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교통 당국이 ‘프란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 사고를 낸 대형 컨테이너선 ‘달리’호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플로리다주 정부와 월트디즈니사 간 소송전이 합의로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동부 볼티모어의 주요 교량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 사고와 관련해 새로운 소식이 들어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키 브리지에 충돌해 사고를 일으킨 달리호의 블랙박스가 회수됐습니다. 미 연방 교통 당국은 블랙박스를 토대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또 키 브리지에서 작업하다 붕괴 사고로 실종된 6명 가운데 2명의 시신은 발견했지만,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인데요. 이번 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은 모두 중남미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진행자) 우선 블랙박스 회수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선박의 블랙박스를 확보해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사고를 낸 달리호는 26일 새벽 볼티모어항에서 스리랑카로 출항한 후 전력 문제가 발생해 동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됐는데요. 블랙박스를 통해 전력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고 원인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엔진 고장, 조종 실패, 발전기 고장 등을 사고 원인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달리호가 지난해 6월 칠레 산안토니오항구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추진 장치 및 보조기계’와 관련한 시스템 결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검사에서는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언제쯤 되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을까요?
기자)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제니퍼 호멘디 교통안전위원회 위원장은 27일,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가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호멘디 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방대한 작업”이라며 “12개월에서 24개월 안에 원인 규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호멘디 위원장은 이날 싱가포르 국적의 화물선인 달리의 선장과 항해사 그리고 키 브리지와의 충돌 직전 조난 신호를 보낸 승무원과도 면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고 당시 조난 신호를 보낸 덕에 대형 인명 사고를 막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달리호 선원들이 충돌 직전 조난 신고를 해 경찰과 교통 당국이 키 브리지로 오는 차를 신속히 차단했는데요.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들 선원이 영웅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조난 신고를 통해 차량은 막았지만, 교량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들에게는 긴급 경고가 전해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고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모두 다리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들이죠?
기자) 맞습니다. 당시 8명의 인부가 다리 표면에 난 구멍을 메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사고 이후 바다에 빠진 2명은 몇 시간 만에 구조됐지만, 6명은 실종된 상태였는데요. 27일 실종자 가운데 2명의 시신은 발견됐습니다. 당국은 생존이 가능한 시간, 이른바 골든타임을 넘기면서 나머지 실종자들도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의 신원은 확인됐습니까?
기자) 사망자와 실종자 모두 멕시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남미 출신의 이민자들입니다. 해당 국가들도 실종자에 자국민이 포함돼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이민자에 대한 정보도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네, 여러 매체를 통해 이들 이민자의 신상이나 사연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볼티모어 이민자 단체는 실종자 중 한 명은 엘살바도르 출신으로 메릴랜드에서 19년 동안 살았으며 결혼해 세 자녀를 둔 아버지라고 전했고요. AP 통신은 온두라스 출신의 38세 남성 메이너 야시르 수아조 산도발 씨의 사연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산도발 씨는 18년 전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후 메릴랜드에 정착했으며 두 자녀가 있는 가장인데요. 합법적인 영주권을 얻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다들 이민자에, 가장에, 안타까운 사연이 많네요.
기자) 맞습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사고 당시 세 명의 멕시코 인이 다리 위에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가족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그들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번 비극은 이주민들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를 잘 보여줬다고 말했는데요. “이번 사고는 이주민들이 자정에 밖으로 나가 위험한 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미국의 일부 둔감하고 무책임한 정치인들로부터 지금과 같은 대우를 받을 자격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은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로 가보겠습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놀이동산, 디즈니월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디즈니월드가 법정 다툼에 휘말렸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꿈과 환상의 나라’로 불린 디즈니월드가 그간 플로리다주와 법적 다툼을 벌였습니다. 디즈니가 추구하는 ‘다양성’이 당파적 논란에 휩싸이면서 보수 성향의 플로리다주 정부와 마찰을 빚었던 건데요. 하지만 27일 플로리다주와 월트디즈니사는 디즈니월드 파크를 포함하는 특별지구 관할권에 대한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의 소송이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디즈니와 플로리다주 간 법정 분쟁의 발단이 된 건 플로리다주가 2022년 제정한 동성애 관련 교육 금지법이었습니다. 이 법은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3년까지 학교 교실에서 성적 지향이나 성정체성에 대한 수업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일명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Don’t say gay)’법으로 불리는 법입니다.
