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가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주한미군을 비롯한 미군의 해외 주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프간이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라면서도, 이익을 서로 주고받는 ‘동맹의 진정한 의미’는 더욱 부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강양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철수에 대한 연설에서 미국의 국익을 강조하면서 아프간 스스로 싸우지 않으려는 전쟁에서 미국인이 싸울 수도 없고 싸워서도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국의 동맹과의 관계, 해외 주둔 미군의 지위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동맹 운용 방식’이 동맹에 도움을 주면서도, 반대로 도움을 받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며 한국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은 쌍방향인 경우입니다. 우리는 상호 군사관계를 맺으면서 미국이 한국을 지원하지만 한국은 페르시아만에 군함을 유지하는 식입니다. 한국은 미국의 안보를 지원하기 위해 다른 많은 일도 합니다. 아프간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전 세계 동맹을 유지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적지 않다면서 미한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아프가니스탄은 주요 동맹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한국은 중요한 동맹이며 이는 한반도 안보 문제만이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봤듯이 사이버나 무역, 인도주의 활동, 전 세계 관여 등 동맹은 군사와 안보적 측면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이번 아프간 사태가 동맹의 불신을 자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국장은 안타깝게도 바이든 행정부는 전 세계 모든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안보 공약을 의심할 만한 이유를 제시했다면서, 탈레반의 위협을 저지하고 억지하는 데 미국이 단 2천500명의 병력도 남겨두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번 아프간 사태를 통해 북한과 중국 등이 이득을 취하려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서먼 / 전 주한 미군사령관
“모든 적국들은 이번과 같은 상황을 보면 대담해집니다. 이란과 북한, 중국은 이득을 취하려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매우 경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과의 관계는 철통 같아야 합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그러면서 군사적 관점으로 볼 때 한국군을 신뢰한다면서도, 훈련을 해야 하고 또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