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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한 곡물생산량 5.2% 감소…태풍 등 자연재해 영향 커"


지난 5월 북한 남포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에서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북한 남포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에서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올해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2% 감소한 440만t으로 추정됐습니다. 특히 쌀 수확량이 9.8%로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올해 북한에서 생산된 식량작물은 모두 440만t으로, 전년의 464만t에 비해 24만t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촌진흥청이 밝혔습니다.

이같은 추정치는 전년 대비 5.2% 감소한 것으로, 작물별 생산량은 쌀이 202만t으로 가장 많았고, 옥수수가 151만t, 감자와 고구마가 54만t, 보리와 콩, 기타 잡곡이 각각 16%와 17%를 차지했습니다.

생산량이 가장 크게 줄어든 것도 쌀로, 전년도에 비해 22만t, 9.8%가 감소했습니다.

한국 농촌진흥청은 올해 한반도를 잇따라 강타한 폭우와 태풍 등 자연재해를 생산량 감소의 주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관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은 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마다 북한 곡물생산의 변수가 되는 자연재해 발생 시기가 쌀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일사량이 적은데다가, 벼가 잘 여물어야 하는 8월에 잇단 태풍과 장마가 지나갔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식량 부족량도 크게 증가했다고, 김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녹취: 김관호 연구원] ”침수된 농경지가 상당히 많아요. 그 부분을 빨리 복구해야 다시 논이나 밭이든 작물을 심을 것 아닙니까? 4만 헥타르에서 5만 헥타르가 (물에 잠겼다는 게) 북한 측에서 말하는 수준이고요. 침수 피해 면적에 북한 식량생산성을 곱해서 부족량을 예측하면, 90만t에서 100만 t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또 올해 북한의 감자와 고구마 생산이 전년 대비 3만t, 5.3%, 옥수수는 0.7%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다만, 보리류는 6.7% 증가했는데, 가을에 파종 작업을 하고 겨울철 날씨가 대체로 온난해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콩류는 지난해 대비 1만t, 7.1% 증가했는데, 이는 재배기간 내 충분한 강우량이 토양 수분 공급을 원활히 했기 때문으로 추정했습니다.

앞서, 미국 농무부도 올해 북한의 쌀 수확량을 136만t으로 전망하며, 지난 1994년 이후 최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미 농무부의 추정치는 지난해 쌀 작황 137만 8천t과 비교하면 1만 8천t이 줄어든 규모입니다.

장기화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맞물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와 잇따른 자연재해 등 `3중고’에 직면한 북한의 올해 식량 사정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홍수 피해 상황을 현지에서 파악했다며 지난 8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홍수 피해 상황을 현지에서 파악했다며 지난 8월 사진을 공개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의 식량 안보가 겨울철에 접어들면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두 기구는 지난달 발표한 ‘긴급 식량 불안정 조기경보 분석 공동보고서’에서 북한이 올해 초 국경을 전면 봉쇄하면서 모종과 농산물 비료, 농자재, 농기계 연료 등이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평년보다 과도한 강우량과 홍수, 태풍 등 불규칙한 자연재해에 따른 식량 불안이 북한 주민들에게 만연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정확한 곡물 피해는 측정하기 어렵지만 농경지 습기가 농작물 발육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WFP와 FAO는 지난 8월과 9월 사이 태풍과 홍수로 인해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의 토양 수분량이 지난 1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 권태진 원장은 올해 북한 곡물생산량 감소는 예측된 것이라며, 농자재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가장 큰 요인은 농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8월에 큰 비가 와서 자연재해가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크고요. 또 하나는 유엔 제재로 특히 농기구 연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밀수를 한다 하더라도 농기구를 작동시킬 연료가 부족하고 부품 수입이 거의 막혀 있는 상태거든요.”

그러나 권태진 원장은 올해 북한에 닥친 자연재해 등 여러 도전을 감안할 때 식량 생산 감소량은 예상보다 많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등 우방국의 비공식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작년에 북한 작황 사정이 좋지 않아서 올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로 어려웠고요. 그런데 그 어려운 상황을 그나마 잘 넘긴 것으로 보이는데, 그 배경은 북한의 공식적인 통계, 국제사회 지원 수치만 감안하면 사실 잘 넘기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올해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지원했다는 건, 사실에 가까워 보입니다.”

중국은 지난 6월과 8월 사이 북한에 옥수수 등 곡물 60만 t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식량 지원 외에도 북한에 55만t의 비료를 지원해 곡물 생산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고, 권 원장은 밝혔습니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연 평균 식량 규모는 55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FAO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지원이 필요한 전 세계 45개 나라에 포함시켰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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