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인도-태평양지역 내 군사적 움직임이 빈번히 목격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미군도 잠수함과 전폭기를 집중 전개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본의 고노 다로 방위상은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주말 사이 일본해 영공과 동중국해에 걸친 지역에서 자위대의 대영공침범 조치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합참에 해당하는 일본 통합막료감부는 이와 관련해, 9일과 10일 각각 영공 침해 우려가 있는 항공기에 대해 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방위성 “긴급 대응출격 71%, 중국 항공기 대상”
이코노미스트 “러시아 잠수함 활동 냉전 이후 최고조”
일본정부는 이날 해당 항공기의 소속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했지만, 최근 1년 사이 일본 영공침범을 시도하는 중국 항공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방위성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일본 영공침범에 대응한 긴급 발진 횟수 총 947차례 가운데 중국 항공기 대상이 675회로 약 71%에 달했습니다.
러시아 국적기에 대한 긴급 발진 횟수는 한 해 동안 267차례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고위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가 북극함대의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잠수함 활동도 냉전 이후 가장 활발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위태로운 시기를 악용해 미국의 전략적 경쟁국들이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녹취 : 에스퍼 장관] "Many countries have turned inward to recover from the pandemic and in the meantime, our strategic competitors are attempting to exploit this crisis to their benefit at the expense of others."
이 같은 움직임을 의식해 미국 역시 역내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도태평양사령부 “핵항모전단 최근 역내 전진 배치”
알래스카서 F-22 등 코끼리걸음 훈련 실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10일 트위터 영상을 통해 최근 미 해군함정 몽고메리와 세자르차베스호의 남중국해 파견과 핵항모 애쉬빌, 알렉산드리아 등 핵항모전단의 역내 전진 배치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지난 5일 알래스카 엘멘도르프-리처드슨 공군기지에서는 F-22 전투기, C-17 전략수송기,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으로 구성된 항공기의 ‘코끼리 걸음’ 훈련을 실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끼리 걸음 훈련이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천여 대로 구성된 폭격기 편대가 이륙 직후 효율적으로 대형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된 발진 방식으로, 적성국에 대한 억지력 발신 신호로도 사용됩니다.
또 미 전략사령부는 지난 7일 B-1B와 B-52로 구성된 전략폭격기가 유럽과 인도태평양 역내 훈련을 전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11일 VOA에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역내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 바이러스에 따른 경제 침체와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역내 군사적 활동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그렉슨 전 차관보] “I think it is highly likely that they would engage in these activities as a way to cover for the domestic misery that has been created by the Virus and the questions that then brings forward about the effectiveness of the government.”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재래식 무기와 전략 자산의 집중 배치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라 미국과 동맹국들의 국방예산 삭감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우 반드시 삭감을 단행할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For them to cut the defense budget in China just is a risk towards the government that maybe the military is not going to be happy with the government and I think they would be careful to try to avoid that.”
중국의 국방예산 삭감이 자칫 군부의 불만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공산권 국가는 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경제적 타격에 따른 민심 이반보다는 체제 결속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