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평양 주재 대사관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잠정폐쇄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외교관들을 격리해 활동이 불가능해진 데 따른 조치입니다. 스위스도 개발협력청 평양사무소 운영을 잠정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 외교부는 29일 북한에 상주하는 외교관들의 이동 제한 때문에 평양 주재 대사관을 “잠정폐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일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평양 주재 대사관 인력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일시적으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일 외교부 관계자] “Due to the restriction of movement for diplomats in North Korea, the Federal Foreign Ministry will temporary close its Embassy in Pyongyang and withdraw its personnel temporarily earliest possible.”
이 관계자는 평양 주재 대사관의 “정상 운영이 다시 가능해지면 최대한 빨리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안에 관해 유럽의 파트너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독일 외교부 관계자] “The Embassy will resume its operations as soon as normal operations are possible again. The German Government is in close contact to its European partners on that matter.”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을 떠나기 원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평양-블라디보스토크 항공 노선을 운행하겠다고 발표했고, 현재 이에 관해 북한 당국과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독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막기 위해 외교관들의 여행과 국내 이동을 제한한 북한 당국의 대응책에 관해 수 차례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바이러스 유입 방지책으로 국제선 열차와 비행편을 모두 중단하면서 외교관들의 여행이 제한됐다는 겁니다.
또한 북한 내 모든 외국인들이 격리 상태에 있고, 독일 외교관도 현재 대사관저에 격리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독일 외교부 관계자] “North Korean Authorities ceased all non-domestic train and flight connections. This also applies for diplomats. All foreigners in North Korea are currently under quarantine – which also applies for German diplomats, who are currently under quarantine on the German compound.”
이 관계자는 독일 정부가 외교관의 여행 제한과 격리에 관해 북한 당국에 “여러 차례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외교부 관계자] “Germany has brought its protest on multiple occasions to the knowledge of the North Korean government.”
이에 앞서 스위스도 28일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조치 때문에 외교부 산하 개발협력청 평양사무소(SDC)의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외교부의 노에미 찰튼 대변인은 이날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의 국경 봉쇄로 평양사무소의 인도적 지원 활동이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위스 외교부 대변인] “The closure of the borders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to prevent the spread of the coronavirus (COVID-19) on its territory seriously hampers the activities of the humanitarian office of the Swiss Agency for Development and Cooperation (SDC) in Pyongyang.”
그러면서, “스위스 연방 외교부 (FDFA)는 북한 내 인도적 지원 활동을 잠정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내 여건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대로 인도적 지원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위스 외교부 대변인]“ The FDFA has therefore decided to temporarily suspend its humanitarian activities in the DPRK. As soon as conditions in the DPRK return to normal, the FDFA will resume humanitarian work.”
지난 1995년 대북 인도적 지원을 시작한 스위스 개발협력청은 1997년부터는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두고 식량과 식수, 농업 지원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한편 평양의 한 소식통은 28일 평양 내 프랑스 협력사무소도 현지 인력을 모두 철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정확한 철수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3월 6일 평양에서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특별 항공편이 예정돼 있지만 실제 운행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책에 따라 다른 나라들도 평양 주재 공관의 운영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도 지난 20일 `타스 통신’에, 254명의 러시아인들이 북한에 격리돼 외부로 나갈 수 없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외교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며, 북한 관리들과의 회의나 대화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막기 위해 1월 31일부터 중국과 북한 사이의 모든 열차와 항공 노선 운행을 중단한 이후 국경 봉쇄의 수위를 점차 높여갔습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4일 공개한 외교서한에 따르면 북한은 국경을 통과해 입국한 외국인의 격리기간을 15일로 설정했습니다.
또 새로운 외교공관 직원들 혹은 물품 구매를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직원들의 북한 입출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습니다.
북한은 2월 중순 코로나바이러스 격리 기간을 “잠정적으로 30일로 연장”한다면서, 평양에 주재∙체류하는 “외국인들은 이를 무조건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인 격리 기간이 3월 1일까지로 연장됐습니다.
한편 김형훈 북한 보건성 부상은 지난 27일 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진단과 치료 방법이 완전히 확립될 때까지” 국경 봉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