지 않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유가가 얼마나 올랐죠?
기자) AAA에 따르면, 5월 24일 기준으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9 달러인데요. 지난 한 해 50% 상승한 건데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첫 3개월 동안 자동차 운전자의 이동 거리는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비싼 유가에도 미국인들이 자동차 여행길에 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진행자) 지난 2년간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조처로 여행을 제한받았던 미국인들이 이제 방역 조처가 풀리면서 자동차 여행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휘발유 가격이 앞으로 계속 더 오를 거라고요?
기자) 내, 디한 분석가는 머지않아 유가가 5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미국 내 10개 주와 워싱턴 D.C. 등은 이미 휘발유 가격이 5달러를 웃돌고 있고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6달러 이상으로 급등했습니다.
진행자) 휘발유 가격이 이렇게 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금수 조처가 단행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는데요. 게다가 석유 수입은 감소하는 반면 수출은 증가하고 또 여름철을 앞두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의 유가는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원유량도 줄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재고는 7주 연속으로 감소하면서 2억 2천만 배럴까지 떨어져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JP 모건은 미국의 석유 수출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지속되고 정유 가동률도 떨어진다면 소매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6달러 또는 그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AAA의 전망에 따르면, 이런 휘발유 가격 상승도 미국인의 여행 욕구를 꺾지 못할 거라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자동차 휘발유 소비는 이번 달에 하루 912만 배럴에 도달하고 7월에는 하루 931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에너지정보청은 전망했습니다. 데빈 글래든 AAA 대변인은 미국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이 오르는데도 자동차 운전을 줄이는 대신, 외식비 다른 비용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로이터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