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날 의향도 거듭 확인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다음 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7일 도쿄에서 일본인 납북피해자 단체와 면담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면담 뒤 기자회견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을 포함해 관련국과 긴밀한 협력을 촉진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일본 NHK World News/스가 총리]“(번역)I want to facilitate close cooperation with nations, including the United States to resolve this abduction issue…”
특히 스가 총리는 오는 1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납북자 문제를 제기하고, 납북자 문제가 일본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지지와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가 총리는 이어 납북자의 귀환을 실현하기 위해 일본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납북자 단체는 이날 스가 총리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메시지에서 모든 납북자가 한꺼번에 귀환할 경우 북-일 관계정상화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NHK’방송은 전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오는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일본 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도 납북자 문제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또 2018년 미-북 정상외교가 시작되자 일본도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재 일본 정부가 인정하고 있는 납북 일본인 피해자는 17명으로, 이 중 5명은 2002년 귀환했습니다.
북한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가 13명뿐이라며, 8명은 사망했고 5명은 돌려보냈으며 다른 4명은 아예 북한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납북자 문제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관련 미-일 간의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백악관은 지난 2일 미-한-일 3국 안보실장 회동 뒤 발표한 성명에서 “남북 이산가족상봉과 납북자 문제의 신속한 해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