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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탈북민들 “태영호·지성호 당선,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 줘”


태영호 전 북한주재 영국공사가 15일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태영호 전 북한주재 영국공사가 15일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미국 내 탈북민들은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탈북민 2명이 당선된 것을 일제히 환영했습니다. 한국 국민들이 탈북민들을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는 겁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중부 시카고에 거주하는 탈북민 마테 김 씨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와 북한 ‘꽃제비’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씨가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것을 “감격스런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테 김 씨는 또 두 사람의 당선은 북한 주민들에게 놀랄만 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테 김] “북한 주민들이 알면 놀라운 반향이 일어날 겁니다.” 탈북 후 미 남부에 정착한 50대 아브라함 씨도 두 사람의 당선은 ‘경이로운 일’이라며,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브라함] “북한 사람들도 다 알아요. 말을 안해서 그렇지. 국회의원까지 됐다는 건 경이적인 사변이에요. 희망이에요. 솔직히 말해서.”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제임스 리 씨는 한국이 민주주의와 보통선거를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행하는 나라라는 것을 북한에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이 탈북민들을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인 것 자체를 북한 주민들도 뜻 깊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같은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걸 한국에서 인정해줬다는 것에 대해 기대가 클 겁니다.”

특히, 제대로 된 공천 과정 없이 형식적으로 투표를 하는 것에 그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만 경험한 북한 주민들은 태영호 전 공사가 치열한 선거전을 거쳐 국회의원에 뽑힌 것에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한국에서 당당히 인정 받아서, 같은 국민들이니까. 태영호, 지성호. 한국에 왔으니 한국 국민인 것이고. 북한 사람들뿐 아니라 한국 국민들을 위해서 한국 본토 사람들하고는 색다른 정책을 내놓아 앞으로 더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동부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30대 탈북 남성도 ‘태구민’이라는 개명으로 출마한 태영호 전 공사가 지역구에서 당선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으로서는 압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30대 탈북 남성] “비례대표로 한 것도 아니고 지역구 선거에서 정정당당하게 한국의 가장 중심 지역에서 출마해서 북한으로서는 프레셔(압박)를 받을 겁니다. 북한에 다방면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다른 하나의 툴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죠.”

이 남성은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당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더 좋은 정책을 내놓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30대 탈북 남성] “많은 새터민들이 그런 기회가 있고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나가서 자기 의견을 발표하고 정책 작성에도 참여하고.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실어주면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새터민들이나 북한 사람들의 심경을 대변할 그런 정책…”

아브라함 씨는 북한 정권이 태영호 전 공사의 당선을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북한 내에서 특히 북한 엘리트층을 중심으로 동요하는 기류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아브라함] “많은 간부들이 동요하고, 북한 정권을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되지 않겠는가. 내부적으로 강압에 의해 움직이는데 이걸 붕괴시키는 방법은 북한 탈북민들을 잘 대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탈북민에게 잘 해주는 것, 하나하나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는 비수같은 칼날로 꽂힌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아브라함 씨는 태영호와 지성호 두 탈북민의 이번 당선이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 문제, 더 나아가 남북 통일과 관련해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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