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외교안보 수장의 일본과 한국 순방은 바이든 정부가 아시아 지역과 동맹을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을 환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19일 화상 행사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제관계에 대한 접근법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The visits to Japan and Korea by the Secretary of State and the Secretary of Defense comports with the President’s new interim national security guidance and the importance that he places on alliance.”
해리스 전 대사는 두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달 발표한 ‘잠정 국가안보전략 지침’과 동맹 중시 기조를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새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줬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중국을 비롯한 역내 다른 나라들에도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리스 전 대사는 말했습니다.
“방위비 분담금 합의 환영”... “연합 훈련 대단히 중요”
해리스 전 대사는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된 것은 “아주 좋은 소식”이라며, 앞으로 5년간 적용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나 바이든 정부가 더 이상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시점이 아니라 조건에 기반해야 한다”며 서두를 수 없고, 한국군이 완전히 준비될 때까지 미군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이 볼 때 올해 안에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The biggest threat the U.S. faces, the most imminent threat is the threat from N Korea. I characterize the PRC as the biggest long term challenge threat.”
해리스 전 대사는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은 북한”이며 “중국은 장기적으로 가장 큰 위협”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따라서 미-한 연합훈련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준비태세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바꾸는 것은 “죽음의 소용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대해서는 “임기 마지막 해에 유산을 만들고 싶어하는데 시간 제한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관계 개선을 추구했는데 아직 이루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국은 대북 제재 완화를 원하지만 자신이 한국에 있을 때 미국의 제재가 아닌 유엔의 제재라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This is not the time to relax sanctions. I believe that we should not offer sanctions relief as an inducement to return to the negotiating table, for sure, sanctions relief could be an outcome of negotiations.”
지금은 제재를 완화할 때가 아니고 협상 유인을 위해 제재 완화를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또 제재 완화가 협상의 결과가 될 수는 있지만 너무 빨리 제재 완화를 내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온 것은 제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미-한 비핵화 표현에 이견 노출”... “북한 도발 나설 수도”
한편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은 바이든 정부가 매우 조기에 가장 높은 급에서 동맹들에 헌신을 보여준 매우 강력한 첫 조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매우 좋은 출발이지만, 미국과 한국 간 긴장 요인도 있는데 특히 북한과 중국과 관련해 이견을 노출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차 석좌] “There clearly are some tension points I think over how they both talked about N Korea and how they talked about China. This whole question of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versus denuclearization of N Korea. I think all of us here prefer the latter while the Moon government prefers the former.”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선호하고,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차 석좌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바이든 정부의 정책 검토가 끝나고 대북정책이 발표될 경우, 북한이 도발할 경우, 시간에 쫒기는 한국 정부가 조바심을 낼 경우에 미-한 간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또 아직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바탕으로 볼 때 북한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새로운 대통령 취임, 미-한 연합군사훈련, 미-북 간 대화 부재 등의 조건은 북한의 도발이 유력한 조합이라는 것입니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블링컨 장관이 “북한 비핵화에 전념한다”고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를 밝혀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연구원] “The message that the N Korans are sending is what they’ve been saying all along. Washington, no more strategic patience stuff.”
반면 북한은 블링컨 장관의 방한에 맞춰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되풀이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것입니다.
테리 연구원은 북한이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의 회귀를 막기 위해 미국과 한국에 대한 위협과 긴장 고조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테리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 접촉을 시도한 사실을 언론에 의도적으로 유출한 것 같다며, 정책 점검 중에도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