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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바이든, '종전선언' 거부하진 않을 것…협상 재개 돌파구론 부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오른쪽)이 배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오른쪽)이 배석했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미-북 양국의 신뢰 구축 방안으로 한국 정부가 거듭 거론하고 있는 한국전쟁 종전선언 구상을 바이든 행정부가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종전선언이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돌파구가 되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를 최종 조율하기 위한 미-한-일 3국 안보실장 회의를 앞두고 한국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의 핵심인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또다시 거론했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31일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도 좀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북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종전선언이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한 효과적인 신뢰 구축 단계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전직 관리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정부의 이런 구상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대한 동맹 공약 유지 등 한반도 정책이라는 큰 틀에 맞는 형식으로 종전선언을 검토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3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 “미국이 그런 것을 거부하고 싶진 않을 것”이라며 “동시에, 북한에 ‘이제 전쟁이 끝났으니 미군을 한국에서 철수하라’는 식의 구실을 주고 싶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don't see that the US wants to reject something like that. At the same time. I don't think that the US wants to give North Korea some kind of excuse for saying, ‘now that the war is over, get your troops out of South Korea,’ which I think is how the North Koreans have looked at these end of war declarations, but I would suspect the US will want to respond in some kind of positive way to that without suggesting that they would therefore be prepared to withdraw troops.”

힐 전 차관보는 “그러나 미국은 군대를 철수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종전선언에) 긍정적 방식으로 반응하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종전선언을 한국에 대한 동맹 요건에 부응하겠다는 확고한 의사를 담은 성명과 함께 결합시킬 것이라는 겁니다.

힐 전 차관보는 미국은 “종전선언에 대한 긍정적 수용의 맥락에서 (동맹 공약을) 분명히 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북 핵 특사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최종 대북정책에는 평화협정이 “미-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다른 조치들과 함께 적합한 부분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Whenever it’s completed, I'm sure they have a place in their plan, where the treaty of peace would fit, along with other moves that would normalize relations between the DPRK, and the U.S. And I'm imagining that the Biden administration’s response to the ROK observations, recent observations on the desirability of such a treaty would be put in the context of an overall settlement with the North and the re-engagement with the North.

미국은 종전선언 등 평화협정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견해를 “북한과의 전반적 합의와 재관여의 맥락에서 고려할 것”이라는 겁니다.

지난 2013년 12월 바이든 부통령이 판문점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다.
지난 2013년 12월 바이든 부통령이 판문점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그러면서 “미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측의 구상이 미국과 조율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이 미-북 대화 재개의 문을 열 것이라는 데 대체로 회의적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종전선언에 따른 주한미군 철수나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실질적 조치를 원하는 반면 미국은 비핵화 진전을 원할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조치가 북한을 만족시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은 종전선언 등 평화협정 이상을 원하고 있다며, 특히 제재 완화를 비롯해 관계 정상화의 일반적 기준이 되는 여러 조치들을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국무부 대북특사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제재 완화와 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이 원하는 것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서도, 종전선언 등 평화협정은 미-북 양국의 신뢰 구축을 위해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특사] “I think it's very important, which would indicate to the North Koreans that the that the US. And obviously, South Korea, Japan, but the US is interested in moving towards appreciate and the Korean War. Yeah, I think it's, I think, I think it would be an important confidence building gesture.”

종전선언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앞으로 나아갈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신뢰 구축 ‘제스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디트라니 전 특사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는 미-한 양국 간 문제라며, 종전선언 등 평화협정의 일부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선결 전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체결 자체에 대한 워싱턴 조야 일각의 부정적 견해도 여전합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북한이 현재 관심있는 유일한 ‘대화’는 핵무기를 정당화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역량을 감소시켜 미-한 동맹을 약화시키는 군축 협상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평화를 선언하거나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정의용 장관의 미국 측 상대는 종전선언에 대한 그의 제안을 미국이 ‘고려’할 것이라고 확신시키는 데 매우 정중하고 외교적일 것”이라며, 미국이 그런 요청에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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