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민주당 후보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단계적 접근법’을 지지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 동결 대가로 대북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주당의 주요 후보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잠정적 합의를 거치는 등의 단계적 접근법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후보들은 `뉴욕타임스’ 신문이 미국의 향후 외교정책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중 북한 문제에 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한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전 시장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방법은 미-북 양측의 단계적 조치가 동시에 이행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부티지지 후보는 북한이 비핵화 과정 초기에 모든 핵무기를 폐기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비핵화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되돌리고 핵무기를 궁극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북한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북한의 핵 무력 감축과 사찰, 한국전쟁을 끝내고 남북한과 미국 사이의 평화관계 촉진을 위해 취하는 모든 조치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기회를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조율을 통해 평화와 비핵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된다면 북한에 대한 첫 번째 조치로 동맹국과 동반국들과의 조율 아래 북한이 핵 혹은 미사일 무기를 확대하거나 확산할 수 없도록 강력하고 검증 가능한 합의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과의 잠정 합의는 북한의 핵 역량과 탄도미사일 감소, 재래식 무기 통제, 북한 정권의 반인륜적 범죄를 다룰 수 있는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북한이 나쁜 행위자들에 핵무기를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맹국과 동반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위해 중국의 동참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미국의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한다면서, 첫 번째 조치로 북한과 잠정적 합의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잠정적 합의는 북한의 핵무기 생산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동결하고, 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중단시킬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부티지지 전 시장과 샌더스 의원, 워런 의원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북한이 핵물질 생산과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이를 국제 사찰단이 검증하는 대가로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초기 동결 합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제재를 되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워런 의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동결하겠다는 강력하고 검증 가능한 합의에 대한 대가로 동맹국과 동반국들과의 공조 아래 부분적인 제재 완화를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기 목표인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면서도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위협을 감소시키기 위해 단기적으로 실질적인 상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후보들은 북한이 모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를 강화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이 엇갈렸습니다.
샌더스 의원과 워런 의원, 블룸버그 전 시장은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워런 의원은 경제 제재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지렛대를 제공할 수 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더 고통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재 대상을 적절히 겨냥할 수 있도록 제재가 조정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 혹은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감행할 경우 대북 제재를 강화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북한이 모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부티지지 전 시장은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또, 샌더스 의원과 워런 의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조건 없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겠다고 밝힌 반면, 워런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북한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만나겠다고 말했습니다.
워런 의원은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다면 김 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다면서도, 정상회담은 명확한 전략의 일부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무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문이 이미 도출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실질적 전략의 일부일 경우 김 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주요 대선 후보들은 모두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샌더스 의원은 북한 핵 문제를 궁극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안은 동반국인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런 의원은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태평양 국가로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며, 주한미군이 북한과 협상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