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가운데 조만간 중국과의 무역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또다시 제기됐습니다. 화물열차 등을 통한 단계적인 무역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이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의 변수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지난 1년 6개월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스스로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이 이르면 다음 달 북중 무역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28일 북중 화물열차 서비스를 포함한 양국간 무역이 이르면 8월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당초 4월로 예정했던 관련 계획이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취소됐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요리우리 신문도 최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신의주로 들어가는 철도편으로 식량과 화학비료, 약품이 보내지는 등 북중 무역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면서,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북한의 위기감이 뿌리 깊기 때문에 본격적인 무역 재개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북중 무역의 주요 관문으로 양국 간 무역 재개와 관련해 줄곧 관심이 집중돼 왔던 단둥과 신의주는 실제 올해 초부터 단둥 세관의 통관 검색기가 교체되고 신의주에서 보온 소독창고 등 방역 관련 시설을 정비, 건설하는 모습이 포착돼 교역 재개 준비라는 관측이 잇따랐습니다.
VOA도 민간업체의 위성사진을 통해 의주비행장 인근에 건물 여러 채가 들어서고 공항 안에 철로가 연결된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이 지금같은 고립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고려해 단계적인 무역 재개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 전 세계은행 고문
“북한이 최근 한국과 소통을 재개한 상황에서 중국에도 문을 여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정치적이고 정책적인 결정입니다. 그들이 향후 몇 달 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미 있는 방법으로 국경을 개방하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닙니다.”
반면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이 북한의 외부 관여 신호인지는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북중 무역의 조속한 재개가 이뤄질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내다봤습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조만간 무역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는 큰 기대는 어렵다고 봅니다. 국경 개방과 관련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들에게도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여전히 안전과 보건의 위험이 있습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식량 등 제재 위반이 아닌 품목들을 더 많이 수입할 수 있지만 하지 않았고 교역을 위해 방역시설을 건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진전이 없었다면서,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가 코로나 방역 때문이 아닌 시장 통제 등 다른 이유 때문일 수 있으며, 당분간 교역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