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신종 코로나 사망자 1만 명 넘어…각국 ‘전시체제’ 선포


이탈리아 브레시아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이탈리아 브레시아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돌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1만 명을 넘었습니다. 미국 등 각국 정상은 ‘전시 상황’ 돌입을 선언했고 민간 제조기업들도 의료물품 생산에 돌입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 존스 홉킨스 대학 통계에 따르면 20일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사람이 1만 명을 넘어 섰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난해 12월 31일 처음으로 발병을 보고한 후, 약 석 달 만에 1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겁니다.

같은 호흡기 계열의 전염병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로 인해 770여 명이 숨지고, 중동급성호흡기증후군 MERS에 감염돼 약 850명이 사망한 것과 비교할 때 엄청 빠른 속도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겁니다.

특히, 발병 초기 중국에서 사망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뒤 최근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하룻새 4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는 등 상황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상황은 ‘전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지난 18일)] “I view it as a, in a sense, a wartime president. I mean, that’s what we’re fighting. I mean, it’s a very tough situation.”

어떤 의미에서 자신은 ‘전시 대통령’이고 우리는 싸우고 있으며 그만큼 힘든 상황이라는 겁니다.

유럽 각국 정상들도 현재 상황을 ‘전시’로 인식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8일 대국민 담화에서 현 상황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맞은 가장 큰 위기라며 국민들이 연대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메르켈 총리(지난 18일)] “Since German reunification, no, since World War II, there has not been a challenge to our country that depends so much on our joint, solidarity-based action.”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마크롱 대통령] “We are at the start of this crisis, as I have reminded the French people in the beginning of this week.”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할 때에 대비해 ‘국방물자생산법’(Defence Production Act)을 발동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ll be invoking the Defense Production Act, just in case we need it. In other words, I

think you all know what it is, and it can do a lot of good things if we need it.”

한국전쟁 당시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은 대통령이 민간 부문의 생산에 개입해 필요한 물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별개로 실제 민간 부문에선 벌써 의료 물품 제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제전문지 ‘포츈’은 지난 17일 2차 세계대전 당시 총기와 탱크 등을 제조하며 미국을 지원했던 미국 자동차업체 ‘GM’사가 이번엔 중국 공장에서 의료용 마스크를 제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른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사는 최근 성명을 발표해 산소호흡기나 다른 기기와 같은 물품 제조를 포함해 어떤 방법으로든 정부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엘론 머스크는 19일 트위터를 통해 “산소호흡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즉시 만들 수는 없지만 어느 병원에서 필요하냐”며 이를 생산할 뜻을 밝혔습니다.

유럽 민간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의 유명 명품업체 ‘루이비통’의 모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프랑스에 있는 자사의 향수·화장품 제조 시설에서 손 세정제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포도주 업체인 ‘페르노 리카’는 미국 공장에서 손 소독제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롤스로이스 등을 포함한 60여 제조업체에 산소호흡기와 같은 필수 의료장비 생산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0일 관영 `노동신문’을 통해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조건에서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전염병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다시 한 번 확진자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