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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평양주재 외교관 “탈북민 국회입성은 변화의 전조...정치적 한계도 뚜렷”


15일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15일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와 국교 수립 협상을 벌였던 전 영국 외교관이 탈북민들의 한국 국회의원 당선을 변화의 전조로 평가했습니다. 제임스 호어 초대 북한주재 영국 대리대사는 오랜 협상 상대였던 태 전 공사의 국회 입성이 놀랍지 않다면서도, 그가 북한 문제에 집중하기에는 한계가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호어 전 대사대리는 2001년 영국과 북한의 국교 수립에 산파역을 담당했고 그해 평양에 영국 대사관을 개설하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제임스 호어 초대 북한주재 영국 대리대사는 태영호 전 공사를 1990년대 중반에 처음 만나 양국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활발한 협상을 벌였다고 회고했습니다.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대 영국 대리대사] “I know Thae Yong-ho well. We first met in Geneva in about 1995 or 1996, when we had political talks with DPRK officials. Later, he was part of the team that came to London in 2000 to negotiate the agreement on diplomatic relations.”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재 영국 대리대사.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재 영국 대리대사.

호어 전 대리대사는 1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1995년 혹은 1996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 관리들과 정치 대화를 하면서 태 전 공사와 첫 인연을 맺었다”며 “이후 태 전 공사가 영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을 협상하기 위해 북한 협상팀의 일원으로 2000년 런던을 방문한 이래 그를 잘 알고 지냈다”고 설명했습니다.

2001년 평양에 영국대사관을 개설하는 업무를 관장했던 호어 전 대리대사는 “평양에 부임했을 당시 북한 외무성 대화 상대로 나선 태 전 공사와 정기적으로 접촉했고 이후 영국으로 은퇴한 뒤에도 런던주재 북한대사관에 파견된 태 전 공사와 인연을 이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대 영국 대리대사] “While I was in Pyongyang, he was one of my regular contacts in th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Later, when I had retired and he had two postings to London, I saw him from time to time.”

또한 자신의 “70살 생일파티에 태 공사와 부인을 초대하는 등 자택에서 여러 차례 식사를 함께했다”며, 태 전 공사를 “매우 영리하고 유능하며 외부 세계에 대해 언제나 잘 이해하는 인물”로 기억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한국에서 거둔 성공에 놀라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대 영국 대리대사] “He came to my house for dinner on a number of occasions, and he and his wife came to my 70th birthday party. He is clever and able, and has always had a good understanding of the world outside. I am not surprised that he has done well in the ROK.”

호어 전 대리대사는 “2명의 탈북민이 한국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은 변화를 보여주는 전조”라면서도, “얼마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정당이 입지를 잃어, 반대의 선거 결과가 나왔을 때보다 태영호 전 공사와 또 다른 탈북민 지성호 씨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됐다”는 진단입니다.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대 영국 대리대사] “While clearly the election of two North Korean defectors marks a change, I am not sure how much difference it will make...Because the more conservative party has rather lost ground in the election, Thae and Ji will have less importance than they might have had if the party had done better.”

특히 “레임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입지가 오히려 전보다 강화되면서 그가 추진해온 의제가 힘을 받게 됐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계속 시도할 것으로 추정할 때, 이를 반대하는 야당의 목소리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대 영국 대리대사] “As it is, it looks as though President Moon, who was predicted to become a lame duck president, will in fact be in a stronger position than before and it will be his agenda that goes forward. Assuming that he would wish to continue trying to improve relations between North and South, he will be little inclined to pay much attention to voices from the opposition arguing against it.”

아울러 “태 전 공사를 당선시킨 지역 유권자들은 그에게서 북한 주민만을 위한 캠페인 이상을 기대할 것”이라며 “태 전 공사가 선거구에서 어떤 활동을 벌일지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내다봤습니다.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재 영국 대리대사] “It is also not clear at this stage how Thae in particular will work in a constituency such as that for which he has just been elected. Local people will, I assume, expect him to do more than just campaign on behalf of his fellow North Koreans. As I said, I think he is clever and able but he may have a steep learning curve before he becomes an effective representative. It will certainly be an interesting process to watch.”

호어 전 대리대사는 “태 전 공사가 영리하고 유능하지만 효율적인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선 어려운 학습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주목해야 할 흥미로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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