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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미사일 도발로 미국 압박…'대북정책 검토'에 큰 영향 없어"


25일 한국 서울 기차역의 TV 스크린에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 서울 기차역의 TV 스크린에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점진적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며 바이든 정부에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대북 압박을 막고 제재 해제를 얻어내려는 의도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25일 VOA에 북한이 순항미사일에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매우 조심스럽게 점진적으로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보좌관] “I think they’re being very careful in gradually escalating this situation. And I think part of the intention is to provide a warning to the Biden administration of what may be in store if the Biden administration adopts a policy that N Koreans regard as, what it considers to be a hostile pressure-based strategy.”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이 ‘압박에 기반한 적대적 전략’을 세우지 말도록 바이든 행정부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994년 북 핵 1차 위기 당시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도 이날 VOA에 “북한이 제재 해제를 비롯해 자신들이 원하는 협의를 시작하기 위해 바이든 정부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t may be that the N Koreans are just looking for things to do that will get the attention of the Biden administration without breaking the de facto arrangement that’s been in place since the Singapore meeting…”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사실상의 합의’인 미-한 연합훈련 중단과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중단을 지키면서 바이든 정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행동에 나서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싱가포르 합의의 정신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 박사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에 경고를 보내는 외에 군사적 목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박사] “So part of the reason may be that N Korea is continuing to do development work to improve their short-range ballistic missile capabilities. So part of the reason could be scientific.”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 가기 위해 이번에 시험발사에 나섰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과학적인 이유도 일부 있지만 제재 해제를 담은 제안을 내놓도록 미국을 압박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세이모어 박사는 말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USIP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일련의 미사일 발사를 통해 “블링컨 장관을 통해 발신되는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엄 연구원] “What we’ve seen so far is Secretary Blinken talking about pressure. Blinken talked about pressure in his confirmation hearing, he talked about increasing pressure in his recent House Foreign Affairs Committee testimony, and he talked about pressure points during his press comments in Japan.”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블링컨 장관이 지금까지 계속 대북 압박 얘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인준청문회와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이어 일본 방문 기간 중에도 계속 대북 압박을 언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북정책 검토에 큰 영향 없어”

이런 가운데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일련의 도발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더 했다고 해서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 검토의 내용이나 속도를 바꿀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It was probably anticipated that they would do this. But the missile of course, do lend an urgency to completing the review and moving ahead with efforts to continue to try and stem N Korea provocations.”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행동을 예상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미사일 발사는 정책 검토를 빨리 완료하고 북한의 도발을 중단시키기 위한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긴급성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갈루치 전 특사도 북한의 이번 도발이 정책 검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어느 시점에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온도를 높이는 행동에 나서리라는 점을 이미 정책 검토에 포함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박사 역시 이번 발사는 "모두가 예상하는 북한의 일상적 행동"이라며, “정책 검토에 아무런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단거리 미사일 실험도 저지해야”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못 본 체했다며, 바이든 정부도 그런 기조를 이어갈 지, 유엔 결의를 지켜나갈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더해 미국과의 외교적 대화에 대한 무관심은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데 있어 국방과 억지 부분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Let the U.N. Security Council handle it and to support a presidential statement on the issue. I think that it’s important to have on the record an expression of dissatisfaction with the N Korean actions.”

스나이더 국장은 “유엔 안보리가 이 문제를 다루도록 하고, (미국은) 의장성명을 지지해야 한다”며 북한의 행동에 대한 불만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제네바 핵 협상과 미사일 협상 등에 나섰던 아인혼 전 특보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안보리까지 가져갈 필요는 없지만 미국이 북한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사실상 유지하고 있는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유예를 단거리 미사일 시험까지 확대하도록 바이든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바이든 정부가 한국과 일본에 위협이 되는 비행시험 금지에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도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 “If N Korea sees that it can launch such missiles without risk or cost, then it will almost certainly continue to test and perfect them to become a more reliable and credible threat. In this case, N Korea is also very likely to proceed to launching missile with a greater payload and range, particularly larger solid-fuel missiles and missile capable of carrying multiple warheads.”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아무런 위험이나 댓가를 치르게 하지 않으면 북한은 분명히 시험을 계속해 기술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경우 북한은 미사일 시험의 사정거리와 탄두 중량을 늘리고, 특히 고체연료 미사일과 다탄두 미사일을 시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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