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이 안보 위협과 불법 체류에 대처하기 위해 북한 포함 105개 국가에 강화된 단기 비자 발급 규정을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8년까지 5년간 유럽연합 국가들로부터 1천868명이 비자를 발급 받았는데, 강화된 규정으로 인해 비자 발급에 다소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은 3일 성명에서, 지난 2일부터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105개 국가들에게 새로운 단기 비자 발급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새 비자 규정이 적용되는 국가는 북한과 러시아, 중국, 이란 등 비유럽연합국가들이며, 미국과 한국, 일본 등 비자면제협정에 따라 90일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들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EU는 불법 체류를 근절하고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이같이 비자 강화 규정을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 관광 산업의 중심지인 유럽을 여행하는 관광객이 지난 9년 간 해마다 급증했으며, 이에 따른 EU 비자 신청 건수도 2009년 1천20만 건에서 2018년 1천600만 건 이상으로 약 60% 가까이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불법 이민과 체류, 안보 위협도 커졌다는 겁니다.
EU는 강화된 비자 발급 규정에 따라 신규 비자 발급 신청자는 비자 신청서와 여행, 체류 계획서를 3개월 전에 제출해야 하며, 여행자의 입국조건 이행 결과를 체류 기간 내내 철저하고 반복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EU의 ‘솅겐 비자 정보 통계(Schengen Visa Statistics)’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2150명이 EU 비자를 신청해 모두 1868명이 비자를 받았습니다.
연도별로는 2015년에 532명이 EU 비자를 신청해 506명이 비자를 받아 가장 많았습니다.
2014년에도 527명이 비자를 신청해491명이 받았지만, 2016년에는 330명 신청에 271명 허가로 숫자가 급감했습니다.
이후 2018년에는 363명이 신청해 282명이 비자를 발급 받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2018년 북한의 EU 비자 신청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북한에 주재하는 스웨덴과 폴란드, 독일, 체코 등 4개국 대사관을 통해 입국 비자를 신청했습니다.
이 가운데 스웨덴이 133명의 북한인에게 비자를 승인해 가장 많았고, 폴란드 91명, 독일 52명, 체코가 6명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EU는 회원국들 안에서 여권 없이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솅겐 조약’에 따라 회원국 외 국민이 솅겐 조약 가입국에 입국하고자 할 경우 처음 입국 예정 국가의 비자 심사를 받고 역내에 들어서면 6개월 간 최대 90일까지 회원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해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