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검찰이 중국 기업 화웨이를 국제 제재를 받는 북한과 거래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습니다. 화웨이가 늦어도 2008년부터 북한에서 수 많은 사업 활동을 벌였으며, 북한과의 거래를 은폐하려고 시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 연방검찰은 13일,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북 제재 위반 등 16개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하면서, 북한과의 거래 정황이 포함된 기소장을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지난해 7월 관련 보도를 한 적이 있지만, 미 연방검찰이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신문 보도 이후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 북한의 관계를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will have to find out.”
뉴욕 연방검찰은 이날 기소장에서, “화웨이가 늦어도 2008년부터는 북한에서 수 많은 통신 사업 등 사업 활동에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 연방검찰 기소장] “In fact, HUAWEI was involved in business activities in North Korea, including numerous telecommunications projects, beginning no later than 2008.”
그러면서 화웨이가 2012년 9월에 열린 미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북한과의 거래 내역이 포함된 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화웨이가 2008년과 2009년에 북한을 상대로 약 1천 900만달러 상당의 판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다만 이 자료에는 2009년 이후 화웨이의 대북 거래 내역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욕 연방검찰은 화웨이가 미국에서 사업체를 설립하고 운영하기 위해 북한과 이란 등 제재 대상 국가와의 거래 활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화웨이가 허위 진술을 통해 진실이 드러날 경우 받을 수 있는 사업 기회 상실 등 경제적 타격과 규제를 피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아울러 화웨이가 미국과 유럽, 유엔 제재 대상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은폐하려 시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내부 문서에서 북한을 “A9” 이란을 “A2”라는 암호명으로 지칭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화웨이가 때때로 내부 문서에서 제재 대상국을 국가명이 아닌 암호명으로만 지칭했다면서, 미국과 캐나다와 같이 제재 대상이 아닌 국가들을 유사한 암호명을 지칭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 연방검찰 기소장] “HUAWEI internal documents sometimes referred to those countries solely by code name, rather than by country name. HUAWEI internal documents did not refer to countries that were not subject to sanctions, such as the United States or Canada, by similar code names.”
아울러 화웨이 직원들이 “북한 내 사업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화웨이가 2013년에 공급업체에 제공한 배송지침에는 북한으로 발송되는 물품에는 화웨이 상표가 부착돼서는 안된다는 지시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뉴욕 연방검찰 기소장] “For example, shipping instructions provided by HUAWEI to a supplier in 2013 included the instruction that, for shipments to “A9/NK/NORTH KOREA,” there should be “No HW [HUAWEI] logo,” indicating that HUAWEI’s corporate logo should not be included on shipments destined for North Korea”
미 검찰은 이러한 은폐 행위를 부정행위 혹은 사기 계획 (Fraudulent Scheme)이라고 지칭했습니다.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는 통신 장비를 포함한 산업용 기계 (HS 코드 84∙85)의 대북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7월 화웨이가 북한의 상업용 무선통신망 구축과 유지를 비밀리에 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화웨이가 중국 국영기업인 ‘판다국제정보기술’과 제휴해 적어도 8년 동안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고 전하면서, 이 제휴 관계 때문에 화웨이의 대북사업 정황을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해 9월 로버트 스트레이어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화웨이가 독재정권에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트레이어 부차관보] “It really comes as no surprise to us that Huawei is supplying technology to authoritarian regimes. They’ve supplied their technology to Iran and it would be no surprise to us that they are also supplying it to North Korea”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화웨이가 이란에 기술을 공급했다며, 북한에 그렇게 했다고 해도 결코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