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내 건물들이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지붕에 녹이 슬고 바닥에 균열이 생기는 등 방치된 모습이 민간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일부 공장 건물에선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한국 측 자산을 북한이 사용한 정황도 위성사진에 담겼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유독 지붕이 붉은 건물이 눈에 띕니다.
미국의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6월22일 촬영해 최근 ‘구글어스’에 공개된 위성사진에 드러난 이 건물은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지붕이 파란색이지만, 오랜 시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듯 지붕 상당 부분이 녹슨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개성공단이 폐쇄된 2016년 이후 사실상 방치돼 왔다는 점을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주차장으로 쓰인 듯한 한 지역에선 균열이 생긴 듯 여러 개의 굵은 선들이 포착됐습니다.
2016년에 비해 균열이 많이 늘었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아스팔트 포장작업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 공장의 경우, 건물 바로 앞 공터가 붉게 물들었습니다.
마치 진흙더미나 녹물이 뒤덮은 모습인데, 2018년 위성사진에선 볼 수 없던 겁니다.
이처럼 개성공단 내 상당수 한국 측 자산이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지난 4년 간 방치된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개성공단 내에 일부 변화가 감지됐다는 분석에 동의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It's very obvious that the changes taking place…”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녹이 슨 건물들과 균열이 생긴 주차장이 발견된 반면, 일부 물건 혹은 자재들이 건물 안에서 바깥으로 나와있는 모습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북한 측이 외부와 같이 내부에 대해서도 방치를 했다면, 공장 내부의 기계나 장비들도 녹이 스는 등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자산점검을 위한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아 여러 차례 무산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개성공단 내 상당수 건물들이 사실상 방치된 것과 대조적으로 일부 건물에선 작은 변화가 감지돼 눈길을 끕니다.
공장으로 추정되는 한 건물의 경우 2017년까지만 해도 공장 건물 앞 공터에 아무 물체도 없었지만, 올해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박스나 건축 자재 등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가득 쌓였습니다
또 한국 측 자산으로 알려진 약 300여대의 버스도 상당수는 2016년 폐쇄될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었지만, 약 5대의 버스가 위치가 바뀌는 등 여전히 운행 중이라는 점을 추정케 했습니다.
특히 한국 측 소유 버스와 색상과 모양이 같은 차량 2대는 개성공단 밖 북측 지역에서 발견됐습니다.
앞서 VOA는 2018년 위성사진을 통해 개성공단 내 일부 공장에 트럭들이 물건을 운송하고, 여러 대의 한국 측 버스가 개성 시내를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파악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월16일 한국 측 자산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바 있습니다.
VOA가 이날 확인한 위성사진은 폭파 약 일주일 뒤 촬영된 것으로, 공동연락사무소는 건물 외벽이 무너진 상태였으며, 그 주변으론 차량이나 인적으로 보이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