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 중 미-한 동맹을 가장 약하게 보고 있다며, 미-한 동맹의 틈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관계가 심화되면서 중국이 역내에서 이루고자 하는 우선순위는 안정성이라고 말했습니다.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역내 안정성 추구를 위해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또 미국의 영향력이 확장되는 미군의 아시아 역내 주둔을 걸림돌로 보고있다고,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평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1990년대부터 미국의 동맹체제가 냉전시대의 잔존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의 동맹국들의 연대를 약화시키려는 노력들을 해왔다는 겁니다.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특히 중국은 한국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점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의 동맹체제 중 미-한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연구원] “South Korea has always been seen as the weakest link in part because it has very strong dependence on China economically with about 40% of its exports going to China and a great deal of investment in China. And I think that China sees tha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many of them have not wanted to take sides between the US and China, and have really tried to walk a very fine line between the two countries…”
한국의 총 수출의 40%가 중국에 가고 있고 한국 투자의 상당한 투자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또 중국은 한국 정부가 미국이나 중국의 편에 서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미-한 동맹을 약화시키고 한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문제에서 현 한국 정부의 대북관과 중국의 대북정책에 비슷한 면이 있는 점도 중국 입장에서는 미-한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연구원] “Well I do think that China and the Moon government in South Korea have emphasized economic cooperation with North Korea so there's a convergence of interests there. This is a way to try and influence North Korea to help it develop more economically, and then its regime could be more stable than it is today. But behind it there's also an element of driving a wedge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중국과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남북 경협을 지지하고 있어 양국의 이익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겁니다.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이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한 동맹관계에 균열을 내고 싶어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중국이 역내 영향력을 높이고 싶어하고 이를 위해 한반도에서의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북한의 혼란으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넘어오는 난민 유입이기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안정을 희망한다는 겁니다.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안정을 위해 남북 협력을 지지하고 대북 제재가 완화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고, 힐 전 차관보는 밝혔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They would like to see more inter Korean cooperation and they'd like to see fewer sanctions on North Korea…”
남북 협력은 한국 정부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중국은 미-한 동맹을 약화시키길 원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미군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이 한국과 미국의 군사협력을 약화시키려고 하는 시도들은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지금까지 미국의 정책은 미-한 동맹 강화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미-한 동맹을 미국의 가장 약한 동맹관계로 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동북아에서 우월성(preeminence)을 확립하기 위해 한국을 필수요소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린치핀 (핵심축)을 약화하기 위한 노력: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접근법’이라는 보고서에서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중국의 전략은 미-한 동맹을 약화시키기 위한 갈망에 의해 추진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의 동맹국 네트워크에서 미-한 동맹을 가장 약하게 보고 있고, 이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한 동맹관계에서 나타난 틈을 중국의 목표를 진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정 박 연구원] “Xi almost certainly sees opportunities to make progress on China’s goals because of the significant fissures that have appeared in the U.S.-South Korea alliance under the Trump and Moon administrations. Trump’s consistent criticisms of the alliance, demand for a 400% increase in host nation support,...”
박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과 400% 인상된 방위비 분담금 요구가 미-한 동맹의 틈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위협했던 대북 군사적 공격은 한반도에 어떤 파괴적인 함의를 불러일으킬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 내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 박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경제협력 프로젝트 추진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관계 진전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 중국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미-한 동맹의 틈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중국이 미-한 동맹관계에서 벌어지는 틈을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북한과 화해와 관여를 우선시하고 있고 미국은 북 핵 문제를 우선시하고 있는 점을 중국이 활용할 것이라는 겁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중국의 대북정책과 한국의 대북정책이 비슷한 점도 중국은 자국에 유리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한 동맹의 틈을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려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차관보] “This is not the first time that China has tried to do this though they've tried to try to do this during the previous Presidency of talking a they tried to do as during the presidency. When the Chinese pushed too hard…”
리비어 전 차관보는 미-한 동맹에 부침이 있었지만 동맹관계는 견고하고 이런 시각은 미국과 한국에서 지배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중국은 자국이 역내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의 국익을 위해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이 미-한 동맹관계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있지만,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미-한 동맹관계를 약화시킬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China wants to see themselves as a hegemony in that region, but they have to understand that we have an allied very close relationship with the Republic of Korea…”
또, 미국과 중국의 갈등관계가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과 미국의 공동의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라는 것을 잊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미국과 중국, 한국 등이 상호 조율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