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의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가 일본 항공자위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저고도 고속침투 능력을 가진 B-1B 폭격기가 한반도 유사시 중요한 대북 응징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입니다.
미 공군 B-1B ‘랜서(Lancer)’ 전략폭격기가 22일 일본에서 일본 항공자위대와 공중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미 사우스다코다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서 날아온 미 공군 제37폭격비행대대 소속 B-1B 폭격기 1대와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 소속 미 F-16 전투기 4대가 참가했습니다.
여기에 일본 본토에서 이륙한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 F-2 전투기 등 15대가 합류해 미-일 연합기동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미-일 공중연합훈련은 미 국방부가 괌에 배치됐던 B-52H 전략폭격기 5대를 본토로 철수시킨지 이틀 만에 이뤄졌습니다.
찰스 브라운 주니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대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작전은 전세계로부터의 전략자산 배치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안정에 대한 미군의 변함없는 공약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B-1B 랜서 폭격기는 미 공군이 운용 중인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가운데 하나로, 한국에서는 '죽음의 백조'로도 불립니다.
1950년대 말부터 미 공군이 전략폭격기의 기동성을 강조함에 따라, B-1계열 폭격기는 기존 전략폭격기 B-52계열과 크기는 비슷하면서도 보다 유선형으로 설계됐습니다.
또한 고속 비행시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날개가 뒤로 뻗은 후퇴각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총 4개의 고출력 제트 엔진이 내는 추진력을 바탕으로 음속의 약 1.2배까지 비행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 만에 한반도에 전개될 수 있는 미군이 가진 유일한 초음속 전략폭격기이기도 합니다.
또 기체 무게가 80여 톤에 달하면서도 B-52의 폭탄 적재량인 30t, B-2의 18t보다 많은 50여 t의 폭탄을 실어나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MK 계열 자유낙하식 폭탄, GBU 계열 레이저 유도 폭탄, AGM-158 공대지 순항미사일 등 운용 가능한 무장도 다양합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3일 VOA에, 과거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감축 협정인 ‘뉴스타트 협정(New START Treaty)’에 관한 협상 당시 미국이 B-1B 폭격기를 재래식 폭격 전용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Years ago, there was a negotiating the New START nuclear weapons agreement. The U.S. decided it did not need to have a B-1 and B-52, and B-2 all for nuclear purposes, and the decision was made at that time to convert the B-1 into a conventional-only bomber.”
전략폭격기 B-1, B-52 그리고 B-2 모두를 핵 용도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결정이었다는 설명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싸워야 할 경우 미국은 아주 많은 재래식 무기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If you're fighting against North Korea, we will want to have a lot of conventional weapons. So that is the context that if North Korea were to ever attack Japan or South Korea or both, the B-1 would be an important part of the US retaliation against North Korea.”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일본이나 한국 혹은 두 나라 모두를 공격할 경우, B-1B는 미국의 중요한 대북 응징 수단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B-1 폭격기는 설계 단계부터 기체 내부는 물론 외부에도 폭탄을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어떤 전략폭격기보다 많은 양의 폭탄을 적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3일 VOA와의 통화에서, B-1B 폭격기의 전략적 장점으로 발전된 합동직격 및 합동원거리타격 무기 운용 역량을 꼽았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It has actually more advanced capabilities with the joint direct attack munition, joint standoff weapons, and the ability for the B-1B to penetrate North Korean airspace at low level its strike leadership targets in other strategic targets anywhere within North Korea.”
아울러 북한 지도부 등 북한 어느 곳에라도 있을 전략적 목표를 폭격하기 위해 북한 영공을 저고도로 고속 침투하는 능력 역시 B-1B 폭격기의 장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B-1B 폭격기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저고도에서 다양한 종류의 정밀타격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7월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해 B-1B 폭격기 2대를 한반도에 긴급 출격시킨 바 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