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빠르게 진화하는 북한과 이란 등 적성국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미사일 방어청장이 밝혔습니다. 적성국들의 탄도미사일이 갈수록 정확도가 높아지고 요격을 회피하는 역량도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국방부 존 힐 미사일 방어청장은 29일 북한과 이란 등 적성국들의 탄도미사일 역량이 크게 발전했다며 이에 대응한 차세대 요격기 등의 실전배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힐 청장은 이날 정치전문 매체인 ‘더 힐’이 `미사일 방어의 미래’를 주제로 연 화상대담에서 “초창기 북한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역량은 원시적 수준에 불과했고, 실제 테러 무기에 지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힐 청장은 “당시 이들 적성국들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정밀 유도장치도 없었고, 단순히 중력의 힘을 활용한 무기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고정밀 유도 능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대기 중에서 회피 기동 역량을 갖춘 탄도미사일 위협 역량에 직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들 `불량국가’들의 역량은 단일 탄두의 위협을 넘어 미사일 탐지와 요격을 교란시키는 보조장비인 이른바 `디코이’(Decoy)를 함께 장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힐 청장] “But more importantly, when we engage we're engaging, not just a unitary or singular warhead. They come equipped with a decoys or what we'll call countermeasures jamming devices and other things to challenge not only the sensor network, but the seekers of the weapons that we use”
힐 청장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교란·회피기동 역량 향상”
“우주전장 적극 활용, 다영역 센서 통합 반드시 필요”
힐 청장은 또 진화하고 있는 고정밀 유도·대탐지 교란 역량에 더해 불량국가들의 핵탄두 탑재도 상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지상요격기(GBI) 실전배치를 서두르는 이유는 불량국가의 역량이 이처럼 진화하는데 따른 방어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차세대 지상 요격기는 적의 미사일이 지표면에서 약 500km 이상 떨어진 외기권을 통과하는 비행구간에서 자체 감지기를 활용해 파괴하는 무기로, 미 국방부는 2028년까지 실전배치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힐 청장은 향후 미사일 방어전략은 우주전장을 적극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지상과 해상 기반 레이더 감지센서와의 통합을 통해 불량국가의 대탐지 교란 역량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적성국의 회피 기동 역량을 고려할 때 우주감지 역량의 개선 없이는 미사일 추적에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취약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요격기를 발사하더라도 표적물이 이미 다른 장소로 회피 기동했을 경우 사실상 요격 기회를 놓치는 위험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쿠퍼 하원 소위원장 “북한, 미-북 정상회담에도 핵·미사일 개발 지속”
민주당 소속인 짐 쿠퍼 하원 군사위 전략군소위 위원장은 이날 대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계속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쿠퍼 위원장] “Former President Trump's overtures to Kim Jong Un and North Korea are bizarre. President Trump was the only world leader, including the Chinese to everything meet with Kim Jong Un and his attempted love affair did not pay off at all. All Kim Jong Un has done is proceed with his missile and nuclear capabilities.”
쿠퍼 위원장은 김정은을 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애 시도는 “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의 동맹에 대한 확장억제력 공약에 대한 신뢰성도 저해시켰다”며, “미국은 동맹국들이 핵 기술을 확산시킬 수 있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로빈슨 전 사령관 “재직 시절 밤잠 설치게 만든 인물은 김정은”
지난 2016년 미 역사상 첫 여성 통합군사령관에 보임됐던 로리 로빈슨 전 북부사령관은 이날 대담에서 재직 시절 가장 밤잠을 설치게 했던 인물이 김정은이라고 회고했습니다.
[녹취: 로빈슨 전 사령관] “First of all is Kim Jong Un, as a commander of Northern Command. And if you look at my time as the commander out there 21 missile shots and in 2017 Alone 16 missile shots”
로빈슨 전 사령관은 자신의 재임 중 북한이 총 21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고, 특히 2017년에만 16차례 발사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로빈슨 전 사령관은 북한이 지난해 가을 열병식에서 선보인 새로운 역량에 대해 언급하면서, 적성국의 진화하는 역량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방어 역량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힐 청장 “미군 전진배치 병력, 러-중 대처 역량 보완 필요”
한편 이날 대담에서는 북한과 이란 외에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역량 진화에 따른 역내 방어전략 문제도 집중 논의됐습니다.
힐 청장은 미 본토 방어전략은 아직까지는 불량국가의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전진기지가 배치된 역내 문제를 다룰 경우 전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힐 청장] “Now when you move out of that homeland defense mission and go into the regional mission where we are forward, protecting our friends and allies and our forward deployed forces, that's a little bit of a different game. Those regional threats come from, you know, multiple set of adversaries and so we have to be ready and prepared to handle those with a sensor architecture”
힐 청장은 특히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전진배치된 역내 미군의 경우 불량국가뿐 아니라 다양한 적대세력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이런 이유에서 센서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