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을 맞아 미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또다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에서 발견된 변종은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세계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감염 실태와 백신 현황에 대해 조은정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죠?
기자) 예. 존스 홉킨스대학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누적 확진자가 21일 현재 1천8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지난 17일 1천 700만 명을 넘긴 뒤 불과 나흘 만에 100만 명이 늘어난 것입니다. 미국에서 올해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첫 100만 명에 도달하기까지 98일이 걸렸는데요. 11월 8일 1천만 명을 넘긴 뒤 4일에서 6일 만에 100만 명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22일까지 32만 900여명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도 미국 내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CDC 국장은 지난 2일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화상대담에서 내년 2월까지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가 45만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레드필드 국장] “Right now, we unfortunately have a pandemic that’s really throughout the nation. The reality is December, January and February are going to be rough times. I actually believe they’re going to be the most difficult time in the public health history of this nation.”
레드필드 국장은 “불행히도 지금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다”며 “12월, 1월, 2월은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 미국의 공중보건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이 미국에서는 코로나 3차 대유행 기간이죠?
기자) 예. 1차 대유행은 지난 3월 시작됐는데 4월 15일 하루 2천75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주요 확산 지역은 뉴욕과 뉴잉글랜드 지역이었고요. 2차 대유행은 6월 중순 시작해서 7월에 정점에 달했는데, 남부와 서부의 대도시들에서 주로 확산됐습니다. 9월 시작된 3차 대유행은 미 전역에서 진행 중이고, 확산세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0.4초마다 새로운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지요?
기자) 예. 특히 본격적인 겨울철을 맞아 실내 활동이 늘면서 바이러스가 더 쉽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코로나 ‘3차 대유행’ 중인데요, 매일 1천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타이완에서는 지난 4월 이후 첫 지역 감염이 발생했고요. 독일은 지난주부터 상점과 학교, 보육시설이 문을 닫는 전면봉쇄에 들어갔습니다. 영국은 22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3만7천여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2일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7천 763만여 명으로 7천만명 을 넘어선 지 불과 열흘만에 10% 넘게 늘었고, 누적 사망자는 8일만에 10만 명이 늘어 17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에서는 특히 최근에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해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죠?
기자) 영국에서는 기존 대비 감염력이 70% 더 큰 변종이 출현해 지난 주말 보리스 존슨 총리가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를 긴급 봉쇄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보리스 존슨 총리] “These areas will enter a new Tier 4 which will be broadly equivalent to the national restrictions which were in place in England in November. That means residents in those areas must stay at home..”
존슨 총리는 이들 지역을 코로나 대응 4단계로 격상한다며 모든 주민들은 법적인 예외를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고, 모든 가게, 체육관, 미용실 등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에서 변종이 출현하자 전 세계 50개국 이상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 또는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최근 개발된 백신들이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올 법 한데요.
기자) 전문가들은 최근 개발된 백신들이 영국에서 출현한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 백신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 박사는 “지금까지 백신에 내성을 지닌 단 하나의 변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화이자와 함께 백신을 개발한 독일 제약회사 바이오엔테크의 최고경영자는 백신이 영국의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 변종 바이러스도 아직 통제불능 상태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라이언 팀장] “At this stage, we don’t have evidence that this virus will change the severity, the diagnostics, or the value of vaccines going forward.”
라이언 팀장은 “지금 단계에서 이 (변종) 바이러스가 향후 감염의 심각성이나 진단, 백신의 효용성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코로나 백신 두 가지를 승인하고 접종을 시작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21일부터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앞서 14일에는 첫 번째 백신인 화이자 백신을 의료진에게 접종하기 시작했고요. 세 번째 백신도 곧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요. 미 보건후생부는 존슨앤드존슨이 소유한 제약업체 얀센이 개발 중인 백신 후보가 내년 1월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21일 화이자 백신을 공개적으로 접종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바이든 당선인] “I’m doing this to demonstrate that people should be prepared when it’s available to take the vaccine. There’s nothing to worry about. I’m looking forward to the second shot.”
바이든 당선인은 “백신을 구할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이 맞을 준비를 해야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오늘 접종했다”며 “걱정할 것 없다. 나는 두 번째 접종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각국이 속속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하고 접종에 나서고 있죠?
기자) 예. 영국이 처음으로 지난 8일 화이자 백신으로 대규모 접종을 시작해 일주일만에 13만 7천여 명이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이어 캐나다,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미국 순서로 화이자 백신을 승인했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초로 모더나 백신을 지난 18일 승인했고요. 유럽연합은 21일 화이자 백신을 승인했고, 며칠 내로 EU 27개국에서 접종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중동의 아랍에미리트는 중국 시노팜 백신으로 15일 접종을 시작했고, 이스라엘은 20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며, 바레인은 화이자와 시노팜 백신을, 쿠웨이트는 화이자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러시아는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 백신을 이달 5일부터 일반인들에게 접종하기 시작했고, 중국은 시노팜, 시노백 등 5개 종류 백신 개발 마지막 단계이며 연말부터 접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백신을 맞아도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계속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신이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어, 접종 뒤에도 약간의 감염 가능성이 남아있고, 또 본인은 저항력이 생겼어도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의 약 70%에서 80%가 백신 접종 등을 통해 면역력을 갖춰야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빨라도 내년 여름에나 예전과 같은 정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조은정 기자와 함께 겨울철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실태와 백신 현황 등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