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산림 면적이 지난 19년 동안 20만 헥타르 이상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축구장 33만 개에 달하는 면적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전 세계 산림의 벌목 현상을 조사해 공개하는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 (GFW)는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북한에서 줄어든 산림 면적이 20만 ha(헥타르)가 넘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에서 사라진 산림의 면적은 23만 3천 ha로, 축구장 33만 개에 달하는 면적입니다.
특히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줄어든 면적이 2만 8천 ha로, 앞선 18년 동안 단 한 번도 2만 ha를 넘긴 적이 없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GFW는 북한의 벌목은 대부분 임업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하며, 이 외에도 농지 변경을 위한 벌목도 임업 목적 벌목의 20%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의 벌목은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양강도와 자강도, 함경남도 세 지역에서 집중적인 벌목이 이뤄졌으며, 이 곳에서 약 14만 900ha의 산림이 벌목돼 전체 벌목 면적의 64%에 달한다는 겁니다.
특히 가장 많은 벌목이 이뤄진 지역은 양강도로, 각 지역 평균 1만 6천 700 ha에 비해 3배가 넘는 약 5만 4천 ha의 산림이 벌목됐습니다.
이 같은 벌목의 가장 큰 문제는 산림 황폐화로 인해 홍수의 위험이 더 커진다는 점입니다.
미 밀워키-위스콘신대학에서 지리학 교수로 재직 중인 최운섭 교수는 지난해 VOA와의 인터뷰에서 산림 파괴가 홍수 발생에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없지만 분명한 상관 관계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녹취: 최운섭 교수] “산림이 있을 때와 없을 때는 지표면에서 물이 흘러가는 속도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단 속도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면 지표면이 받는 충격이 적죠. 결국 쉽게 말하면 (홍수의) 확률이 높아지는, 즉 홍수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거죠.”
실제로 미국의 민간단체인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가 지난 2019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홍수 위험은 5점 만점에 4.05점으로 '극도로 높은' 나라에 속했습니다.
특히 가장 많은 산림 벌목이 이뤄진 양강도가 4.24점으로 홍수 위험이 가장 높았고 두 번째로 많은 벌목이 이뤄진 자강도 역시 4.19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은 녹화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한의 '식목일'을 나흘 앞둔 지난달 26일 논설을 통해 "산림은 나라의 귀중한 자원이며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의 보물고"라면서 "눈앞의 이해관계만 타산하면서 나라의 귀중한 산림자원을 마구 탕진하는 것은 그 무엇으로서도 정당화될 수 없고 보상할 수 없는 죄악으로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