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북한 내 활동도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WFP는 최대 대북 인도적 지원 기구로 지난 25년 간 460만t의 식량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식량은 혼돈에 대처하는 최고의 백신이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세계식량계획 WFP을 선정하면서 강조한 이 표현은 WFP의 역할과 역량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1961년 유엔총회 결의로 창설된 WFP는 지난해에만 전 세계 88개국, 거의 1억 명에 달하는 취약 인구의 식량안보와 영양 개선을 책임졌습니다.
특히 2030년까지 기아 없는 세상을 목표로, 올해는 49개 취약국을 별도로 지정해 빈곤과 불평등 종식을 위해 노력 중인데, 이 가운데는 1995년부터 지원을 시작한 북한도 포함돼 있습니다.
WFP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1995년 첫 대북 지원을 시작한 이후 2018년까지 460만 t의 식량을 긴급구호 활동을 통해 북한에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WFP 2019 보고서] “Since 1995, WFP has delivered 4.6 million mt of food to the DPR Korea through emergency and relief operations,”
이는 대북 지원을 하는 국제기구와 인도주의 단체들 가운데 최대 규모로, WFP는 지속적인 식량과 곡물 상황 평가를 통해 사실상 대북 지원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런 식량 상황 평가를 통해 해마다 국제사회에 대북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바이어스 WFP 대변인은 지난 4월 언론브리핑에서 북한 내 인도적 상황이 여전히 암울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어스 대변인] “There are over 10 million people, nearly 40% of the country's population who needs a humanitarian assistance.”
북한은 전체 인구의 거의 40%에 달하는 1천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겁니다.
바이어스 대변인은 또 1천만 명이 넘는 북한 주민들이 기본적인 보건과 깨끗한 식수, 위생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고, 5살 미만 어린이 10명 중 1명이 저체중이라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WFP는 홈페이지에서 2021년까지 영양과 재난위험 완화, 위기 대응 등 세 분야에 대북 지원 사업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임산부 등 취약 여성과 어린이들의 영양 문제에 대해 우려하며, 이들 100만 명에게 다양한 필수 영양분이 함유된 식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정치적 이유 등으로 북한 당국의 협력이 약화하면서 ‘접근이 없으면 지원도 없다’는 WFP의 분배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지난 6월 화상 토론회에서 이런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며, 북한에서는 “매우 명백하게 제한된 접근성”만 보장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비슬리 사무총장] “It is about access, independence, and funding … Number two, the operational independence to make certain that,”
WFP는 그러나 코로나 등 여러 열악한 상황에서도 지난 7월 북한 주민 54만 5천 명을 지원하는 등 임산부와 수유모, 탁아소 등의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관계자들은 WFP의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이 열악한 상황에서 지원 활동을 하는 현장 요원들과 수혜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