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가면 유명한 놀이동산인 디즈니랜드가 있습니다. 대형 놀이동산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디즈니랜드는 1955년 설립된 이후 전 세계에서 찾은 방문객들에게 꿈과 환상의 세계를 선사하고 있죠.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지난해 3월 이후 수 개월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데요. 정식 개장은 아니지만, 최근 디즈니랜드가 다시 사람들을 맞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코로나 백신 센터로 변신한 디즈니랜드”
[현장음: 디즈니랜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가장 심각한 곳이 미 서부의 캘리포니아주입니다. 따라서 현재 캘리포니아 전역에서는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워낙 인구도 많고 맞아야 할 사람도 많다 보니 대형 경기장이나 전시회장 등에서 백신 접종 장소로 선택됐습니다. 주에서 선정한 이른바 ‘슈퍼(super) 백신 접종 센터’ 5곳 가운데는 대형 놀이동산인 디즈니랜드도 포함됐는데요. 디즈니랜드의 일일 수용 인원은 7천 명에 달합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 신청을 받기 시작한 첫날, 디즈니랜드를 관할하는 오렌지카운티 웹사이트에는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신청했다는데요. 접종이 시작되자 디즈니랜드에는 백신을 맞기 위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몰리 니컬슨]
몰리 니컬슨 오렌지카운티 공공정보담당관은 미리 예약하지 않은 사람은 오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니컬슨 담당관은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몰리다니 정말 놀랍다고 했는데요. 오렌지카운티 웹사이트가 계속 마비가 될 정도로 많은 주민이 빨리 접종을 하기 원한다고 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현장을 찾은 수전 씨는 코로나 백신을 맞게 된 것이 큰 행운이라고 했는데요.
[녹취: 수전]
이제 살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웃어 보이는 수전 씨. 남편은 전날 맞았고, 본인도 이번에 맞게 됐다는 겁니다.
오렌지카운티 보건관리부의 클레이턴 차우 국장은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기 원하는 만큼 긴 줄과 대기시간을 예상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녹취: 클레이턴 차우]
앞으로 수 주간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게 될 때까지, 주민들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시고, 기저질환을 가진 취약한 노인층이 먼저 백신을 맞도록 배려해 달라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의료계 종사자를 포함해 65세 이하의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에 해당하는 인구는 650만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현재 주가 확보한 백신이 여기에 충분히 미치지 못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수개월 동안 굳게 닫혀 있던 디즈니랜드의 문도 다시 열게 됐는데요. 니컬슨 담당관은 디즈니랜드가 슈퍼 백신 센터로 선정된 데는 이유가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몰리 니컬슨]
디즈니랜드는 오렌지카운티의 아주 좋은 협력단체이자 지역에서 가장 큰 업체라는 겁니다. 무엇보다 디즈니랜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찾아오기 편리하고 또 사람들이 디즈니를 좋게 생각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센터로 적합했다는 겁니다.
디즈니랜드는 지난해 3월 폐쇄된 이후 현재 일부 상점만 운영하고 있는데요. 놀이 기구는 여전히 작동을 멈췄습니다.
애너하임 주민들은 빨리 백신 접종이 이뤄져서 디즈니랜드 인근의 호텔과 식당, 상점 등 자신들의 일터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소냐]
백신을 맞은 소냐 씨는 대중을 위해 일하다 보니 자신과 또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백신을 맞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는 디즈니랜드 외에 프로야구단인 LA 다저스의 홈구장도 코로나 백신 센터로 변신했는데요. 여기선 일일 1만2천 명이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 다른 대형 백신 센터에도 차들이 길게 줄을 선 풍경을 볼 수 있다는데요. 하루빨리 백신을 맞고 다시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기 원하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염원을 바로 이 백신 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코로나가 탄생시킨 가족 악단, 격리 4중주단”
[녹취: 격리 4중주단 소개]
미 동부 뉴욕시의 브루클린에 사는 제이슨 호크먼 씨 가족은 지난해 봄 코로나 사태로 뉴욕시에 봉쇄정책이 내려지면서 온 가족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자 제이슨 씨는 아이들과 함께 재미로 기타 연주를 하기 시작했고, 코로나 격리 상황에서 만들어졌다고 해서 ‘격리 4중주단(Quarantined Quartet)’이라는 이름의 가족 밴드를 결성하게 됐습니다.
[녹취: 엘리사 호크먼]
부인인 엘리사 씨는 제이슨과 노아, 두 아들을 위한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갖고 있었는데 팔로워, 즉 자신들을 따르는 사람이 50명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인스타그램을 ‘격리 4중주단’이라고 이름을 바꾸고는 매일 기타 연주 영상을 올렸다고 합니다.
[녹취: 제이슨 호크먼]
제이슨 씨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일하느라 너무 바빠서 아이들을 보는 시간이 일주일에 많아야 3번, 적을 땐 1번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9살인 노아와 11살인 조셉은 기타를 칠 줄은 알았지만, 실제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은 아주 쉬운 몇 곡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녹취: 조셉 호크먼]
조셉 군은 코로나 팬데믹 덕분에 온 가족이 함께 기타를 연주할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자 제이슨 씨 가족은 기타를 단순한 취미에서 쇼로 확대했는데요. 집 안 구석구석을 돌며 연주 영상을 찍고, 명절에는 특별한 복장을 하는 등 볼거리를 더했습니다.
거기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아와 조셉의 연주 실력도 부쩍 늘었는데요. 자연히 격리 4중주단이 연주할 수 있는 곡들도 늘어났고 그와 동시에 인스타그램의 팔로워도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노아 호크먼]
노아 군은 자신들이 이렇게 유명 인사가 될 줄은 몰랐다며, 기존의 팔로워 50명에서 50명 정도 더 늘 거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어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놀랍게도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격리 4중주단은 열흘마다 정식 온라인 연주회를 여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전 세계 음악인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녹취: 제이슨 호크먼]
제이슨 씨는 자신들의 팔로워와 팬들을 통해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바레인, 러시아, 이란,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세계 곳곳의 팬들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즉흥적으로 탄생한 4중주단이지만 심심풀이로 연주를 하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요. 사랑과 창의력, 그리고 자유가 만들어낸 활동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엘리사 호크먼]
엘리사 씨는 음악을 통해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듣고 느끼게 됐다고 했는데요. 이를 통해 가족이 더 끈끈하게 뭉치게 됐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격리 4중주단은 가족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했는데요.
[녹취: 제이슨 호크먼]
남편이자 아빠인 제이슨 씨 역시 팬데믹은 끔찍한 상황이지만, 가족이 함께 연주단을 꾸리게 된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200일이 넘는데, 자신뿐 아니라 다른 부모들에게도 이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며 선물과 같은 시간이라는 겁니다.
최근 인스타그램 메인 페이지에는 팔로워가 3억8천만 명이 넘는 격리 4중주단의 연주 영상이 게시되기도 했는데요. ‘죽여주는 가족이 함께하는 연주’라는 제목 아래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흐뭇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