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 접경지대를 중심으로 6개월 넘게 번지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최근 다시 급속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평안북도에 돼지들이 전멸했다는 한국 정보당국의 보고와 북한 전 지역 확산 가능성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또다시 포사격 훈련을 지시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강양우)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최근 연천 등 한국 경기도 북부지역에 이어 양구 고성 등 강원도에서 잡힌 멧돼지에서도 확인됐습니다.
한국 파주에서 지난해 9월 첫 확진 사례가 나온 뒤 10일 현재 한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사례는 506건이며 이 가운데 40%는 지난 3월에 확인돼 아직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돼지열병은 폐사율이 100%에 이르지만, 아직 치료제는 없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9월 북한 전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됐다며 특히 평안북도에서는 돼지가 전멸했을 정도라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북한에 고기가 있는 집이 없다는 불평이 나올 정도라면서 북한이 지난해 5월 국제기구에 돼지열병 발병을 처음 신고한 이후 방역이 잘 안 돼 북한 전역에 확산됐다는 징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이미 북한에 토착화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조충희 / 굿파머스 연구위원 (전 북한 축산 수의방역공무원)
“개인들이 집에서 강에서 하천에서 마을우물이나 바닷가 이런 데서 이제 제 마음대로 자율적으로 도축을 하기 때문에 무질서한 도축 질서 때문에 실질적으로 토양 전체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오염되지 않았나…”
조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의 후진국형 도축 방식과 개인부업 축산은 수의 방역의 사각지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충희 / 굿파머스 연구위원 (전 북한 축산 수의방역공무원)
“전체 사육 두수의 60~70%가 개인부업 축산인데 개인부업 축산은 가축방역소에서 이제 통제가 되지 않는 방역 기관들의 통제 밖에 놓여있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오염이 되고 전국에 다 확산돼 있고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조 연구위원 역시 하천과 토양이 연결된 접경지역 발병 사례를 강조하며 한국 내 발병은 돼지열병이 창궐한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한국 방역당국 분석에 동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또 다시 군부대를 찾아가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전술유도무기와 대구경방사포 시험 발사 현장을 지켜봐 왔던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다시 군부대를 방문해 경기방식으로 진행된 포사격 훈련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격훈련은 동계훈련 막바지로 연료 절감 차원에서 포 사격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저강도 군사 행보로도 분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는 지난달 21일 북한판 에이태킴스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 사격 이후 약 3주만입니다.
미북관계 교착 국면에서 이같은 북한의 저강도 군사 행보는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