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진벨재단의 대북 제재 면제 요청을 승인했습니다. 두 기관이 약 600개 품목의 북한 반입을 허가 받았는데, 유진벨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감안해 승인 기간을 6개월 더 연장 받았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승인한 제재 면제는 세계보건기구(WHO) 2건과, 유진벨 재단에 대한 1건입니다.
위원회는 지난 2일과 6일 WHO에, 또 5일엔 유진벨재단에 서한을 보내 이들 기관들의 대북 제재 면제 요청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서한에 따르면 WHO는 지난달 19일 위원회 측에 백신예방가능질환(VDD)용 실험장비의 북한 반입을 허가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장비가 북한 내 진단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환자들을 제때 치료하고, 취약계층 내 백신예방가능질환의 확산을 막아 아동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WHO는 이와는 별도로 같은 날, 북한 보건성의 요청에 따라 백신예방가능질환을 위한 실험실 장비와 중환자 치료 장비, 혈액봉투 제조공장 설치, 다제내성 결핵을 위한 진단장비 등을 북한에 반입하려 한다는 내용의 신청서도 제출했습니다.
위원회가 공개한 WHO의 반입 희망 품목은 총 29개로, 각 품목에는 적게는 1개, 많게는 800개 물품이 포함돼 있습니다.
위원회가 이들 품목을 모두 허가하면서 WHO는 앞으로 6개월 이내 해당 물품들을 북한으로 반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유진벨재단은 지난달 27일 신청서를 제출해, 이달 5일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진벨재단은 앞서 제출한 신청서에서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과 광범위 내성결핵에 대해 유진벨재단이 진행 중인 진단과 치료 프로그램의 유지와 확대에 필요한 물자 수송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번에 허가된 물품은 치료용 품목 245개와 결핵 초기 진단장비 14개, 상주직원 품목 102개, 병실 관련 품목 218개 등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유진벨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운송에 어려움이 있다며, 허가 기간 연장을 요청해 승인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유진벨재단은 앞으로 1년 이내 이번 승인 품목들을 북한으로 반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통상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 면제는 6개월 단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WHO와 유진벨재단에 보낸 서한에서 이번 결정이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위원회는 안보리 결의를 통해 부과된 대북 제재가 북한 주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위원회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관련 기관들이 위원회가 승인한 면제 시한을 준수하고, 각국의 법과 규정, 금융과 상업 거래에 대한 면허 요건, 그리고 관련 국가의 운송과 세관 절차를 철저히 지킬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위원회는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의 미화 441만 달러 상당의 대북 지원 물품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한 바 있습니다.
유니세프 역시 유진벨재단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해, 시한을 6개월 더 받았습니다.
앞서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독일의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유엔대사는 지난 2월 다수의 안보리 이사국들이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신속한 대북 지원을 촉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관련 면제 사례들을 매우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호이스겐 대사 (지난 2월)] “And as the chair of this of the committee, I could say that right now the committee is working very fast and all the exemption cases are treated very quickly.”
위원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아직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위원회의 제재 면제 건수는 15개 기관에 부여된 23건입니다.
이 중 7건의 면제가 이달과 다음달 중 만료를 앞두고 있어, 해당 기관들의 추가 면제 신청이 예상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