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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10월 무역액 사상 최저 수준...수입 급감으로 흑자


북한 신의주 압록강변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식량을 분배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신의주 압록강변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식량을 분배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10월 대중 무역액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핵 프로그램으로 인한 유엔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국경 봉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23일 공개한 10월 북중 무역 총액은 165만9천 달러입니다.

해관총서가 공개한 이 같은 액수는 두 나라 무역액이 공개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월간 무역액 중 가장 적은 금액입니다.

또 지난 20여년 동안 두 나라의 월 무역 총액이 최소 2천만 달러에서 최대 6억 달러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200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무역액은 극히 이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무역 자료에서 더욱 눈에 띄는 건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10월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26만 달러로, 10월 수출액 140만 달러의 5분의 1수준입니다.

통상 북한은 대중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월등히 많아, 지난 20여년 간 단 몇 차례를 제외하면 매월 큰 폭의 무역 적자를 기록해 왔습니다. 그런데 10월 수입액이 급감하면서 북한이 대중 무역 흑자를 기록한 겁니다.

10월 북한의 대중 무역액이 크게 감소한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북-중 국경 봉쇄 상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북한이 국경 문을 걸어 잠근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았던 월 무역액이1천864만 달러(3월)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의 약 9% 수준에 불과한 10월의 무역액은 그 감소폭이 월등히 크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10월 북중 무역액이 이전의 양상과 매우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y show how little trade is going on. Throughout the year there has been…”

중국 단둥 세관에서 공안들이 북한에서 돌아오는 화물차를 검사하고 있다.
중국 단둥 세관에서 공안들이 북한에서 돌아오는 화물차를 검사하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 등으로 인해 촉발된 유엔 제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최근까지 북한과 중국의 무역은 계속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엔 무역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이 봉쇄된 이후 유엔 제재가 막지 않은 물품의 수출입마저 감소했다면서, 이는 제재를 넘어선 경제적 파장이 북한 내에 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속 수입되던 설탕 등 소비재 품목들이 올해 줄어든 사실에도 주목하면서, 제재 등으로 인해 과거엔 북한의 산업이 큰 영향을 받았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불고 있는 올해엔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품목에도 영향이 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북한 경제는 북-중 무역 감소 외에도 몇 가지 흥미로운 현상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일부 언론 매체는 북한 내 상점들에서 주요 생필품들이 사라졌으며, 북한의 미 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또 최근에는 북한의 최대 외화 수입원으로 추정되는 석탄 수출과 대형 유조선들의 북한 항구 입항이 지난 3개월간 중단된 정황이 민간 위성사진 등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엘리트 출신으로 유튜브 채널 ‘평해트나이트’를 운영 중인 탈북민 이현승 씨는 23일 VOA에 북한 내부의 외화난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석탄 수출은 한때 전체 외화 수입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었다며, 석탄 수출 중단은 북한 주민들의 경제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씨] “석탄 수출이 갑자기 이렇게 막히게 되면 여기에 종사하던 사람들도, 여기에서 부수입을 생산하던 사람들이 다 돈줄이 막히게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소비가 위축돼서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다만 이 씨는 이번 북중 무역이 크게 줄어든 것과 관련해, 무역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밀무역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만큼, 무역 자료만으로 전체 상황을 판단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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