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역대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합의했습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방역 장비와 의료용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행정부와 상원이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2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에 합의했습니다.
백악관의 에릭 우랜드 의회 담당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닷새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경기부양 패키지는 의료시설과 일반 국민, 중소기업, 각 주와 지방정부 등 4개 분야에 대한 지원이 핵심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병원 등 의료시설에 1천 300억 달러, 주요 기업 대출 프로그램에 5천억 달러, 각 주와 지방 정부 지원에 1천 500억 달러를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연간 소득 7만5천 달러 이하 미국인을 대상으로 1인 당 한 차례 1천200달러를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대표는 이번 경기부양 패키지에 대해 “사실상 미국에 대한 전시 수준의 투자”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매코널 의원] “In effect, this is a wartime level of investment into our nation. The men and women of the greatest country on earth are going to defeat this coronavirus and reclaim our future. And the Senate is going to make sure they have the ammunition they need to do it.”
지구상 가장 위대한 나라인 미국 국민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치고 미래를 되찾을 것이며, 상원은 이를 위해 미국인들이 필요한 탄약을 확보하도록 분명히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경기부양 패키지 합의는 축하의 순간이 아닌 필연의 순간”이라며 “우리는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미국인들의 염려를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슈머 의원] “This is not a moment of celebration, but one of necessity. We have the anguish of the American people wondering about the future of their health, the health of their loved ones and the econ-omy necessitates us to do all we can to help them and help our country.”
지금의 경제 상황은 미국과 미국인들을 돕기 위해 의회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번 경기부양 법안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조 5천억 달러 보다 훨씬 큰 규모이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합의가 매우 신속하게 이뤄진 점이 특징입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방역장비와 의료용품 확보를 위해 한국 등 동맹국들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미국대사관들에 주재국의 의료장비 제조 능력과 여유분 여부를 확인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는 데이비드 헤일 국무부 정무차관이 내부 이메일을 통해 유럽과 유라시아 주재 미국대사관들에, 미국에 “주요 의료 용품과 장비”를 팔 수 있는 나라를 파악해 보고하도록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헤일 차관은 이메일에서 “필요에 따라 수 십만 대의 환풍기 등 장비를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주재 독일대사관은 25일 미국 정부의 관련 요청이 있었는지 묻는 VOA의 질의에, “독일 정부는 미국의 의료용품 지원 요청에 대해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를 위한 진단 시약을 요청했습니다.
또,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말레이시아의 의료용 고무장갑 제조업체인 WRP 아시아 패시픽사에 대한 금수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의료용 장갑 부족 사태가 심각해진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워싱턴 주재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대사관 등은 미국의 의료 지원 요청이 있었는지 묻는 VOA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