진행자) 디즈니사가 이 법에 소송을 제기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오히려 디즈니는 해당 법이 제정될 당시 공식적으로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성소수자 옹호 단체 등이 나서 왜 디즈니가 침묵하고 있냐고 비판했고요. 디즈니월드 직원들이 파업까지 하자 디즈니의 밥 체이펙 당시 최고경영자(CEO)는 동성애 교육 문제에 침묵한 것을 사과하며 플로리다주에 모든 정치자금 후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또 보수 진영과 공화당 소속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나서 디즈니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디즈니사가 진보, 보수 양쪽으로부터 다 비난을 받게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더 나아가 디즈니월드 운영 등에 광범위한 자율권을 부여해 온 중부 플로리다 관광 감독 지구의 이사회를 교체함으로써 통제에 나서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사회는 기존 위원들과 앞으로 30년간 특별지구 일대에 통제권을 유지하는 협정을 체결했고요. 이에 디샌티스 주지사가 임명한 새 이사회는 기존 이사회가 ‘밀실거래’를 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무효화 하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복잡한 배경이 있는 소송인데, 결국 어떻게 하기로 합의된 겁니까?
기자) 이사회는 주지사가 이사회를 교체하기 직전 체결한 협정을 철회하기로 했고요. 이전 계획에 따라 디즈니를 운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디즈니 이사회가 한발 물러선 건데요. 주정부 쪽에서도 양보가 있었습니다. 하루 앞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임명한 이사를 대신해 새로운 이사가 임명됐는데요. 당초 디샌티스 주지사가 임명한 이사는 디즈니에 비판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진행자) 양측은 이번 합의에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디즈니월드 리조트의 제프 베일 사장은 27일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는 특별지구의 새로운 지도부와 건설적인 참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지속적인 대형 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주 내 수천 개의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모든 당사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디샌티스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주가 한 조치의 정당성이 “입증되었다”며 “합의를 이루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디즈니월드는 미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찾는 놀이공원 인인데요. 지난 2022년 한해 디즈니월드 테마파크를 찾은 방문객은 4천700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2023년도 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나왔네요?
기자) 네, 상무부가 28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를 연 3.4%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미국은 분기별 경제 성장률을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 이렇게 세 번에 걸쳐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나온 보고서는 최종 집계치인 확정치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지난번 잠정치에서는 4분기 GDP가 연 3.2%로 집계됐으니까, 이번에 0.2%P 소폭 오른 건데요. 어떤 부분에서 수치가 변동됐습니까?
기자) 먼저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증가했습니다. 잠정치에서 3%로 나왔던 소비자 지출이 확정치에서는 3.3%로 상승했고요. 이외에도 설비나 지식재산권 투자 등을 아우르는 비거주 고정투자 비용이 올라갔습니다. 반면 기업의 민간 재고 투자는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인플레이션 관련 수치는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완화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자지출(PCE) 가격지수는 4분기 연 1.8%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3분기 2.6%에서 하락한 수치고요. 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경기 침체가 촉발되고 물가가 하락했던 2020년 이후 가장 작은 폭의 상승률입니다. 지난 2월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3.2%로 집계됐는데요. 2022년 6월 9.1%로 고점을 찍은 이후 완화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전문가는 이번 보고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지난 6분기 연속 연율 2%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또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지출과 수출, 건설과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 투자 등에 힘입어 4분기 경제 성장이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이제 4분기까지 확정치가 나왔으니까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과 추이를 보다 확실히 알 수 있겠군요?
기자) 네, 지난해 미국 경제는 연 2.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9%를 기록한 2022년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인 건데요.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은 4.9%로 집계된 3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의 경제성장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제는 여전히 견고함을 유지하겠지만, 둔화세는 올해 첫 분기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1월에서 3월에 해당하는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연 2.1%가 될 거라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예상했습니다. 1분기 GDP 속보치는 오는 4월 25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28일 기업의 근로자 해고하는 수준을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척도인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발표됐네요?
기자) 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초기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건으로 전주보다 2천 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평균 채용 건수도 여전히 왕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해 한 달 평균 늘어난 일자리는 25만1천 개로 집계됐고요. 또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2월까지는 월평균 26만5천 개의 일자리가 추가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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