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당국이 남부 국경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아이티 이주민들의 본국 송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고령층과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만 코로나 백신 추가접종을 승인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현행 기준금리는 유지하되 자산매입 축소를 곧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남부 국경지대에 있는 아이티 이민자들이 계속 본국으로 송환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남부 텍사스주의 멕시코 국경지대에 머무르고 있던 일부 아이티인들 22일, 비행기에 몸을 싣고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날 총 5차례 항공편을 통해 135명의 아이티인이 본국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와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캡하이티엔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3일에도 총 7차례 항공편이 뜰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 당국이 항공기를 통해 아이티인들을 돌려보내기 시작한 게 바로 며칠 전부터죠?
기자) 네. 지난 19일, 당시 3차례에 걸쳐 320여 명이 포르토프랭스로 돌아갔고요. 22일까지 1천 명 이상이 본국으로 송환됐습니다.
진행자) 이들 아이티인이 왜 본국 송환 대상이 된 겁니까?
기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공중 보건에 관한 연방 법규, 일명 ‘타이틀 42’에 따라 아이티인들을 돌려보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타이틀 42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한 정책인데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불법 이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국경지대에 모든 아이티인이 다 이렇게 즉각 추방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60일 이내에 이민법원에 출석하는 조건으로 미국 안에서 풀어준 아이티인도 수천 명에 달한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반면, 일부는 바로 본국으로 송환이 되고 있는 건데요. 왜 일부는 미국에 체류가 허용되고, 일부는 즉각 송환되는지에 관해선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에 있는 아이티인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총 1만 4천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아이티인들은 멕시코에서 강을 건너와 텍사스주 델리오 다리 인근에 불법 난민촌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이들 아이티 이주민은 대부분 지난 2010년 대지진 이후 칠레나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로 이주해 살고 있었는데, 최근 인터넷 소셜미디어에 델리오 국경이 열렸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지면서 국경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겁니다. 미 당국은 아이티인들을 향해 원래 살던 곳에 그대로 있으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이티인들의 본국 송환을 둘러싸고 논란이 좀 있는 것 같더라고요?
기자) 네. 인권 단체들은 정부의 난민 정책이 아이티인들에게 망명 신청 기회도 주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대통령과 같은 정당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을 향해 “즉각 이같은 추방을 멈추라”라고 촉구하면서 이번 송환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증오와 외국인 혐오 정책’의 답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보안요원들이 아이티인들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논란이 있죠?
기자) 네. 기마 국경순찰대가 가죽 말고삐를 휘두르며 아이티인들을 쫓아내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는데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까지 나서 “사람들을 절대 그런 식으로 취급돼선 안 된다”며 기마 요원의 태도를 비난했습니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많은 아이티인이 머물고 있는 텍사스주 정부에서는 어떻게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주자들이 텍사스로 넘어오는 걸 막기 위해 차로 벽을 세웠습니다. 델리오 시의 리오그란데강을 따라 차량을 일렬로 세워 수㎞에 이르는 이른바 ‘철벽(steel wall)’을 세운 건데요. 이를 위해 텍사스주 관용 차량 수십 대가 동원됐습니다.
진행자) 텍사스주는 공화당 성향이 강한 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애벗 주지사는 22일 델리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부가 법 집행에 실패하고 국경보호와 주권 보호를 유기하면 이 같은 혼란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는데요. 애벗 주지사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앞장섰던 인물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입니다. 미 보건당국이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 즉 추가접종을 승인했군요?
기자) 네. 미 식품의약국(FDA)이 22일, 고령층과 고위험군에 한해 코로나 부스터샷을 승인했습니다. 접종 대상을 구체적으로 보면, 65세 이상 고령층 그리고 18∼64세 사이 중증 코로나19 고위험군, 마지막으로 18∼64세 사이 직업이나 생활환경 때문에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자주 노출되는 집단, 이렇게 3부류인데요. 이번 승인은 ‘화이자’ 백신에만 적용되고요. 앞서 2차례 접종을 마친 지 최소 6개월이 지난 뒤부터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전 국민 대상은 아니군요?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부스터샷을 맞겠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요. FDA가 일단 면역 취약계층에만 긴급 승인을 내린 겁니다. FDA는 이번 결정이 과학과 데이터에 근거한 것임을 강조했는데요. 지난주 FDA 자문단도 백악관의 계획을 거부하고, 65세 이상과 중증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FDA의 승인이 났으면 바로 노인들이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실제로 부스터샷 접종이 이뤄지려면 FDA가 승인하고, CDC 자문기관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권고를 해야 하는데요. CDC 자문위원회는 23일, 투표를 통해 심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한편, 5세에서 11세 사이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접종 승인이 몇 주 안에 가능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21일 ‘CNN’ 방송 등 여러 언론 매체 인터뷰를 통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 명절 가운데 하나인 ‘핼러윈’, 그러니까 오는 10월 31일 이전에 5세에서 11세 사이 어린이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로 며칠 전에 고무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죠?
