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약 4년 전 만든 청와대 모형건물을 중심으로 새롭게 대형 표적을 그린 사실이 민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최근 북한의 군사활동이 활발해진 상황 속에서 어떤 군사적 행보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초 평양에서 동남쪽으로 약 10km 떨어진 포격훈련장에 청와대와 모양이 똑같은 건물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2016년 12월, 북한은 청와대를 습격하는 훈련을 진행해 이를 공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연평도의 불바다를 청와대의 불바다로 이어놓고 남조선 괴뢰들을 멸망의 구렁텅이에 처박아 넣을 조선인민군의 투지와 용맹을 남김 없이 과시했습니다.”
당시 훈련의 여파로 불에 탄 흔적만이 남아있던 청와대 모형은 이후 약 3년 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채 방치돼 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새로운 움직임이 다시 포착됐습니다.
민간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지난 12일 청와대 모형 건물을 중심으로 한 대형 원형 표적이 등장한 사실이 확인됩니다.
표적의 지름은 약 220m로, 청와대 건물은 표적의 정중앙에 위치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포격 훈련장인 이곳은 종종 청와대 건물 주변으로 만들어진 대형 표적이 몇 차례 포착됐지만, 이번처럼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표적이 그려진 건 처음으로 보입니다.
이 훈련장에선 이달 초부터 움직임이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청와대 건물에서 약 150m 떨어진 지점에는 이달 2일부터 또 다른 대형 표적이 그려졌는데, 이 표적은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표적이 나타난 12일부턴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해당 장소가 포격 훈련장인 만큼 조만간 청와대 모형에 대한 포격훈련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is thing is going to be a target…”
한센 연구원은 이 훈련장에서 대형 표적이 종종 포착돼 왔지만, 청와대 모형에 직접 그린 건 처음본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은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발을 발사하고, 수호이 계열 전투기에서 공대지 미사일을 쏘는 등 군사적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표적과 관련한 또 다른 군사적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됩니다.
북한이 한국의 주요시설을 훈련용 표적으로 만든 사례는 청와대 외에도 더 있습니다.
지난 2018년 11월 VOA는 평안북도 영변군 고성리 인근의 군사 훈련장에서 8각형 모양의 대형 건축물을 발견했는데, 이후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들은 해당 건축물이 한국 육해공군의 계룡대 통합본부 본청을 본뜬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 건축물은 약 1년5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 큰 변화 없이 해당 지점에 세워져 있는 상태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