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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정상 통화…"동맹 강화, 북한 문제 긴밀 조율"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미-한 관계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미-한 관계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오늘(4일) 첫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동맹 강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특히 대북전략 수립을 위해 긴밀하게 조율하기로 합의하면서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 대북전략을 마련하자는 데 공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4일 전화통화를 가졌습니다.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14일 만에 이뤄진 미-한 정상 간 첫 통화입니다.

미국 백악관은 3일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이 북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조율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논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백악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인 미-한 동맹 강화에 대한 약속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한 정상은 미얀마의 민주주의 즉각 복원을 위한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양국에 핵심적인 다양한 국제적 사안을 논의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기후변화와 같은 공동의 과제 대응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도 두 정상이 4일 오전 8시 25분부터 57분까지 32분간 통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된 당사국인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국과 같은 입장이 중요하다”며, “한국과 공통의 목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하자”고 밝혔습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입니다.

[녹취: 강민석 대변인] “양 정상은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 대북전략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두 정상은 또 미-한 양국이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 동맹’임을 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70년간 진전됐고, 더 많은 분야에서 관계 강화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입니다.

[녹취: 강민석 대변인]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넘어 민주주의·인권 및 다자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미 동맹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한-일 관계 개선과 미-한-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도 공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국민통합과 더 나은 재건을 향한 비전을 실현해 나가길 바란다”며 취임을 축하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축하와 성원에 감사하다”고 인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북전략 수립과 관련한 두 정상간 대화 내용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전략을 마련할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청와대 발표에 대해 방향이나 속도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라기 보다는 양국 입장을 적절하게 섞어 놓은 표현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조속히 한다고 이야기 하지 않고 가급적이라고 한 것은 미국 정부가 조속한 쪽으로 노력을 해보겠다는 얘기잖아요. 포괄적 대북전략은 지금 바이든 정부에서 대북전략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이야기도 듣고 일본 정부나 중국 정부 이야기까지 들어가면서 대북전략을 만들겠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거기에 한국 입장과 미국 입장을 적절히 녹여내서 만든 용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에 구체적인 내용 없이 북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조율에 합의했다는 원론적 언급만 들어 있는 것은 미국 측의 신중한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미-북 협상 재개의 시급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문 대통령의 입장을 일부 수용한 내용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도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수립에 어느 정도 속도를 낼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일단은 다른 이슈들보다 후순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렇지만 최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까지 임명되는 것 봐서는 그래도 인선작업이 예상보다 조금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북정책 리뷰가 물론 후순위지만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동맹 강화 부분에 대해선 바이든 대통령이 추구하는 민주주의 가치를 고리로 한반도를 넘어선 보다 광범위한 차원의 동맹으로의 방향성이 부각됐다는 분석입니다.

박원곤 교수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 ‘인도〮태평양을 넘어선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표현과 ‘미-한-일 협력’이 강조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 견제 의지가 반영된 대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미국의 특히 역내 인도태평양, 동북아 지역의 핵심 전략은 한국 일본과 안보 협력을 강화해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죠. 북한 위협도 마찬가지고.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는 중국 견제에 대한 목소리, 중국 견제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기를 원하는 그런 의사는 분명히 전달이 됐다고 생각이 됩니다.”

김현욱 교수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에 대해 두 정상이 민주주의 가치를 앞세운 문제 해결에 공감한 데 대해, 향후 양국 동맹이 미국의 지역정책과 맞물려 돌아갈 수 있음을 내비친 대목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 복원이 바이든 대통령 대외정책의 핵심이라며 미얀마 문제는 이런 대외정책의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에게도 이 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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