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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연일 미국 시위 보도...“국내외 겨냥한 정보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서 경찰과 시민이 손을 잡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서 경찰과 시민이 손을 잡고 있다.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 내 시위 사태를 연일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보도가 국내적으로는 미국의 위상을 떨어트리고,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 인권 문제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다양한 목적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연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 내 시위 확산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시위 상황뿐 아니라 일부 다른 나라들에서 진행되는 관련 시위와 러시아, 중국, 이란 당국자들의 비난 성명까지 자세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 내 시위 상황을 전달하면서 “폭압에 동원된 경찰들”, “기마경찰의 말발굽 세례” 등 폭력성을 부각하고 있고, 3일 노동당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는 “미국식 자유와 민주주의”를 비난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 CNA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시스템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취약점을 부각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 “This is obviously a deliberate campaign. It serves many different functions, to appeal to their allies, Moscow and Beijing, to undermine the U.S. arguments of human rights and to send a message to their own people...”

미국을 비난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에게 ‘점수를 따고’,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 인권 문제를 비난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며, 북한 주민들의 외부 세계에 대한 ‘환상’을 깨려는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뉴욕타임즈 사진기자가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를 취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뉴욕타임즈 사진기자가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를 취재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 CIA 소속으로 북한의 선전선동을 분석했던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당국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 “Anything that North Korean media puts out, especially when it comes to dealing with the United States, there’s always an interest to want to using the exact facts, pitch it from a different angle to benefit the North Korean narrative.”

같은 사실을 갖고도 북한이 선동하고자 하는 ‘서술’에 이야기를 꿰어 맞춘다는 것입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시위 사태가 북한 입장에서는 ‘거저먹기’라며, 미국의 위상을 떨어트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70년 간 적대국인 미국 보다 “북한이 더 훌륭하고 안전한 나라”라는 점을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외에 중국, 러시아,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나라들이 관영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미국 내 시위 사태 가운데 부정적인 요소들을 크게 부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동맹’은 최근 분석자료에서 5월 29일부터 31일 사이 러시아와 중국의 관영매체와 외교관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중 하나가 ‘조지 플로이드’였다고 밝혔습니다.

조지 플로이드의 추도식이 4일 노스센트럴 대학교(NCU)에서 유족들과 지역 정치 지도자, 인권 운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거행됐다. 백인 경찰의 단속 과정에서 숨진 흑인 남성인 플로이드의 사망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시위가 몇 유럽 국가들에까지 확산됐다. (AP Photo/Julio Cortez)
조지 플로이드의 추도식이 4일 노스센트럴 대학교(NCU)에서 유족들과 지역 정치 지도자, 인권 운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거행됐다. 백인 경찰의 단속 과정에서 숨진 흑인 남성인 플로이드의 사망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시위가 몇 유럽 국가들에까지 확산됐다. (AP Photo/Julio Cortez)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단속 과정에서 숨진 흑인 남성으로, 그의 사망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The majority of messaging we’re seeing from Russia, China, Iran, Venezuela and others about the current protests in the United States is directed at domestic audiences in those countries as opposed to more foreign influence operations focused abroad. Adversarial or competitive countries have used the protests in the United States to discredit America’s stances toward them on human rights and call into question the strength of democracy more broadly.”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애틀란틱 카운슬의 그레이엄 브룩키 ‘디지털 포렌직 랩’ 국장은 VOA 뉴스센터에, 러시아,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가 미국 시위와 관련해 주로 자국민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적대국이나 경쟁국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자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약화시키고, 더 전반적으로는 민주주의의 힘에 대한 의문을 갖도록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 국가정보국의 한 당국자도 지난 30일 VOA 뉴스센터에 “미국의 적들이 자국의 목적에 맞게 이 상황을 악용하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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