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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코로나 의료진을 돕는 뉴욕 식당...집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코로나 의료진을 돕는 뉴욕 식당...집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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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 미 동부의 뉴욕주입니다. 빠르게 늘어나는 환자들로 인해 주 내 의료진이 총동원됐음에도 코로나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하자 뉴욕주는 미국 전역 의료진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과도한 업무로 인해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 의료진을 돕기 위해 뉴욕시의 한 식당이 나섰다고 합니다.

루카 디피에트로 씨가 뉴욕시의 한 병원에 무료 식사를 배달하고 있다.
루카 디피에트로 씨가 뉴욕시의 한 병원에 무료 식사를 배달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코로나 의료진을 먹이는 뉴욕 식당”

루카 디피에트로 씨는 뉴욕시에서 이탈리아 식당 5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뉴욕 주지사가 주 내 모든 식당의 폐쇄를 명령하고 포장 주문과 배달만 허용하자 루카 씨는 자신의 가게 4곳의 문을 닫고 1곳만 영업하기로 결정했죠.

그런데 지난 3월 19일, 루카 씨는 한 통의 주문 전화를 받게 되는데요. 뉴욕시 종합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먹을 40인분의 식사 배달 주문 전화였던 겁니다.

루카 씨는 이 주문 전화를 받고는 ‘많은 의료진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겠구나, 병원 외부에서 이들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으면 정말 도움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루카 씨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최전방에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해 바로 실행에 들어갔는데요. 일단, 이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가족과 직원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들과 함께 인터넷 웹사이트를 열어 특별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름하여 ‘Feed the Frontlines NYC’, 즉 ‘뉴욕시 최전방 식사 공급’이라는 운동을 전개하게 된 겁니다.

홈페이지를 만드는 작업은 루카 씨 딸인 이사벨라 양이 주도했는데요.

컴퓨터를 잘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하룻밤 사이에 웹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었다는 이사벨라 양. 관련 정보를 사이트에 올리고,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로그램을 홍보하면서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게 됐다고 하네요.

사람들은 자신의 지갑을 열어, 후원금을 내는 것도 아끼지 않았는데요.
‘뉴욕시 최전방 식사 공급’ 프로그램이 개설된 이후 모금된 금액이 1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수천 끼의 식사를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컴퓨터 게임 관련 사업체의 재무최고책임자(CFO)인 제롬 카펠러스 씨도 후원자들 가운데 한 명인데요.

후원이 생각보다는 쉬운 결정이었다는 제롬 씨는 이 프로그램이야말로 ‘윈윈(win-win)’, 그러니까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식당 주인인 루카 씨는 일부 종업원에게 계속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 대응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들에게 사랑과 감사, 그리고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루카 씨는 후원자들의 이런 적극적인 동참에 식사 공급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매일매일 배달하는 양이 늘고 있다며 이날은 응급실 의료진을 위해 100명분의 식사를 배달한다고 하네요.

루카 씨는 이렇게 음식을 공급하면서 의료진의 귀중한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누군가가 음식을 가져다주지 않으면 간호사들이 방호복을 다 벗고, 옷을 갈아 있고는 병원을 떠나 식당에서 음식을 찾아 병원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렇게 병원 입구에 가져다주니, 의료진들로부터 더없이 편리하고 좋다는 말을 듣는다는 겁니다.

이날도 음식을 받으러 나온 간호사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여러 상자에 가득 담긴 식사를 받아 들어갔습니다.

우연한 주문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의료진 지원 사업. 이를 통해 루카 씨는 식당의 문을 닫지 않고 계속 운영하게 된 건 물론, 후원자들의 관대한 기부 덕에 코로나바이러스로 신음하고 있는 뉴욕시의 의료진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게 됐습니다.

버지니아의 워킹맘인 줄리아나 콜 씨가 자녀들의 공부를 봐주고 있다.
버지니아의 워킹맘인 줄리아나 콜 씨가 자녀들의 공부를 봐주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코로나로 더 바빠진 일하는 엄마들”

미국의 많은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남은 학기까지 휴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여름 방학을 지나고, 가을에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다시 학교의 문을 여는 건데요. 그때까지 아이들 교육의 책임은 이제 부모들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하루 24시간 아이들과 함께하며 아이들을 먹이고, 놀리고, 공부시키기란 사실 쉽지가 않은데요. 재택근무로 집에서 일하게 된 일명 워킹맘들은 회사 일과 아이들 공부를 동시에 감당하느라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미 동부 버지니아의 한 가정을 찾아 확인해 보죠.

요즘 줄리아나 콜 씨 가정의 하루 시작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식탁에 모여 앉아 손을 한데 모으곤 기도를 하는 건데요. 집에서 이렇게 공부와 일을 할 수 있게 하심에 감사하며, 오늘의 배움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기도가 끝나면, 곧바로 수업이 시작됩니다.

줄리아나 씨는 오는 가을에 새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엄마이자 교사의 역할을 모두 감당하게 됐습니다.

줄리아나 씨의 3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선 매일 아침 당일에 공부할 내용을 인터넷으로 보내주는데요. 부모는 그 내용을 출력해 아이들이 해당 내용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또 필요한 동영상도 보내줘서 아이들의 학습을 돕는다고 하네요.

건강제품업체의 지역 부사장인 줄리아나 씨는 이렇게 달라진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전의 일상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학교에서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며 건강한 리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건데요. 또한 그날의 과제가 뭐가 됐던,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 하루의 계획을 세운다는 겁니다.

줄리아나 씨의 자녀들은 이렇게 확 바뀐 일상에 안 좋은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다고 했는데요.

4학년인 아이재아는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이 보고 싶긴 하지만, 집에서 하는 활동이나 가족들과 노는 건 또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줄리아나 씨 가족은 시간을 내 농구 경기 등 야외 활동 시간도 갖는데요. 아이들이 숙제를 빨리 끝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합니다.

8학년인 케일럽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친구와 함께 놀지 못하는 걸 아쉬워했는데요.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 딱 한 명하고만 같이 놀 수 있다는 케일럽 군은 그 친구와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며 다른 친구들과 놀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랜다고 했습니다.

자녀들을 돌보는 시간 사이사이, 줄리아나 씨는 직원들과 화상통화를 하며 업무를 진행하는데요.

다들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의 사정도 줄리아나 씨와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부사장인 줄리아나 씨는 비록 다들

집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이 소중한 선물일 수 있다는 줄리아나 씨의 말처럼, 미국의 많은 일하는 엄마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일과 육아를 병행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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