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유니세프 "동남아 코로나 급속 확산, 의료붕괴 우려"... 이스라엘 내달 봉쇄 해제


26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맞으려는 시민들이 아침 일찍 줄서 있다.
26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맞으려는 시민들이 아침 일찍 줄서 있다.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위기가 주변국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아동기금 유니세프가 동남아시아 지역의 의료붕괴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한편 일부 선진국들에서는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봉쇄 해제 조치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조지 라리아-아드제이 남아시아 사무소장은 25일 제네바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동남아시아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라리아-아드제이 사무소장] “Over three new COVID-19 infections are being recorded every second. Mortality in the region has risen sharply, with one person dying every 17 seconds from COVID-19.”

매초 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17초에 1명씩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의 범위와 속도가 각국의 대응 능력을 훨씬 능가한다는 것입니다. 라리아-아드제이 사무소장은 현지의 “취약한 보건 체계가 실제로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언론단체 탐사보도사무국도 25일 보건, 시민단체들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인도,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들의 의료체계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폭증 사태… 인도 넘어 동남아로

지난 3월부터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진 인도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6일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20만8천900여명, 신규 사망자는 4천157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누적 확진자는 2천700만 명으로 세계 2위, 누적 사망자는 31만1천여 명으로 세계 3위입니다.

인도 보건 당국에 따르면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북부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병상 부족과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인도 북부 프라야그라지 외곽 산소 공급소에서 지난 4월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 치료를 위한 산소통을 옮기고 있다.
인도 북부 프라야그라지 외곽 산소 공급소에서 지난 4월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 치료를 위한 산소통을 옮기고 있다.

인도 북부 지역의 한 작은 마을에서도 코로나 환자들이 야외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요게시 탈란 씨는 VOA에 “병원에 가면 병상이 없고 치료해 줄 수 없으며 의사와 의료요원도 없다고 한다”며 “민간병원에 가면 약만 줄 뿐이다. 환자들은 막막하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인도 전체 인구의 3%만 백신을 맞은 상황으로, 전 세계에서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심각한 10개 나라 중 접종률이 가장 낮은 것입니다.

국경을 맞댄 네팔도 상황이 심각합니다. 국제적십자사는 네팔의 상황이 ‘재앙적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네팔에서는 한 달 전에 비해 감염자 수가 57배 폭증했고, 코로나 19 검사의 절반이 양성 판정을 받고 있습니다. 병상 부족 사태도 심각합니다.

[녹취: 사미르 쿠마 아드히카리 대변인] “Almost all hospitals are packed, some hospitals have their spaces, but we are unable to operationalize them because of shortage of oxygen and other logistics.”

네팔 보건부 사미르 쿠마 아드히카리 대변인은 VOA에 “거의 모든 병원이 수용 인원을 초과했고, 일부 병상이 남은 병원도 산소호흡기가 부족해 운용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태국의 확진자 수는 4월 초 이래 4배로 늘어 13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26일에는 신규 사망자 수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말레이시아도 26일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최대인 7천500여 명을 기록했고, 일일 확진자와 사망자 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스리랑카에서는 병상의 88%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선진국 백신 접종 확대... 이스라엘 내달 방역조치 해제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지난 주 14% 줄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특히 가장 크게 줄어든 유럽의 경우, 전주에 대비해 신규 확진자는 25%, 신규 사망자는 21%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오는 30일까지 EU 성인 인구의 46%가 백신을 최소 1회 맞을 것이라고 26일 밝혔습니다.

캐나다도 9월까지 2차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성인이 50%에 도달했습니다. 로셸 왈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25일 브리핑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오는 5월 31일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에 가족들과 안전하게 모임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왈렌스키 소장] “Thanks to vaccines, tens of millions of Americans are able to get back to something closer to normal: visiting friends and family.”

왈렌스키 소장은 “백신 덕분에 수 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정상적인 삶에 가깝게 친구들과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발병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지난주에 비해서 신규 감염은 22% 줄고 사망률은 11% 줄었습니다.

지난 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가 완화된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시장에서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다.
지난 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가 완화된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시장에서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도 내달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코로나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한다며 “이스라엘이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코로나 사망자 수가 하루에 한 두 명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의 기원과 관련해 미 정보 당국의 판단이 엇갈린 상황이라며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 자료 제공 등 협조를 촉구했습니다.

중국은 올해 초 세계보건기구 WHO의 조사에서 이미 결론이 났으며, 2019년 12월 첫 감염이 보고되기 전에 중국에 코로나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