기자) 파우치 소장의 발언 전날인 20일, 백신 제조업체 ‘화이자’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화이자 백신이 5세에서 11세 사이 어린이에게도 안전하고 또 효과가 높은 것이 입증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해당 연령의 어린이에게 투약하는 백신의 양은 현재 성인에게 투약하는 양인 30㎍의 3분의 1인 10㎍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저연령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서두르려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가을 학기가 새로 시작되고 아이들의 대면 수업을 시작하면서 확진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이 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소아과학회(AAP)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 확진 사례가 급증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지난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어린이는 22만 6천 명입니다. 소아과학회는 이는 팬데믹 전 기간 세 번째로 높은 주간 확진 수라고 설명했습니다. 기간을 4주로 확대하면 이 기간 어린이 확진 수는 92만 5천 건으로, 소아과학회는 이를 기하급수인 증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어린이들은 코로나에 걸려도 비교적 가볍게 지나간다고 알려졌는데요. 현재 어린이 중증 환자 발생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주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하는 어린이는 하루 평균 31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저연령 아동의 백신 접종에 대해 보호자들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비영리 단체 ‘카이저패밀리재단’이 5세에서 11세 사이 아동을 둔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 그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학부모 10명 가운데 4명은 백신 접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응답자의 25%는 자신의 자녀에게 절대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고요. 26%는 즉시 백신 접종을 하게 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FDA가 저연령 아동에 대한 백신의 긴급 접종을 승인할 경우 백신 접종 가능 대상 아동은 몇 명이나 되죠?
기자) 네, 백신 접종이 승인되면 5세에서 11세 아동 약 2천 900만 명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조만간 경제 정책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군요 ?
기자) 네. 연준이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22일 성명을 냈습니다. ‘기준금리’와 ‘양적 완화’, 이 두 가지 핵심 정책에 대한 입장이 나왔는데요. 우선,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행 0.00~0.25%, 즉 ‘제로(zero)’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 반째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고정된 건데요. 하지만, 금리 인상 시점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제로 금리를 한 이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미국 경제가 큰 타격이 입었기 때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자율이 낮으면, 돈이 금융 기관에 묶여있지 않고 투자나 소비처로 돌기 때문에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낮췄는데요. 하지만, 파월 의장은 기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인플레이션, 즉 물가 인상과 고용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면서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쯤 금리 인상이 이뤄질까요?
기자) 파월 의장이 시점을 밝히진 않았지만, FOMC 위원들의 전망을 보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측이 가능합니다. 오는 2022년에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위원들의 숫자가 지난 6월 FOMC 회의 때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 6월에는 과반이2023년에 금리 인상이 있을 거라고 전망했었습니다.
진행자) FOMC 회의 결과에서 또 한 가지 핵심 정책이 ‘양적 완화’였는데요?
기자) 네. 연준은 성명에서 물가나 고용 등에 진전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자산 매입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곧 타당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은 코로나 확산 이후 매월 1천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돈을 푸는 양적 완화를 시행 중인데요. 이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테이퍼링’을 곧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테이퍼링’이라면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영어로 ‘taper’는 ‘폭이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뜻인데요. 테이퍼링은 양적 완화 정책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의미입니다. 중앙은행이 시장에 돈을 공급해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시키는 ‘양적 완화’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면, 이제 출구 전략 가운데 하나로 테이퍼링을 실시하는 건데요.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 전 신호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테이퍼링을 언제 시작한다는 겁니까?
기자) 연준은 곧(soon)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정확한 시점은 역시 밝히지 않았는데요. ‘CNBC’ 방송은 11월에 테이퍼링 발표되고 12월에 시작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연준은 FOMC 회의 이후에 미국 경제 전망도 내놓았죠?
기자) 네, 연준은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5.9%로 전망했는데요. 지난 6월 발표 7% 증가에서 하향 조정됐습니다. 하지만, 2022년 성장률은 종전 3.3%에서 3.8%로 상향됐고요.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앞서 3.0% 증가에서 3.7%로 크게 올랐습니다. 또 내년 물가상승률은 2.3%, 2023년 물가상승률은 2.2%로 각각 3개월 전 전망에서 조금씩 상향조정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