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역대 세 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 세계적 전염병, 팬데믹으로 선언한 가운데 국제사회는 북한에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전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대응에는 신속하지만 투명한 정보 공개가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팬데믹으로 선언했습니다.
[녹취: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We have therefore made the assessment that COVID-19 can be characterized as a pandemic.”
WHO의 선언은 지난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 플루에 이은 세 번째 팬데믹 선언입니다.
앞선 2009년 신종 플루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북한은 철저한 방역 활동에 집중했습니다.
2009년 `조선중앙TV’ 보도 내용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보도(지난 2009년)] “지금 세계적으로 신형 독감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그 전파를 철저히 막는 것은 매우 절박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평양방송’은 또 “감염 의심자는 격리시켜 확진될 때까지 의학적 감시를 하고 있다”며, 감염 의심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당시 북한이 신종 플루 사태와 관련해 준전시 상황인 ‘긴급대상 11호’를 선언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 팬데믹, 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선 북한의 대응이 훨씬 더 공세적으로 강화됐습니다.
2009년 당시에는 연일 방역작업을 강조하면서도 국경을 폐쇄하지는 않았는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선 초기에 즉각 중국과의 국경을 차단했습니다.
아울러 철도와 항구, 공항 등 육∙해∙공 국경을 모두 닫아 외부로부터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했습니다.
탈북민 출신 전염병 전문가인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이렇게 방역에 집중하는 이유는 열악한 의료체계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최정훈 교수] “북한 의료체계가 열악하다는 것은 세상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만, 우선 병원이나 보건기관들의 전기와 상수도는 물론 진단할 수 있는 의료장비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이미 있는 장비도 가동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주목되는 건 두 차례 모두 북한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의심받았다는 사실입니다.
2009년 6월, WHO는 “국가마다 발병 시기와 정도가 다를 수 있지만 북한 주민도 감염될 위험이 크다”며 북한 내 신종 플루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북한은 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3일 현재 북한과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에서 누적 확진자 수가 약 8만 명, 그리고 한국에서 약 8천 명으로 9만 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북한은 단 한 건의 감염 사례도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최 교수는 북한체제의 특성상 전염병 발병 여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정훈 교수] “전염병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와 전혀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사회주의의 우월한 보건의료 시스템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선전해 왔는데, 이런 것들이 허물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염병에 한에서 만큼은 함구하는….”
하지만, 2009년 12월 북한은 수 개월 만에 9명의 신종 플루 환자 발생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발표로, 이후 북한은 한국 정부로부터 신종 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 50만 명 분을 지원받았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인도주의 보건센터’의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는 무엇보다 북한이 현재 정확한 내부 상황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로빈슨 교수] “I hope the message to North Korea is the world is there to help. You don't need to remain in isolation, and that actually won't help. Cooperation is the most effective strategy. Viruses do not respect borders.”
세계는 북한을 도우려고 하고 있으며, 북한은 스스로 고립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로빈스 교수는 협력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바이러스는 국경을 개의치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WHO의 마리아 컬코브 박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위해 각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컬코브 박사] “We have been working across all of the countries, affected countries and not, at assessing the situation over time from day one and we've been sitting up here telling you that there are many characteristics that are really important for us to better understand that relate to transmission.”
컬코브 박사는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한 나라든 그렇지 않은 나라든 모든 나라들과 사태 첫 날부터 평가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WHO는 바이러스 전파와 관련한 문제를 좀더 잘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다양한 특성들에 대해 각국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