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국 내 외국인 이송을 위해 고려항공 여객기를 평양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띄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전면 봉쇄한 지 40여 일 만인데요, 평양을 빠져나온 외교관들은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는 북한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북한 당국이 현재 다루고 있는 최대 현안이라고 평양주재 독일대사가 말했습니다.
9일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피트 헬트만 대사는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평양을 포함해 북한 전역에서는 모두들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헬트만 대사] “Now it is business as normal, but you can see that everybody wears their masks, like you do, but without exception, everybody does that and there is certain tension in the city and all over the country, because people are aware of the coronavirus and they have it in all their media, so it's the biggest issue that they are dealing with at the moment."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지난 1월 말 국경을 전면 봉쇄한 북한은 이날 자국을 떠나길 원하는 외국인 이송을 위해 평양-블라디보스토크 간 고려항공 특별여객기를 운항했습니다.
이 여객기는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출발해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전 10시 50분경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습니다.
여객기 탑승 인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AP’통신은 독일 외교관들을 인용해 외국인 63명과 북한 승객 40명 등 모두 103명이 탑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주재 러시아대사관은 독일대사관과 프랑스 협력사무소, 스위스 개발협력사무소의 모든 직원과 자국 공관의 직원 13명, 폴란드, 루마니아, 몽골, 이집트 외교관들이 출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평양을 빠져나온 외교관들은 러시아 입국 직후 취재진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받고 있는 북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독일대사관의 클라우스 스트로스 1등 서기관입니다.
[스트로스 서기관] "Most of the schools are closed and the international school is closed as well and they are supposed to open at the end of this month, at the end of March. Everybody is hoping for flights to resume, for borders to re-open, but in Pyongyang you don't feel any restrictions, as I said, the people are wearing masks, but that's about all."
스트로스 서기관은 국제학교를 포함해 북한 내 대부분 학교가 이달 말까지 잠정휴교 상태라며, 모두가(외국인)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고 국경이 다시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평양 상황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것 외에는 특별한 제약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상황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난주 격리 해제 이후 자전거를 타고 도시 주변을 둘러봤는데 공사 현장과 공공생활, 가게 영업 등이 계속 진행되는 등 특별한 것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스트로스 서기관] "In my opinion it is under control, we were freed of the quarantine in the last few days and we did a cycling trip around town on Saturday - about 35 kilometres - and there was nothing to see out of the ordinary, everything was fine, only everybody is wearing masks, that's the only thing we found a bit strange. But construction is going on, public life is going on, shops are full, there's no problems whatsoever."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파를 막기 위해 취했던 외국인 격리 조치를 약 한 달 만인 지난 2일 해제한 뒤 평양 내 외교관 구역 내 상점과 백화점 운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북한이 현지 철수를 원하는 외교관과 국제기구 관계자 등을 위해 6일 고려항공 특별기를 운항할 계획이라고 일부 언론들이 보도했지만, 실제 이송은 9일 이뤄졌습니다.
평양을 떠난 외국인들은 북한 내 감염자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이탈리아 협력사무소 관계자는 만약 감염 사례가 있다면 북한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 평양 협력사무소 직원] I can't really say anything about this (whether there is coronavirus in North Korea), you know, really. But I believe that really there are no cases in North Korea, because otherwise the government doesn't have any interest in not saying about the cases (of coronavirus), because they need help from the outside. If there are some cases, they say and then they ask for help from international community."
전문가들은 전염병에 취약한 북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의학적 감시 대상자만 있을 뿐 현재까지 확진자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전국적인 격리 규모를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강원도 등 대부분 지역에 걸쳐 각각 3천~1천 명 단위로 격리 대상자를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