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 복음 전도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장남이 운영하는 구호단체 사마리탄스 퍼스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북한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시작된 한반도와의 교류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20여년 간의 대북 지원 사례를 전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사마리탄스 퍼스는 지난 1970년 밥 피어스 목사가 창설한 대표적인 기독교 구호단체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복음 전파를 위해 아시아 지역을 다니던 피어스 목사는 한국 거제도를 방문했고, 6.25 한국전쟁 이후 참혹한 환경에 놓인 어린이들을 보고 구호단체 설립을 결심했습니다.
1978년 피어스 목사가 세상을 떠난 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장남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뒤를 이어 40년 넘게 이 단체를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그 동안 전쟁과 자연재해 등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 100여 국에 대한 긴급 구호 활동과 질병 치료, 의료 선교 등을 펼쳐왔습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이 단체는 14일, 지난 활동을 기념하며 한반도와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습니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대표의 어머니인 루스 벨 그레이엄 씨가 평양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아버지 그레이엄 목사는 1950년 처음 북한을 방문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아버지 그레이엄 목사는 1992년 북한 김일성 주석을 만난 최초의 서양 목사입니다.
당시 그레이엄 목사는 김 주석에게 성경책을 선물했습니다.
또 2년 후 평양을 다시 찾았을 때에는 김 주석에게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고, 돌아오는 길에는 김 주석의 비밀 서한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
1994년에 아버지의 방북길에 동행했던 프랭클린 그레이엄 대표는 이후 네 차례 더 북한을 방문해 식량과 농업 자재를 전달하는 등 대북 인도적 활동을 꾸준히 벌였습니다.
그레이엄 대표는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된 동영상에서, 2011년 5월 방북 시에는 박의춘 북한 외무상과 리용호 부상 등과 만나 북한의 식량 사정과 긴급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엄 대표] “We’ve been helping them with the farming situation. The food production in this country last year was terrible. They had horrible rains and had a difficult winter and so this year they are praying that they will have a good harvest. Samaritan’s Purses has provided 6,000 rolls of plastic to the government. And as a Christian, I want them to know that God loves them and God does care for them.”
2010년 북한의 홍수와 추운 겨울 날씨로 식량 생산이 매우 저조했다며 사마리탄스 펄스가 모종을 키우는 재료인 비닐 롤 6천 개를 북한 당국에 전달했다는 겁니다.
스마리탄스 퍼스는 또 북한의 수해복구 지원에도 발빠르게 움직였었습니다.
2011년 8월에는 북한의 홍수 피해를 돕기 위해 90만 달러 상당의 구호 물품을 강원도와 황해남북도에 보냈고, 지원 물자가 수재민들에게 전달되는지 감시하기 위해 단체 직원을 북한에 집적 보내기도 했습니다.
2010년 9월에도 미국 정부의 대북 지원금에 자체 모금액을 더해 92 t에 달하는 구호물품을 보잉 747화물기에 실어 북한 수재민들에게 전달한 바 있습니다.
또 2008년 미국 정부가 북한에 식량 50만t을 지원하기로 했을 때 참여한 미국의 대표적 민간구호단체 가운데 하나가 사마리탄스 퍼스였습니다.
하지만 이같이 활발했던 사마리탄스 퍼스의 대북 지원 활동은 지난 2011년 대북 수해 지원을 끝으로 중단된 뒤 지금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