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북한의 핵심 군사력이라고 할 수 있는 지하 시설들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한국 군의 군사 억제력 차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3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 새 탄도 미사일의 발사 성공을 공식화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첨단무기를 시찰한 뒤 “보안사항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말할 순 없지만 세계 최고 수준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성공한 데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국이 그동안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온 ‘현무4’ 개발의 완성을 확인한 겁니다.
현무4는 사거리 800㎞에 탄두 중량 2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육군과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2017년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내용의 ‘2017 개정 미사일 지침’을 채택한 것을 계기로 현무4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미사일 지침 개정 전 한국 군이 보유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의 경우 탄두 중량 2t까지, 사거리 800㎞는 탄두 중량이 500㎏으로 제한됐습니다. 개정된 지침은 사거리는 800㎞로 변동이 없지만 탄두 중량의 제한을 없애 한국 군으로선 고위력의 탄도미사일 확보가 가능해졌습니다.
탄두 중량이 500㎏이면 비행장 활주로 정도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이지만 2t까지 늘어날 경우 지하 수 십m 깊이까지 파괴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박사는 한국 군이 고폭화약을 장착하고 정밀유도기능을 갖춘 지하시설 파괴 무기를 새로 확보하게 됐다며, 북한의 핵심 군 전력인 지하 시설에 대한 공격 능력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군은 현재 사거리 300㎞·탄두 중량 2t의 현무2A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무4는 사거리 면에서 북한 전역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한국전쟁이 끝난 뒤 전 국토를 요새화한다며 주로 화강암 지대에 6천개 이상의 지하 시설물을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평양 지하 300m 지점에 거대한 지하 시설이 있으며, 유사시 북한 지휘부가 이곳에 숨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생산과 저장도 지하 시설을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박사입니다.
[녹취: 조성렬 박사] “북한이 선제공격을 해 올 경우 한국 군이 유효한 반격 수단이 없었는데 현무4를 개발함으로써 북한이 선제도발할 경우 공격의 원점뿐만 아니라 관련된 군사시설들을 다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죠.”
한편 국방과학연구소는 전방위 탐지가 가능한 고성능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개발에도 성공했습니다.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는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필요한 핵심 장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