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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최대압박 '효용성', 미 전문가들 엇갈린 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대사가 지난달 5일 백악관에서 안보리 회원국 대표들과 오찬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리 대북 결의 이행을 위한 공조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대사가 지난달 5일 백악관에서 안보리 회원국 대표들과 오찬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리 대북 결의 이행을 위한 공조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최대 압박 전략의 실효성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와, 현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대표적입니다. 지다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28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최대 압박 전략 없이는 북한이 협상장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동의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압박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올리비아 에노스 선임연구원은 29일 VOA에, 루드 차관의 발언에 동의하며 미국은 “최대 압박이 실제로 최대가 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안보뿐 아니라 인권을 겨냥한 광범위한 제재를 충분히 활용해, 북한이 선의를 갖고 협상장에 복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에노스 선임연구원] “The U.S. should make ample use of its broad sanctions authorities to target North Korea on both the security and human rights fronts to up the ante and induce North Korea to return to negotiations in good faith.”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상징적인’ 측면에서 최대 압박 전략의 결과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t is his failure to get sanctions relieved even though it is still a symbolic issue. And he raised expectations, and he has failed. So I think that's one important point to emphasize. I think sanctions are working from that perspective.”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북 협상에서 당초 기대했던 제재 완화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실패를 겪은 것도 하나의 성과라는 주장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또 최대 압박 전략은 북한에 대한 제재 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며, ‘공격적인 외교’ ‘군사 대비 태세와 억지력’ 등을 포함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양보한다고 해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는 않을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요소를 이용해 압박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ogether with sanctions, you need all of those elements of the strategy to really bring maximum pressure on North Korea. And the last thing I would say is that concessions are not going to cause Kim Jong Un to denuclearize.”

반면, 대북 최대 압박의 효용성과 향후 방향에 관해 다른 주장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미 국무부 관리 출신인 조셉 디토마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교수는 북한전문 웹사이트 `38 노스’ 기고문에서, 현재의 외교∙정치 환경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압박 전략을 쓰거나 강화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토마스 교수] “But you have to have the diplomatic structure in place for the pressure to be effective. And that structure is not in place right now, because China and to a lesser extent the Republic of Korea, have become quite attached to the idea of a negotiated solution and are not willing to increase pressure right now.”

최대 압박 정책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적절한 대외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디토마스 교수는 중국이 협상을 통한 북 핵 문제 해결에 집착하고 있고, 정도는 다르지만 한국도 입장이 비슷한 상황에서 이들 나라가 대북 압박을 높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최대 압박 정책을 다시 쓰고 싶다면, 함께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나라들을 설득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겁니다.

디토마스 교수는 미국이 최대 압박에 앞서 해야 할 일은 추가 대북 제재를 하지 않고, 신뢰할 만한 자세를 갖고 협상에 임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관련국에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토마스 교수] “So the first step if you want that maximum pressure is not to impose more sanctions. It is to persuade the people who have to impose that pressure, that this is the right action to take to do that. You need to demonstrate to them that we are willing to negotiate but the North Koreans are not and we need a credible negotiating position out there.”

미국은 협상 용의가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에 압박을 가해야 할 나라들을 설득하는 것이 우선과제라는 설명입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다른 나라와의 관계나 동맹을 고려했을 때 제재를 ‘특효약’ 처럼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 선임연구원] “So I think, you know, sanctions have to be part of this big basket of things that we're willing to use and not just as a silver bullet.”

제재는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수단 중의 하나가 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다만 정 박 선임연구원은 ‘실속 없었던’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최대 압박 전략이 잘 시행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도 미-북 정상 간 교류를 보면서 최대 압박 전략을 이행할 필요성을 크게 못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의 효용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29일 VOA에, 미국이 지난 25년 동안 북한에 압력을 가했지만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This isn’t to say we should give up on maximum pressure, but such a policy will not achieve denuclearization. The Trump Administration somehow thinks North Korea will get on its hands and knees at some point and surrender-nuclear powers don’t do that. All the sanctions in the world won’t stop North Korea from building better and more nuclear weapons-it will push them to just double down on them.”

이런 실패가 미국이 최대 압박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압박으로는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과 달리 ‘핵 보유국’인 북한은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재는 오히려 북한이 핵무기에 전념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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